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그것은 저희 어머님과 이모님들이 되시겠습니다.</div> <div> </div> <div>기본적으로 저희 집안은 신비, 귀신, 기적 과는 별 관련이 없는 평범한 가계입니다.</div> <div>친가쪽은 너무나 엄숙하여 물어볼 엄두도 안나고(카톨릭 집안입니다. 사촌들은 다 모태 카톨릭 신앙인입니다.</div> <div>그 중 저희 아버님만 가풍을 거절하시고 귀신이고 신이고 없다 라고 주장하시며 홀로 무신론을 주장하십니다)</div> <div>외가쪽은 귀신이 어딨냐고 까르르 웃으시던데</div> <div> </div> <div>제가 보기엔 외가쪽이 신비롭습니다. </div> <div>어머니와 이모님들은 우리는 귀신따위는 본 적도 없다 겁나 평범한 집안이다 를 주장하시지만</div> <div>유독 외할머님과 어머니, 이모님들은 '촉'이라고 하는 직감이 예리하신 분들입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저희 어머니 같은 경우에는 자식에 대한 촉이 정말 예리하신 분인데</div> <div> </div> <div>가끔 한 번씩 겪어보는 일이 있지 않습니까?</div> <div>밖에서 상사나 교사에게 말할 수 없는 꿀꿀한 일을 당한 날이 있죠.</div> <div>말하기는 구차하고 생각하면 억울한 그런 일들을 우겨놓고 아무렇지도 않게</div> <div>귀가하는 순간 어머님들이</div> <div> </div> <div>-너 오늘 무슨 일 있냐?</div> <div> </div> <div>라고 하는 순간들이요.</div> <div> </div> <div>그건 엄마로서 성장과정을 쭈욱 지켜보면서 미묘한 표정변화와 말투, 언어등의 섬세한 변화를</div> <div>캐치해 이변을 알아차리는 거라고 하지만</div> <div> </div> <div>저희 어머니는 아예 얼굴도 안보시거든요.</div> <div> </div> <div>딱 현관문 열고 들어오는 순간</div> <div>거실에서 </div> <div> </div> <div>-너 오늘 무슨 일 있냐?</div> <div> </div> <div>소리가 나오십니다. 얼굴도 보지 않았고 다녀왔습니다 인사도 하기 전인데</div> <div>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소리를 하실 수 있는 건지 저는 이해가 안가요?</div> <div>이건 거의 초능력 급이라고 생각하는데</div> <div> </div> <div>이모들과 어머니가 이야기하시길</div> <div>왠지 그런 느낌이 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건 설명할 수 없는 직감의 영역이라고 하시거든요.</div> <div>그리고 웃기는 건 이모들 역시 그건 엄마면 당연히 아는거야~</div> <div>이모와 엄마에게는 패시브스킬인 듯 합니다.</div> <div> </div> <div>그리고 이모와 엄마들에게는 또다른 패시브 스킬이 있는데</div> <div>그건 예지력(...)</div> <div> </div> <div>-너 오늘 몸 조심해라</div> <div> </div> <div>라고 하는 날이 있지요.</div> <div>그런날은 으레 차에 치일뻔 하던지 날라오는 돌에 맞을 뻔 한다던지</div> <div>사고가 일어나는 날입니다.</div> <div> </div> <div>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소리를 하냐고 하면</div> <div>그냥 니 얼굴을 보면 뒤숭숭해서 그런다 라고 대답하시네요.</div> <div> </div> <div>제법 적중율이 높으니 무시할 수도 없구요.</div> <div>그런데 이런 놀라운 이모와 엄마의 촉은</div> <div>오로지 자식과 남편 한정이라는 사실입니다.</div> <div>(설마 다른 집 어머님들도 이런 놀라운 촉을 당연하게 보유 중이신건가요?)</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 이런 촉의 예가 하나 더 있습니다.</div> <div>그 주인공은 첫째 이모신데</div> <div>예나지금이나 그 분이 사시는 동네는 도시 근처의 농촌입니다.</div> <div>시골치고는 제법 대중교통이 좋은 편입니다.</div> <div> </div> <div>그리고 시간적으로는 이모님이 사촌 중 차남을 출산하신때입니다.</div> <div>(그리고 그 사촌들은 이미 조카가 초등학생이에요)</div> <div>대중교통이 좋은 동네고 옛날이다 보니 자가용 조차 가지지 못했던 시절입니다.</div> <div>당연히 외출을 하려면 버스를 이용해야했지요.</div> <div>그런데 시골이다 보니 30분마다 한대꼴입니다.....</div> <div> </div> <div>사촌 중 형님인 아이 손을 잡고 갓태어난 아기인 둘째는 등에다 포대기둘러서 엎고</div> <div>아기용품을 든 가방을 한손에 든체로 버스시간에 맞춰 출발했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 이모님은 뜬금없이 집 열쇠를 제대로 가져왔는가 의심이 들어다고 하네요</div> <div>그런데 그 동네....아직도 대문은 안잠그는 동네거든요.</div> <div>여름에 대낮이면 대문이고 현관문이고 벌컥벌컥 열어놓고 사는 동네입니다.</div> <div>아기용품을 든 가방을 바닥까지 휘저었지만 그 집 열쇠는 당최 집히질 않았고</div> <div>버스는 어느새 도착해 사람들이 타기 시작했습니다.</div> <div> </div> <div>초조해서 가방을 탈탈 털었는데도 안나왔데요. 애들은 보채기 시작하고 가방은 수라장이고</div> <div>그래서 결국 그 버스는 보내버릴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div> <div>그래서 다시 집에 들러서 대문 앞에서 가방을 뒤지니 딱 한번만에 키가 잡혔다고 해요.</div> <div>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죠.</div> <div> </div> <div>다시 버스 시간에 애들을 데리고 나와 다음버스를 탔습니다.</div> <div>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먼저 간 버스가 사고를 당해 있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div> <div>큰 사고는 아닌 듯 가벼운 부상을 당한 사람들이 여기저기 서있는 모습을 보고 있었습니다.</div> <div> </div> <div>이모는 가슴이 철렁했다고 합니다.</div> <div>가벼운 사고라도 해도 사촌들이 워낙 어린데다 이모 본인도 짐이 많아서 사고가 났다면 제대로 대처하기 </div> <div>힘들었을 터였으니까요.</div> <div>그래서 그렇게 그때 뜬금없이 열쇠생각이 나고 그 열쇠에 미친듯이 집착했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촉 자매의 이야기는 여기입니다.</div> <div>사실 외할머니쪽이 예지몽을 잘 꾸셨다는데 어머니가 잘 꾸셨다라는 이야기 말고는 잘 안해주셔서요.</div> <div> </div> <div>아무튼 이모와 어머니는 우리는 평범한 사람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div> <div>그러나 저는 과연 이모와 어머니가 평범한 사람인지는 약간 의문이 갑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