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아... 정말 멘붕입니다.</div> <div> </div> <div>바로 어제 밤... 한 11시쯤 있었던 일이에요.</div> <div> </div> <div>집에 있다가 탄산수가 땡겨서 밖으로 나왔는데...</div> <div> </div> <div>집 앞을 지나가는 길에서 한 여성분이 술기운 때문인지 하염없이 터덜터덜 엄청 느리게 지나가시는 거예요. </div> <div> </div> <div>저는 그거 보고 걱정이 됐습니다. 밤길인데다 가뜩이나 거기 옆 건물 라인이 재개발로 철거중이거든요. </div> <div> </div> <div>하나는 철거완료되어 가림막만 남아있는 상태고 나머지 건물들은 사람만 빠져 있어서 빈 집입니다.</div> <div> </div> <div>어린 친구들 많이 사는 동네는 아니라서 뭐 아지트가 된다거나 그런 것 같지는 않긴 한데</div> <div> </div> <div>혹시나 취중에 그런데로 끌려가버리면 큰 일 나겠구나 싶어서 지켜봤어요. </div> <div> </div> <div>처음엔 그냥 집 문 앞에서 지켜보다가, </div> <div> </div> <div>하필 재건축 건물 라인들 편으로 쭉 타고 골목으로 들어가시길래 그 골목 입구로 따라가봤어요.</div> <div> </div> <div>거리는 한 50m? 쯤 둔 상태에서요.</div> <div> </div> <div>그러니까 그 골목 위로 올라가셔서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시더라구요. </div> <div> </div> <div>그래서 아 이젠 괜찮겠구나 하고 갈 길 가려는데 그 분이 아파트 건물 쪽으로 올라가시다가 </div> <div> </div> <div>방향을 못잡고 우왕좌왕하시다가(제 생각) 주차장 쪽으로 들어가시는 것 같더라구요.</div> <div> </div> <div>그래서 '?????'하다가 괜한 오지랖인가 싶어도 혹시 거기 어디 쓰러져 계시는 건 아닌가 걱정돼서</div> <div> </div> <div>가봤습니다. 남의 아파트 주차장 들어가는 게 좀 찜찜하긴 했는데 경비실엔 아무도 안 보이고 해서 </div> <div> </div> <div>그냥 가봤죠. 주차장 입구로 살짝 들어가보니 아무도 없는 것 같더라구요.</div> <div> </div> <div>그래서 내가 잘못 봤나? 싶어서 아파트 쪽으로 올라가봤습니다.</div> <div> </div> <div>그런데 놀이터 쪽에서 코 고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div> <div> </div> <div>혹시나 싶어서 가봤더니 벤치에 어떤 아저씨께서 주무시고 계시더라구요.</div> <div> </div> <div>아 뭐야ㅋㅋㅋ 하면서 다시 되짚어 내려갈랬는데 그 쪽에 계단실? 비슷한 게 보이더라구요.</div> <div> </div> <div>아, 여기가 아까 그 주차장으로 연결되어 있겠구나 싶어서 바로 그리로 내려갔습니다.</div> <div> </div> <div>역시 그렇게 되어있더라구요. 그래서 아, 그래 여기로 바로 집에 들어가신 거겠구나 하고</div> <div> </div> <div>저도 안심하고 돌아가려는 순간.............</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어느 승합차 뒤에 기대서 주차장 입구를 바라보고 계시는 그 여성분을 발견했습니다.</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정말 순간 뭐지???????? 하는 생각 밖에 안들더라구요. 어 그래서 멍하니 있는데</div> <div> </div> <div>제 소리가 들렸는지 사이드 미러 같은 걸로 보셨는지 막 달려서 도망가시더라구요.</div> <div> </div> <div>아.............</div> <div> </div> <div>그 때 깨달았습니다.</div> <div> </div> <div>그 여성분이 제게 위협을 느끼시고 그 주차장에 숨어계셨던 거예요.</div> <div> </div> <div>한 번 돌아보지도 않으셔서 아예 모르시는 줄 알았는데(그래서 더 걱정이 된 것도 있음)</div> <div> </div> <div>웬 남자가 멀리서 지켜보다 따라오는 것 같으니 바로 집으로 들어가지 않으시고 일단 주차장에 숨어서 지켜보셨던 것 같습니다.</div> <div> </div> <div>(사는 곳을 노출하지 않고 싶으셨던 것이라 생각해요.)</div> <div> </div> <div>그랬는데 역시나 그 놈이 따라와서 주차장 입구를 기웃거렸으니 정말 놀라셨겠죠. </div> <div> </div> <div>무서워서 집에도 못 가고 전화로 누굴 부르고 기다리고 있는데</div> <div> </div> <div>정작 그 남자가 반대편 통로에서 나타나니 기겁할 일이었을 겁니다.</div> <div> </div> <div>아 정말.......... 진짜 죄송했어요. 정말 그러려던 건 아닌데.</div> <div> </div> <div>안 그래도 위협 느끼실까봐 50m 이상 멀찌감치에서 지켜봤던 건데......</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멘붕이 와서 내려오다 보니 어떤 남성분이랑 같이 계셨습니다.</div> <div> </div> <div>남성분이 저를 보고 눈을 부라리며 다가오시려는 걸 여성분이 말리시더라구요.</div> <div> </div> <div>이 일에서 제가 가장 잘못한 대목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뭐 어떻게 변명할 생각도 못하고</div> <div> </div> <div>그냥 터덜터덜 내려왔습니다. </div> <div> </div> <div>지금 생각해보면 역시 그 때 믿으시든 안그러시든 제 의도를 설명할 필요는 있었는데 말이에요.</div> <div> </div> <div>아........ 정말............</div> <div> </div> <div>제 오지랖과 현명하지 못한 처신 때문에 놀라셨을 그 여성 분께 정말 죄송하네요. </div> <div> </div> <div>진짜 멘붕입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