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 <p>그로 말할 것 같으면...</p> <p> </p> <p>연혁을 말씀드리면, 웹소설계를 먹여살리는데 한 축을 담당하는</p> <p>분으로써 그가 소설구독을 위해 결제한 금액만 빌딩 한 채의</p> <p>금액에 수렴하며 서브컬처계에 밀어넣은 돈은 페라리 한 대 값에</p> <p>근접하는 성덕이십니다.</p> <p> </p> <p>코믹행사에서 사 온 애니굿즈를 적금에 밀어넣었으면 지금쯤</p> <p>가게 하나쯤 할 돈은 나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애니에 진심인</p> <p>분입니다.</p> <p> </p> <p>현재는 메이플 강화에 모든 돈을 지르고 계십니다.</p> <p> </p> <p>어제 그 분이 엄청나게 고생을 하신 날이라(일하느라)</p> <p>지친 몸을 이끌고 터덜터덜 걸어오시는 것을, 차로 모셔</p> <p>저희 집으로 방문케 하였습니다.</p> <p> </p> <p>"오늘 진짜 힘들었어요..."</p> <p> </p> <p>"그럴 줄 알고 자 자, 닭갈비와 소주를 준비했는데 이쪽으로..."</p> <p> </p> <p>"형 오늘 왜 그러세요... 무섭게..."</p> <p> </p> <p>하지만 갓갈비의 유혹은 뿌리치기 힘들죠.</p> <p>자문료로 닭갈비와 소주 그리고 평소 그 분이 좋아하시는</p> <p>연어회를 준비했습니다. </p> <p> </p> <p>자문의 내용은 이렇습니다.</p> <p> </p> <p> </p> <p>Q : 최근 소설을 준비중에 있습니다. 하여 읽어보시고</p> <p>부족한 점이 있거든 가차없이 꾸짖으시고 살려야 할 점을</p> <p>알려주신다면 적극수렴하겠나이다.</p> <p> </p> <p>A : 어허, 교우관계가 막역하거늘, 어찌 길게 읍하는가.</p> <p>우리가 그런 사이였던가. 그저 편하게 이야기 하게나.</p> <p> </p> <p>Q : 아닙니다. 배움의 자세로 선생께 도움을 요청하는데</p> <p>예와 음식을 갖추는 것은 마땅한 도리이옵니다.</p> <p> </p> <p>A : 어험 그럼 어디 술이 식기 전에 보도록 함세. </p> <p> </p> <p>(진짜 대화내용 이랬음 ㅇ 미친인간들임 ㅇㅇ)</p> <p> </p> <p> </p> <p>아무튼 그렇게 읽어보기 시작하는데 똥줄이 다 타더군요.</p> <p>이를 딱딱 부딪히며 기다리는데 장장 두 시간동안 글을 읽은</p> <p>끝에 그분께서 "아... 이런..." 하고 탄식을 내뱉습니다.</p> <p> </p> <p>"ㅇ...왜... 뭐가 문제임...?"</p> <p> </p> <p>"형. 다 좋아요. 다 좋은데, 아니 진짜 좋은데."</p> <p> </p> <p>"...은데?"</p> <p> </p> <p>"...그냥 존나 올드해요; 마지막으로 판타지 소설 읽은게 언제에요;"</p> <p> </p> <p>"...9"</p> <p> </p> <p>"99년 아니죠..?"</p> <p> </p> <p>"맞음 ㅇ"</p> <p> </p> <p>"...자 일단 최신 트랜드 반영부터 해봅시다."</p> <p> </p> <p> </p> <p>일단 그렇게 시작된 피드백이 돌아오기 시작하자 저는 얼어있었습니다.</p> <p> </p> <p>일단 장단점을 정리한 것을 나열하면</p> <p> </p> <p> </p> <p>장점</p> <p> </p> <p>1. 문장이 막힘이 없다. 전개가 흥미롭다.</p> <p>2. 인물설정에 대한 고심이 글에 그대로 드러난다.</p> <p>3. 전투묘사가 훌륭하다. 이정도 필력이면 못 쓰는 장면을</p> <p>걱정하는게 아니라 너무 많은걸 보여주는데 치중할까봐</p> <p>걱정이다.</p> <p> </p> <p> </p> <p>단점 및 피드백</p> <p> </p> <p>1. 존나 올드하다.</p> <p>2. 내용이 너무 무겁다. 애들은 절대 이거 안볼거다.</p> <p>3. 그 와중에 젊은 트랜드 억지로 반영하려고 한게 눈에 거슬린다.</p> <p>4. 기술이름같은거, 그냥 영어 써라. 예를들어 천지진동 이런거 하지말고</p> <p>그냥 어스퀘이크 이런걸로 바꿔라. 애들은 그게 멋있다고 생각한다.</p> <p>5. 모든 독자층을 아우르는 글은 절대 쓸 수 없다. 근데 만약 이 글이</p> <p>6. 누군가에게 회자된다면 그게 20대는 죽어도 아닐거다.</p> <p>그래 이정도 필력이면 차라리 무협을 써라. 근데 형은 무협 모르잖아?</p> <p>소호강호 의천도룡기 인기있던 시절 이런 소설 나왔으면 먹혔다.</p> <p>7. 이영도좀 의식하지 마라.</p> <p>8. 다시한번 말하지만, 애들은 한정식 먹고싶은게 아니라 햄버거가 먹고</p> <p>싶은거다. 잘 차려진 밥상 치우고 그냥 햄버거에 콜라나 갖다놔라.</p> <p> </p> <p> </p> <p>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습니다.</p> <p>단점을 듣다 보니 장점은 아예 없는 것 같군요. 일단 갈아엎어야 하겠습니다.</p> <p>적극 수렴하겠다고 했지만 좀 더 가벼우면서도 할 말을 다 하는 것이</p> <p>참 힘들다고 느껴 새벽 네시부터 일어나서 문장을 뜯어보기 시작했습니다.</p> <p>창작의 길이란 이렇듯 원작자의 수명을 깎아먹는 일이지만, 동시에</p> <p>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절감했습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