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되시고 병 드신 고모를 친척 모두가 가슴아프다고 하면서 정작 누구도 선뜻 고모를 챙기겠다거나 어떻게 해야겠다는 말은 없었다.
고모가 안쓰러운 우리 엄마는 자주 찾아보며
이것 저것 챙겨 주셨고
결국 친척들은 엄마에게 고모를 잘 부탁한다고 하며 한마디씩 하더라
"복 받을거야."
"부모가 덕을 쌓아 자식들이 잘 될거야."
솔직히 나는
자기네들이 하기 싫으니깐 엄마한테 떠넘기면서 우쭈쭈하는 것으로밖에 들리지 않았고
그런 내게
"정 없다."
"싸가지 없다."
라고 비난했다.
어른이 된 지금도 그 비슷한 감언이설을 들을 때가 있다.
다들 꺼려하는 프로젝트를 누군가에게 맡기며
"이런 거 한번 하고 나면 니가 정말 많이 클거다."
"이 정도 해치우고 나면 다른 일들이 편해질거다."
다들 꺼려하던 종교집단의 회장직을 누군가에게 투표로 몰아주며
"이건 우리가 뽑은게 아니라 하나님이 뽑으신거다."
시어머니에게 잘 하라면서
"그러면 그 복이 다 어디로 가겠니. 너희한테 가지."
물론 그들의 이야기가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힘든 일 하고 나면 그만큼 성취하고 성장할 것이고
시어머니랑 잘 지내면 당연히 나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 감언이설들이 나로 하여금 좋지않은 마음을 가지게 한다.
내가 나쁜 걸까.
나의 시선이 부정적인걸까.
출처 |
점심 먹고 들어왔더니 겁나 짜증나는 일 시키면서 "이거 하고 나면 좋은 일 생길거야." 라는 팀장에게 멘붕이 된 내 본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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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6/03/23 14:38:18 211.227.***.134 시골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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