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2 때 너를 만났었지..
그 때 너는 밝게 웃으면서 1년 꿇어서 고1이라 했었고..
드럼 동호회에서 만나 같이 놀기도 하고 형들 눈 피해가며 따로 대학로에서 놀기도 하고 그랬었지..
내가 드럼을 치면 넌 옆에서 노래를 불렀고..
이제서야 말하지만 그 때 사실 난 널 좋아했었다?
예전에 만났을 때 너가 말했지?
"너 나 좋아했었잖아!"
나는 아니라며 부정을 했었지만 사실 좋아하긴 했었어..^^
내가 널 좋아하게 된 건..
미용실 놀이하자며 너가 내 머리를 감겨줬던 그 때부터였어..
비록 나중엔 마음을 접었지만..
웃기지? ㅎㅎ
예전에 만나서 애기했을 때 넌 기억 못 하더라..
오늘 미니홈피 방명록 들어가니까 너가 교통사고로 하늘나라에 갔다며 네 친구가 글을 남겼더라..
진짜 솔직히 그 글 보고 '이건 무슨 개소리냐' 라고 했었어.
누구라도 당연한 걸꺼야..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데 누가 한번에 그걸 믿겠니..
그 글을 올린 사람을 찾아 전화를 걸었지.
그리고 그 글이 사실이라는 것도 확인하고..
하지만 믿지 않았어.
믿기 싫었을지도 몰라.
왜 갑자기 이렇게 되야 하는건데??
짜증을 내며 휴대폰을 열고 네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지.
5번 정도였나..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어 소리샘으로 연결되오며..'
정말 이렇게 간절하게 누군가가 내 전화를 받아주길 원한 때가 없었던 거 같아..
밥 먹고 다시 전화를 걸었어.
'엇? 연결음이다!'
찰칵-
"여보세요..?"
"아~ 여보세요~?"
한번에 알았지.
이건 네 목소리가 아니다..
"아~ 전 XX 친구인데요! 혹시 소식 듣고 전화하신 거예요?"
"네.."
맞구나.. 너 하늘나라로 간 거 맞구나..
그 때부터 다시 멍- 해지더라..
원래 내일 저녁쯤 장례식장에 가려고 했는데 내일 오전 9시에 입관식이 있다길래..
아무래도 내일이면 늦을것 같아서 부랴부랴 미용실 가서 길었던 머리를 깔끔하게 다듬고..
단정하게 정장을 입었지.
그래도 마지막인데 깔끔한 모습 보여줘야 할 것 같아서 말이야.. 하하..
밤 10시쯤에 차 몰고 장례식장에 도착했어.
솔직히 그 때까지도 반신반의였어..
근데 들어가서 딱 보이는게..
네 영정사진이더라...
하나밖에 없는 외동딸을 잃은 네 어머님은 넋이 나가셨고..
조의금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지갑에 있던 2만원 밖에 봉투에 넣질 못해서 정말 미안해..
아마 계속 너에겐 미안함 뿐일 거 같다..
이젠 널 볼 수 없겠구나..
환하게 웃으면서 날 보는 모습도 못 보겠고
같이 티격태격 싸우지도 못할테고..
하늘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된다면 말이야..
난 예전처럼 다시 드럼을 칠 거고 넌 옆에서 노래를 불러줘..
넌 노래 참 잘했는데.. 그치?
옛날 생각하니까 눈물이 나온다야..
보고싶다..
하늘에서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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