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 <P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210/da2b4f7f98abf50213ff1e7cfc035c2e.jpg" class="txc-image" style="FLOAT: none; CLEAR: none" /></P> <P></P> <P> </P> <P>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BR>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BR>내가 사랑하는 당신은<BR>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BR>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BR><BR>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BR>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였음 해<BR>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BR>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BR>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BR><BR>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BR>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말고<BR>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BR>억새풀처럼 늙어 갈 순 없을까<BR>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BR><BR>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BR>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BR>물오리떼 쉬어 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BR>이렇게 손을 잡고 한세상을 흐르는 동안<BR>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BR><BR></P> <P>도종환님의 詩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P><!-- 본문보기 (+동영상/ 첨부파일 View 포함)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