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조카인 어느 여고생을 만나서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그 아이가 그러더군요. 

예쁘면 무조건 다 ㅇㅋ 인것 같다. 
같은 잘못을 해도 예쁜 애가 애교 한번 부리면 넘어가는데 못생긴 애는 꼭 혼나더라.  
 
그 아이의 얘기를 들으며 문득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못생긴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예쁜 아기에게 어른들은 한번 더 눈길을 주고  웃어주고 관심을 주지요. 

원래도 아기들은 다 이쁜데 외모마저 예쁜 아기가 웃고 이쁜짓 하고 그럼 어른들은 아주 좋아 기절할 지경이 됩니다. 

듬뿍 사랑 받고 관심받으며 자란 아이는 사회성도 좋아지고 자존감도 높아지겠지요. 

커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물론 그 사람이 지닌 다른 부분들로 하여금 호감 또는 비호감을 줄 수 있지만
외모에서 주는 강점은 다른 약점들을 어느 정도는 상쇄시키지 않나 생각듭니다. 

스스로를 참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친구 조카인 그 여고생은 (제가 보기엔 그냥 전혀 안꾸미고 다니는 평범한 여고생) 상당히 서럽고 억울해보였습니다. 

어느 학원교사가 "넌 생긴 걸 보니 서울대를 가야겠다."
지나가다 우연히 마주친 오빠의 친구가 "니 동생 진짜 못생겼다."
친척어른들이 웃으며 놀리듯 "그 산부인과에서 못생긴 걸로 니 기록을 깬 사람이 없대."
 
이런 이야기들을 하는데..어떻게 사람들은 그런 얘기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었을까...제가 다 억울하고 화가 나더군요..

그래서 제가 본 그 아이의 장점을 이야기해줬습니다.
넌 키도 크고 늘씬한 것이 참 예쁜 몸을 가졌고 찰랑거리는 고운 머리결을 가지고 있다. 니 생각과 느낌을 그렇게 조리있게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주 큰 강점이다. 

하지만 얘기하다보니 나 역시 외적인 부분을 칭찬하고 있는 것 같아 더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외모가 예쁘고 안예쁘고를 떠나서
인간적인 매력과 호감을 주는 사람이 있고
예쁘긴 한데 비호감에 인상이 안좋은 사람도 있지 않느냐. 

물론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외모가 중요하지만 그 외모란 것이 꼭 예쁘다 못생겼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난 너와 이야기를 나누며 너에게 큰 매력과 호감을 느끼고 있다. 이것은 예쁘다 못생겼다가 아니라 니가 주는 말과 행동 그리고 느낌에서 전해지는 좋은 인상을 받은 것이다. 

라고 얘기해줬습니다. 

저는 물론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예쁜여자와 못생긴여자를 대하는 방식이 참으로 미성숙한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속된 말로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 치고 성격 좋은 사람 없다는 말이 있지요. 

그건 그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여자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반복되는 피드백은 그 여자로 하여금 피해의식을 갖게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인간의 메커니즘과 환경과의 복잡한 상호작용은 어떤식으로 표출될지 알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외모지상주의사회에서 외모의 약점을 가진 사람은 본인의 잘못 없이도 억울한 일을 겪을 확률이 높아지는것같습니다. 

 이상
외모에 대한 뻘글이었습니다. 

읽어주신분 계시다면 
감사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