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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돌프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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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38088
    작성자 : 한돌프
    추천 : 1
    조회수 : 1278
    IP : 116.34.***.88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2/10/26 21:48:53
    http://todayhumor.com/?panic_38088 모바일
    (소설) 무서운 그애#4


     

     

     

     

     

     

    "사이, 있잖아." 

    "네? 무슨일이죠, 나루토."

    "그림..한 장 그려줄 수 있을까."

    "사내자식이 무슨 그림이냐고 트집잡던 당신이?"

    "됬고, 사과할게 그건. 꼭 가지고 싶은 그림이 있단 말이야."

    "...뭔데요."

    "저 여자애. 보이지?"

    "누구요, 여자애들이 몰려있잖아요."

    "참, 한눈에 봐도 딱 눈에 들어오는애 있잖아. 하루노 사쿠라."

    "...사쿠라씨 초상화를 그려달라구요?"

    "응,응! 부탁해. 점심시간 끝나기 전까지 그려줘.그럼 이만!"

    "하아..참 막무가내라니까."

     

    사이는 고개를 저었다. 나루토가 이런식으로 이상한 부탁을 하는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1학년 때 같은반이었던 나루토와 사이. 다른아이들과 달리 조숙하고 쉬는시간에는 주로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곤하는 사이에게 다가오는 친구들은 좀처럼 없었다. 다가왔어도, 늘 존칭을 쓰는 사이에게 아이들은 어색함을 느끼고 멀어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나루토는 달랐다. 나루토만은 그런 사이를 어려워하지않고 늘 오래전부터 알던 친구처럼 굴기때문이었다. 사이는 그런 나루토가 귀찮기도하고 한편으론 고맙기도했다. 하지만 문득 나루토를 지켜보다보면 이상한 점이 있었다. 그는 늘 혼자다녔고, 그것이 당연해보였다. 사이가 보기에는 그점이 아주 이상했다. 사이에겐 오히려 나루토만큼의 친화력이라면 누구와도 친해질게 가능할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더욱 이상한것은, 아이들은 나루토를 기피했다. 나루토가 자리에 앉을라치면, 그 자리앞에서 옹기종기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던 아이들이 갑자기 똥씹은표정을 지으며 '야, 가자.' 라고 말하는건 다반사였다. 사이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것일까. 아무리 다른사람의 삶에 관심이 없는 사이라도, 그점은 유독 궁금했다. 하지만 의문이 풀릴날은 좀처럼 오지않았다.

     

    "하루노..사쿠라?"

     

    사이는 늘 들고다니는 연습장을 폈다. 꽤 두툼한 연습장이었다. 그가 즐겨그리던 풍경화가 넘어갔다. 사이는 좀처럼 인물화를 그리지 않는 편이었다. 연습장은 그의 삶의 단편을 잘 보여주는 한 증거였다. 그는 사람들에게 좀처럼 관심이 없었고, 물이나 꽃, 나무같은 무생물 그리기에 집착했다. 어떻게 보면 참 사이코같은 구석이있었다. 그 점이 나루토와 사이의 공통분모라면 공통분모일지도 몰랐다. 사이가 인물화를 그리는 날은 때때로, 이렇게 나루토가 부탁을 하는 날이었다. 나루토가 요구하는 초상화는 다양했다. 반에서 가장 시끄러운 남자애일때도 있었고, 학교에서 기르는 동물일때도 있었다. 동물은 인물은 아니지만, 어쨋든 생물이었기에 그것을 그렸던 경험은 사이에게 특별했다. 이번엔 여자애인가. 그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연습장에 사쿠라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얼굴선부터 시작해서, 머리카락을 그리고, 그 다음엔 눈, 코, 입....이런식으로 그녀를 그려나가다보니 사이는 사쿠라가 꽤 미인이라는것을 알 수 있었다. 혹시, 나루토는 사쿠라에게 반한것일까. 나루토에게 조금 귀여운 구석도 있군, 사이는 생각했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사이는 사쿠라의 초상화를 완성했다. 사이는 연습장을 찢어 나루토에게 건네주려고 그의 자리로 갔다. 나루토는 잠시 매점이라도 간것일까. 그의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잠시 사이가 그 앞에 서있자, 사쿠라가 사이에게 다가왔다.

     

    "어..사이? 무슨 볼일이라도 있어?"

    "아..사쿠라씨."

     

    사이는 얼른 초상화를 등뒤로 숨겼다. 분명히 나루토가 사이에게 부탁한것이지만, 그림을 그린것은 사이이기에 사쿠라가 보면 무슨 오해를 살지도 모르기때문이었다. 난처하게됬네. 사이는 식은땀이 흐르는것을 느꼈다. 뭐라고해야 좋을까. 음, 그래.

     

    "나루토한테 볼일이 있어서요."

     

    그의 입에서 나루토라는 이름이 나오는 순간, 사쿠라의 눈이 잠시 커졌었다. 하지만 사이는 아무렴 상관없었다. 지금 이순간의 위기를 모면하는것만이 중요했다.

