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를 청와대가 부정하는 기사입니다.
새삼 세상이 달라졌음을 체감합니다. 근 10여 년 간, 아니 더더욱 오래전부터 언론에서 보도하는 의혹들을 정부나 국회의원, 기업 등지에서 부정하거나 해명하는 정보보다 더 신뢰해 왔습니다.
어쩌면 종편을 그토록 부정하고 폐단을 두려워한 이유가 이 점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신문과 방송을 통해 동시에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면 그 의도대로 국민들이 생각할 것이라는 것.
그리고 실제로 성공했었을지도 모릅니다. 손석희가 새로운 바람을 불기 전까지 우리들은 기성 언론을 배제하고 대안 언론을 찾아 다녔습니다. 죽지는 않을 테지만 적은 자본과 인력으로 꽤 오랜 기간을 고통속에 보낼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습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지금 종편을 자연스레 언급하는 시대가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
뭐, 꼭 손석희 때문은 아니겠지요. 가짜뉴스 그리고 기성 언론이 만들어내는 친정부 성향의 카드 뉴스들은 우리를 세뇌시키지 못하고 분노케 하고 비판과 비난을 수반케 하였습니다. 그들 스스로가 언론을 접할 때 비판적 시각을 갖도록 우리를 단련시켰죠.
어떤 이들은 정부 혹은 문재인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를 염려하는데 선후가 뒤바뀌었습니다.
언론을 불신하지 않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던 우리들이 - 소위 맹목적으로 그들의 논조를 받아들이던 것에 벗어나 - 불신과 비판적 시각으로 논조를 접하게끔 만들었습니다. 대한민국 언론 신뢰 지수가 낮은 것에 대한 책임이 비단 소수의 기득권에게만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어느새 그들의 펜대는 무뎌지고 그들에게 길들여져 버린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를 신뢰합니다. 신뢰는 상호 간의 교감 속에 싹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여러 방식으로 신뢰를 얻었고 지금도 쌓아가는 중일 것입니다. 우리를 또는 정부의 정책이나 태도에 대해 건설적인 비판을 한다면 우리는 받아드릴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미 여러 해 동안 그러한 과정에 노출되었고 단련되어 왔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이간질이나 헐뜯는 언론이나 무리는 철저하게 무시하고 밟아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미워서가 아닌 신뢰를 얻지 못해서이기 때문이죠.
한가지 덧붙이자면 시간이 흐르면 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나타날 것 입니다. 기성 언론에 길들여진 기존의 콘크리트층은 여전히 두텁게 있고 IMF 시대와 장기불황, 촛불시위 등을 겪어보지 못한 어린 소년 소녀들은 우리와는 다른 사고를 가지고 현 시대를 바라볼 것이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신뢰를 잃어버린 시대의 적폐를 몰아내어 신뢰를 쌓아감과 동시에 우리의 행동과 방식을 어린층과 노년층에게 설득하고 이해하여 공감을 얻어가는 길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어쩌면 지금 한경오 사태를 비롯한 진보에 대한 불신은 그들 스스로 우리와 선을 긋고 자신들만의 세상을 꿈꾸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들의 세상엔 우리가 없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