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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5.18 광주 민주화 항쟁 다음 날인 1980년 5월 19일에 군대로 끌려 갔습니다. 전두환은 나를 논산 훈련소에서 기초 훈련만을 마치게 하고는 바로 광주로 보내 대기시켰습니다. 그리고 몇 달 후 밤 기차를 태워 끝도 없이 북으로 북으로 올려 보내 '백마고지'에 내 팽개쳐 놓았습니다.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두 눈만을 내 놓은 채 빛도 없는 어둠속에서 시작된 행군은 입을 틀어막은 목도리에서 뿜어져 나온 입김이 눈썹에 서려 만들어진 고드름을 매단 채 다시 어두워진 철책으로 나를 이끌어 갔습니다.
그 겨울, 그 곳, 그 밤에 나는 철조망을 붙잡고 몸을 짓누르는 새벽부터 시작된 행군의 무게보다 더 무거운 분단의 무게로 밤을 새워 흐느껴야만 했습니다. ‘저 분단의 벽을 부수고자, 내 아버지는 당신의 목숨까지 바치셨는데, 아버지의 숨결은 그렇게 바람에 흩날려 사라져 버렸지만 어찌도 저 철조망은 아직 저 어둠 속에서 민족의 허리를 끊어버린 괴물이 되어 아가리를 벌린 채 저기 버티고 서 있는 것이란 말인가!’
‘민족의 분단이 하나님의 섭리라면, 형제들의 가슴에 총질을 하게 하고, 민족을 분단시킨 저 놈의 하나님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제대 후 신학으로 삶의 여정을 옮겼습니다. 민족을 분단시킨 저 놈의 하나님이 도대체 무엇인지 그리고 저 놈의 하나님의 섭리가 무엇인지 찾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몇 년 후면 내가 목사가 된지 삼십년이 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찾지 못한 하나님의 섭리를 내년이나 내 후년 쯤에는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난 삼십여년 동안 분명히 찾은 것은 있습니다. 그건 비록 하나님의 섭리가 무엇인지는 찾지 못했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섭리가 아닌 것이 무엇인지는 분명히 찾았다는 것입니다.
저건 하나님의 섭리가 아닙니다.
그저 미친 짓일 뿐 입니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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