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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711903
    작성자 : 푸른호수
    추천 : 14
    조회수 : 831
    IP : 58.238.***.119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1/01/13 21:57:31
    http://todayhumor.com/?humordata_711903 모바일
    아빠가 대신 쓰는 혜린이의 입원일기[BGM]

     저 혜린이예요. 저희 어린이집에선 예전에 혜린이가 2명 있어서 전 귀여운 이혜린으로 통한답니다.


     


    근데 제목보고 깜짝 놀라시지나 않으셨나 모르겠네요.


     뭐 특별히 병이 나서 입원한 건 아니구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나이에 비해 유난히 키가 작답니다.


     


    제가 저희 어린이집에선 최고 형님인 무궁화반인데 


    그 보다 하급반인 장미반, 개나리반 아우들 보다도 작은 키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동생놈들이 제게 막 까불고 그러는 통에


    알게 모르게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예요.


    그 통에 더 자랄 키도 안자라는 것 같아요ㅠ.ㅜ)


    겨우 1미터 5센티미터, 뭐 그래도 작년에 무려 5센티미터자란 키라구요.


     


    엄마 아빠 말로는 한 3년 전 부터 근처 고대안암병원 성장크리닉을 다니면서


     성장판검사, 염색체검사 등을 했다는데 모두 정상으로 나왔다나 봐요.


    그래서 최종적으로 <성장호르몬검사>를 받기로 했는데


    그건 하룻밤 입원해야 가능한 검사라고 하더라구요.


     


    짧지만 굵게 살아온 제 생애 처음 입원하는 거라서


    심장은 두근두근 거리고 팔다리는 후들후들했지만


    어린이집으로 직접 절 데리러 오신 우리 멋진(?ㅋㅋㅋ)


    아빠의 손을 잡고 씩씩하게 택시를 잡아 타고


     병원에 가서 드뎌 입원병동에 들어 섰지요.



     


     


    근데간호사 언니가 저희 아빠를 보고


     "아버님, 혜린이는 어디 있지요?"


    하지 뭐예요.


    저도 접수대에 가려서 그 언니를 볼 수 없으니


     피장파장인데 말이죠.


    (접수대를 삥 돌아서 보니 그 언니키도 별로더만....ㅋㅋ)



     


     


     


    드디어 방을 배정받고 침대에 올라가 앉았어요.


    억지로 대담한 척 얼굴은 웃고는 있지만


    긴장한 모습이 제눈에도 확 드러나 보이네요.


    특히 안쪽으로 오므른 발에서 말이예요 ㅋ.ㅋㅋ




     


     


    그런 절 보고, 제가 보기에도 무척이나 꼼꼼한 아빠는


    재빨리 병원옷으로 절 갈아 입히고


    준비해온 만화책(그리스로마신화)이랑 스케치북, 색종이를 꺼내


    읽게도 하고, 그림을 그리게도 하고, 종이접기도 해 주면서


    재미있기 보다는 정신없게 놀아주었어요.


     


    게다가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는 통에


    계속 웃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제가 카메라만 보면 웃어주는


    포토제닉한 아가씨거든요.... 헤~~~




     


     


     


     슬픈 내용이 나오면 우수에 젖기도 하다가...



     


     


    메두사 같이 무시무시한 내용이 나오면


     쪼큼 겁 딥따 먹은 새끼영양의 표정이 되기도....


    (근데 이건 왠지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이 나왔네요....


    아빠! 미워! 이게 뭐야 ㅠㅜ)



     


     


    아빠가 예쁜 꽃바구니랑 멋진 보트를 접어 주어서 제 얼굴이  활짝 펴쪘네요^^



     


     


    전 검사받기 위해 쫄쫄 굶어야 되서


    아빠만 혼자 구내식당에 가서


     저녁식사로 돈까스를 드시고 오셨는데


    거기서 이쁜 햇살이랑 꽃을 보고 왔다며 찍어서 보여 주었어요.


    우씌 근데 배고파 주깠는데 그런게 보일리 있나요?


    먹을 껄 달란 말이야...ㅠ.ㅜ


    (제가 보기엔 다 사진빨 같더구만... ㅋ. )



     



     


     


    해지고 많이 배고파지자


    엄마가 퇴근하고 아빠랑 교대하러 왔어요.


    그래서 기념사진 찰칵찰칵....


     


    아빠가 집으로 간 후 간호사 언니가


    저녁 8시 부터 매시간마다 주사기를 들고와서는


     제 연약한 팔뚝에서 피를 겁나게 많이 뽑아 갔어요.


     (지금 생각하니 그 간호사 언니가 웃을 때


    유난히 송곳니가 길었던 것  같아요 헐~~)



     



     


     *****************************************************


     


    제 생애 가장 길고 무서웠던 하룻밤이 금새 지나고


    드뎌 새날이 밝았어요.


     


    점심무렵엔


    어제 아빠가 드신 돈까스를 엄마에게 사달라고 해서


    냠냠냠 맛있게 먹고 퇴원준비를 하고 있으니까


    저희를 데리러 아빠가 오셨어요.


     


     아빠차를 타고 집으로 후다닥 고고씽~~~~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빠가 영양보충을 시켜주신다며


    감자를 구워 주셨어요.


    직화냄비에 넣어서 구웠는데


    코에도 눈에도 물론 입에도 꽤 먹음직스러웠어요.


     


    그럼 눈으로 나마 드셔 보셔요^^



     



     



     


     


     


     아드뎌...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제 긴 얘기 들어 주셔서 고마워요.


    언제나 처럼 제 눈웃음으로 마무리 할께요.


    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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