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 <P style="TEXT-ALIGN: left"> </P> <P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211/29f37cbed69e92054ec52ebe7ef0464c.jpg" class="txc-image" style="FLOAT: none; CLEAR: none" /></P> <P style="TEXT-ALIGN: left"></P> <P> </P> <P>나는 한때 나 자신에 대한 지독한 보호본능에 시달렸다.<BR>사랑을 할 땐 더더욱이 그랬다.<BR>사랑을 하면서도 나 자신이 빠져 나갈 틈을 여지없이 만들었던 것이다.<BR><BR>가령, 죽도록 사랑한다거나, 영원히 사랑한다거나, <BR>미치도록 그립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BR>내게 사랑은 쉽게 변질되는 방부제를 넣지 않은 빵과 같고,<BR>계절처럼 반드시 퇴색하며, 늙은 노인의 하루처럼 지루했다.<BR><BR>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 말자.<BR>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 때문에 올가미를 쓸 수도 있다.<BR>가볍게 하자. 가볍게<BR><BR>보고는 싶지 라고 말하고,<BR>지금은 사랑해 라고 말하고, <BR>변할 수도 있다고 끊임없이 상대와 내게 주입시키자.<BR>그래서 헤어질 땐 울고불고 말고<BR>깔끔하게. 안녕. <BR><BR>나는 그게 옳은 줄 알았다.<BR>그것이 상처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는 일이라고 진정 믿었다.<BR>그런데, 어느 날 문득 드는 생각. 너 그리 살어 정말 행복하느냐?<BR><BR>나는 행복하지 않았다.<BR>죽도록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만큼만 사랑했고,<BR>영원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나 당장 끝이 났다.<BR>내가 미치도록 그리워하지 않았기 때문에,<BR>아무도 나를 미치게 보고 싶어하지 않았고,<BR>그래서,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BR><BR>사랑은 내가 먼저 다 주지 않으면 아무것두 주지 않았다.<BR>버리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는 물잔과 같았다.<BR><BR>내가 아는 한 여자, <BR>그 여잔 매번 사랑할 때마다 목숨을 걸었다.<BR>처음엔 자신의 시간을 온통 그에게 내어주고, <BR>그 다음엔 웃음을 , 미래를, 몸을, 정신을 주었다.<BR><BR>나는 무모하다 생각했다.<BR>그녀가 그렇게 모든 걸 내어주고 어찌 버틸까.<BR>염려스러웠다.<BR><BR>그런데,...... 그렇게 저를 다 주고도 그녀는 쓰러지지 않고, <BR>오늘도 해맑게 웃으며 연애를 한다.<BR>나보다 충만하게.<BR><BR>그리고, 내게 하는 말<BR>나를 버리니, 그가 오더라.<BR>그녀는 자신을 버리고 사랑을 얻었는데, <BR>나는 나를 지키느라 나이만 먹었다. <BR><BR>사랑하지 않는 자는 모두 유죄다.<BR>자신에게 사랑받을 대상 하나를 유기했으니<BR>변명의 여지가 없다. <BR></P> <P><BR> </P> <P>노희경님의 에세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