     

    "아..그렇구나. 그럼 내자리에 앉아서 기다려도되!"

     

    사쿠라는 이렇게 말하며 사이에게 웃어보였다. 그리고 다시 일행쪽으로 돌아갔다. 휴, 들키지않았어. 사이는 겨우 한숨을 내쉬었다. 책상에 붙여진 이름표를 보고 그는 사쿠라가 한말을 이해했다. 사쿠라는 나루토의 짝이었던 것이다. 바로 옆에 앉는 짝이면서 나한테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할정도면 어지간히 빠졌다보다. 사쿠라의 말대로 사이는 나루토 옆자리인 사쿠라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나루토의 책상을 응시하다가 그는 문득 이상한것을 발견했다.

     

    '..이게 뭘까.'

     

    책상사물함에 꽂혀져있는 교과서들 사이로 어떤 공책이 껴있었다. 평범한 공책같이 보였지만, 사이는 이상한 직감으로 그 공책이 평범한 공책이 아니라는것을 느꼈다. 급하게 집어넣은듯 삐죽 나와있는 공책. 갑자기 사이의 머릿속으로 반아이들에게 항상 미움받고 천대당하던 나루토의 모습이 떠올랐다. 왠지는 몰라도 이 노트에 그 사연이 담겨져있을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침을 꿀꺽 삼키고 사물함에서 노트를 꺼냈다. 그리고 한장, 한장 페이지를 넘겼다.

     

     

    [너무 아름다워. 꽃은 꺾으면 안된다지만, 너만은 꺾어서 내방에 두고 매일매일 보고싶어.]

     

     

     

     

    뭐야, 그냥 평범한 연서인가. 나루토도 꽤나 로맨틱한 구석이 있군. 웃음이 나왔다.

     

     

     

     

     

    [사랑한다는 말로 부족해. 내 심장을 꺼내주고싶어.]

     

    [네 얼굴이 보이지 않아. 이쪽을 봐줘.]

     

    [널 보지도 못하게. 너와 말하지도 못하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그렇게 만들고 싶어.]

     

    [다른 사람을 그렇게 다정하게 쳐다보지마.죽여버리고싶으니까.]

     

    [이 세상에 나랑 너밖에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넌 외로워서라도 날 찾게될텐데. 우린 행복할거야. 매일매일매일매일매일매일매일매일매일매일매일매일매일매일매일매일매일......................]

     

     

     

     

     

     

     

    "사이, 뭐하는 거야?"

     

    탁. 나루토가 앞에 놓여진 공책에 손을 얹고 말했다. 사이는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나루토는 웃으며 사이를 보고있었다. 장난끼가득한 웃음이었다.

     

    "나...나루토. 이건..."

    "아, 공책이 그만 빠져나왔나보네? 그건 그렇고, 그림은 다 그렸어?"

    "아...여기.."

    "흐음, 역시 사이! 아주 쏙 빼닮았는걸! 고마워~!"

     

    그림을 보고 만면에 만족스러운 웃음이 퍼지는 나루토를 보고 사이는 처음으로 나루토에게서 공포를 느꼈다. 나루토..넌 대체...? 될 수 있으면 이 자리를 어서 피하고 싶었다. 그에겐 지금 나루토의 얼굴을 마주할 용기가 나지않았다.

     

    "나루토. 그럼 그림 전해줬으니 가보도록 할게요."

    "흐~음, 그래? 사이 너.."

    "네,네?"

    "이 공책..봤지?"

    "아..아니..."

     

    아니라고해봤자 이 상황에서 아니라고 잡아떼는게 더 이상할터였다. 거짓말로 나루토를 속여넘길수도 있었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거짓말을 하기엔..

     

    "...네. 봤어요."

    "사이."

     

    나루토가 손을 까딱였다. 가까이 오라는 신호같았다. 사이는 나루토 쪽으로 고개를 숙였다.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된다?"

    "....."

     

    나루토가 사이의 귀에대고 속삭였다. 꿀꺽, 침이 넘어갔다. 비밀로 해달라는 것인가. 당연히 그래야 마땅했다. 찜찜한 구석이 있지만 역시 나루토의 프라이버시이니..

     

    "...알겠습니다."

    "그래야지. 사이, 그럼 그만 가봐도 되~."

    "..네."

     

    사이는 일어나서 자신의 자리쪽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여자아이들의 틈에서 아무것도 모른다는듯이 웃고있는 사쿠라가 보였다.

     

    '하루노..사쿠라.'

     

    봄들판의 벚꽃이란 그 이름. 하루노 사쿠라.

     

    '벚꽃..꽃...조심해, 사쿠라.'

     

    걸어가는 사이의 뒷모습을 나루토가 지켜보았다.

     

     

     

    -보신분들.....댓글......좀ㅠㅠㅠ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2/10/26 22:25:15  61.43.***.62  hellion  195739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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