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금융회사 재직중입니다.(사채는 아니에요 ㄷㄷㄷ) 회사 특성상 서류발급나갈일이 많은데 이게 팩스로 나갈 수 있는 서류가있고
본인이 직접와서 얼굴인증하고 받아가야하는 서류가 있고, 돈을 오늘 입금해도 서류는 다음날 부터
발급가능한 서류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
아까 2시쯤인가 전화가 한통오네요.
"XXXX RuK입니다"
"대출때문에 그런데 XX서류좀 보내줘"
(상큼한 반말로 시작)
설명하자면 복잡한데, 간단하게 요약하면 고객은 채무가 3년넘게 연체된 악성채무자인데 대출받다가 연체때문에
제한이 되니까 오늘 돈넣고 다 갚았다는 확인서류를 달라는 이야기.
근데 이 서류는 입금 다음날부터 발급이 가능함. 우리편하자고 그러는게 아니라 돈의 흐름이 다음날이 되야
실제 우리쪽으로 입금되는 뭐 그런방식이라 어쩔 수 없음.
"고갱님 그 서류는 오늘 발급안됨 댓츠 ㄴㄴ, 내일 일찍 보내드릴께염"
"아 ㅅㅂ 나 대출받아야한다고! 다른데는 다 보내주는데 왜 니네는 안되는데?"
"아 그럼 ㅅㅂ 거기서 대출받으시던가 이 ㅄ새끼야"
(하고싶었지만 전 노예니깐 굽신굽신)
"너님 급한건 알겠는데 어쩔 수가 없음요. 이게 실제로 우리쪽에 입금은 아직안된거라..."
"ㅅㅂ ㅈ까는 소리하지말고 서류 달라고, 돈보내줬잖아 그럼 보내야지 이 ㅅㄲ야"
네, 전 노예니깐 보내드려야죠 암요. 노예니까요 ㅠ
"고갱님 알겠음. 원래 안되는건데 보내드리겠음. 근데 이게 정상적으로 나가는 서류가 아니라서
결제를 많이 받야함. 그러니 시간이 좀 걸림. 최대한 해드릴게요 굽신굽신"
"이래야 내 노예지! 어서 빨리 보내거라 노예놈아!"
자 이제 어떻게 진행이 되냐면요,
"왜 이 사람이 이 서류가 필요하고, 원칙대로 내일부터 나갈 수 있는 서류인데 왜 오늘 발급을 해줘야하는지에 대해서 날 설득해봐"
이 짓을 하고 다녀야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이게 서류나가는거야 작성하고 슝~ 보내면 끝이긴 하지만
이 서류를 이용해서 금융사고가 터지면 난리나는거라 상당히 민감합니다. 그래서 몇단계 결제를 받아야하고 결제받을때마다
"귀찮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굽신굽신" 이짓을 계속해야합니다. 쿠사리는 기본이구요. 거기에 업무중단은 뽀너쓰~♥ 야근해야지 ㅠ
근데 이 양반 어지간히 급했는지 전화가 중간중간 계속옵니다.
"XXXX RuK입니다"
"나 아까 XXX인데 서류 언제 보내?"
"지금 결제받고있음요 더 기다리셈"
"빨리좀 해줘 급해"
많이 급한가 보네요, 혹시 안보내줄까봐 그랬나 대화에서 욕이 사라졌습니다 ㅋㅋㅋㅋ 한창 결제받으러 다니는데 또 전화오네요
"XXXX RuK입니다"
"저, 아까 전화드렸던 XXX인데 서류 아직인가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오늘나갈 서류가 아니라 결제받기 힘듬요. 좀만 더 기다리셈 금방해드림"
"예예"
이젠 목소리에서 굽신거림이 느껴집니다. 오오 카타르시스! ㅋㅋㅋㅋㅋㅋ
여튼, 이짓을 두시간 하다보니 최종결제까지 땄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서류에 도장찍고 룰루랄라 팩스보내러 갔는데 누가 이미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화나 먼저해야겠다 해서 전화를 했습니다
"XXXX RuK입니다, 아까 요청하신 서류 팩스보내드렸거든요? 한번 확인해보세요"
"아 ㅅㅂ 졸라 늦게 보내네, 니들은 세금가지고 뭐하는데, 세금으로 월급받으면 일을 똑바로 해야할거아냐! blablablabla"
하면서 일장연설을.........하는데........ 제 입가에는 미소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ㅈㅅ 알겠습니다. 먼저 끊겠습니다"
그리고 5분...8분...10분....13분이 지나니 옆에앉은 직원에게 전화가 옵니다. 그놈입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도 쪽팔렸는지 콜센터에서 다른 직원번호 알려달라고해서 그리로 전화했나봅니다. 근데 어쩔 내 옆자린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옆직원 : "RuK야, 이거 아까 걔 아님?"
나 : "ㅇㅇ 맞음요"
옆직원 : "ㅋㅋㅋ"
나 : "ㅋㅋㅋ"
옆직원이 고객에게 저에게 전화돌려준다고 하니깐 싫답니다 ㅋㅋㅋㅋㅋ 그냥 그 서류만 다시 보내달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옆직원이 담당이 아니라서 안된다고 연결해드린다고 하고 제가 받았습니다
"네, RuK입니다"
"저...선생님 죄송한데 아까 그 서류 다시한번 보내주실수 없을까요?"
"............."
"저...아까는 죄송했습니다. 죄송하지만 다시한번만 부탁드리겠습니다 ㅠㅠ"
"저희가 서류보내고 나면 바로 파기하기 때문에 다시 결제 받아야하거든요, 그래서 아까만큼 시간이 걸립니다"
"어떻게 좀 안될까요? 제가 5시까지 꼭 그서류를 받아야 해서 꼭 좀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ㅠㅠ"
"네 일단 기다려보세요. 끊습니다."
아직 서류 파기 안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까 한짓이 괘씸해서 오늘 안보내줄까하다가 4시57분에 보내줬습니다. 또 개소리할까봐 따로 전화는 안했는데 뭐 잘받았겠지요 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