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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2013020
    작성자 : Re식당노동자
    추천 : 2
    조회수 : 631
    IP : 172.68.***.216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3/08/25 22:33:11
    http://todayhumor.com/?freeboard_2013020 모바일
    어렸을 때 산수숙제가 너무 하기 싫어서 쳐맞은 썰
    아버지는 내가 산수숙제를 할 때마다
    잘 하나 못 하나 지켜보곤 했다.
    공식이 틀리면 항상 분노의 싸대기가 날아오곤
    했는데...

    뭐 시대가 그런 시대였으니까. 그게 안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고 그러진 않다.
    실제로 아버지하곤 썩 친한 편이다.

    아무튼 그 분노의 싸대기 때문에라도 나는
    산수숙제가 너무 싫었다. 하지만 그런다고
    숙제를 안하면 학교선생님의 2차 체벌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숙제를 해 가야만 했다.

    나는 모두가 잠든 시간 마루에 앉아 산수숙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그래 잠은 자야지.
    나는 구국의 결단을 내렸다. 그것은 '표준전과' 였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단칸방에서 생활하고
    있었기에 프라이버시란 없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주무시는 곳은 책장 바로 옆이였다.

    나는 슬그머니 방문을 열고 들어가 조심스럽게
    책장으로 향했다. 동생 발과 엄마의 손을 피해가며
    조심스럽게... 이제 책장까지는 불과 30센치.

    손만 뻗으면 나는 전과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리고 손을 뻗는 그 순간,
    나는 발을 헛디뎌 아버지의 아랫배를 밟아버렸고
    "으억 뭐야" 하는 소리와 함께 깬 아버지는
    어둠속에서 나를 바라보며 "이새끼가 전과를?"
    하며 불을 켜더니 분노의 싸대기를 날리셨다.

    자다 깬 아버지가 때리는 싸대기는 정말 아팠다.
    진짜 풀스윙으로 날리더라 그 싸대기.
    엄마는 "아니 애가 잠을 못자니까 그러지 아이고
    그만해요 당신" 하며 말렸지만 밟힌데다가 금단의
    서적까지 건드린 아들을 본 아버지가 날리는
    분노의 싸대기는 멈출 줄을 몰랐다.

    나는 울지도 못하고 쳐맞았고 아버지는 그렇게
    한참을 날 때리다가 지쳤는지 그만 자라고 했다.

    그래도 뭐 ㅋㅋ 숙제는 해야 하니까 일단 하긴
    해갔다 ㅋㅋ 다음날 학교를 마치고 집에오니
    아버지가 계셨다. 난 전날 맞은 공포에 ㅋㅋ
    호달달 떨고있는데


    아버지가 스윽 오시더니

    "노동자야 저녁에 삼겹살 먹을까?" 하고 다정스럽게
    물어보셨다. 나는 "넹..." 하고 말했고 그날 저녁
    우리집 마당에선 삼겹살파티가 열렸다.
    역시 쳐맞고 먹어서 그런지 더 맛있었다.ㅋㅋ

    지금도 가끔 그렇게 쳐맞은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한 20대 때 까지는 좀 미안해 하시던 눈치였고
    지금은 "니가 쳐맞을 짓을 했으니까 그러지" 하고
    넘긴다. 나 역시 "그렇다고 그렇게 줘패? 아동학대여
    아주" 하면 아버지는 "넌 니 애비를 학대했잖아."

    하고 받아친다.

    뭐 끝이 좋으면 다 좋은건가 역시.
    지금은 잘 지내고 있으니 다행인건가.

    갑자기 생각나서 한 번 써봤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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