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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gomin_1626902
    작성자 : 패_파
    추천 : 0
    조회수 : 880
    IP : 180.64.***.151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6/05/12 16:04:45
    http://todayhumor.com/?gomin_1626902 모바일
    우울증, 오춘기, 번아웃증후군.... 한없이 덧없는....
    오늘은 오랬만에 날도 쨍하니 상쾌한 날인데도, 지난 1년간의 우울한 마음은 가시지가 않네요
    나이 47, 결혼 13년차 왜 사는지 모르겠네요

    34년동안 거의 모태솔로로 살다가(간간히 썸도 타고, 10년간의 지독한 짝사랑도 했었지만..ㅜㅜ)
    이렇게 살다가는 왜사는건지 하는 생각에 한 여자를 2년동안 쫒아 다니다 어렵게 결혼은 했습니다
    (주변머리가 없다가거나 사회성이 없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여자에 대한 유별난 취향-ㅋㅋ 변태 아님, 너무 낭만적이고, 이상적이라, 나아가 여자 울렁증이 심해서)

     원래 성향이 여러 계층의 다양한 사람을 만나지만, 쉽게 마음 열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갈등을 피하는 성격이면서도
    일에 대해서는 까칠하고, 쉽게 흥분하는 성격이라 주변에 친구도 3~4명 밖에 안됩니다(모두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은 성격이, 아무도 안좋아 하는 사람이 되 버렸네요)

    상황을 설명하다보니 서두가 길어졌네요

    어렵게 결혼을 하였는데
    바로 허니문 베이비가 생겼네요...한없이 행복한 일이지만
    입덧이 심하고, 처가집이 바로 집앞이다보니
    결혼 2개월만에 와이프는 직장을 그만두고 처가집에 가서, 출산 마칠때까지 주말 부부로 살았네요
    처가집이 집앞인데, 임신 중의 와이프를 자주 못만난 이유는
    - 저는 조금 다정다감하고, 센시티브하고, 쪼금 찌질한 성격 (AAA형)
    - 와이프는 조금은 털털하고, 외향적이고, 무덤덤한 성격 (BBBB형)
    - 일이나 열심히해라 주말에 한번보면 됐지 뭘더 바라냐(저는 결혼하면 매일 쌍코피 터지는 줄 알았는데)
    하여튼 냉정한 와이프의 조언대로 신혼 초에 열심히 일만 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와이프는 육아와 살림에 힘겨워하고
    일중독에 빠지고 낮에는 일에, 밤에는 접대에...집에서는 3시간만 자면서 살았죠
    유난스럽게도 와이프는 모든것에 관대한대
    잠자리에있어서는 굉장히 민감해서... 옆에 사람 숨소리만으로도 잠못드는 성경이라
    결혼 후 13년째 각방 쓰고 당연히, 섹스리스죠
    큰애가 세돌이 되는 해에, 둘째가 생기고
    저는 보다 일에 집중했죠.... 30명으로 시작한 회사가 400명으로 몸집을 불리고
    모든 일을 도맡아서 충성을 했는데
    역시... 나이 44에 직장에서 쫒겨나는 상황이
    (일만하고 주변사람 괴롭히고, 성과 위주로 살다보니 벌받은 건지
    내 회사가 아닌데 내회사처럼 나서다 보니 진짜 주인이 화가 나서 내쫒았다고 생각하는데...모두가 겪는 과장이라고 생각하고 달게 받아 들였습니다)

    그러나 생활은 현실입니다
    당장 직장 구하기도 쉽지않고, 닥치는 대로 일을 시작 했습니다
    용병으로..설립 초기 회사에 들어가 기틀 잡고, 매출 만들고, 안정화 시키고
    그럼도 월급은 기존 회사의60% 수준, 언제나 오너들은 약속했습니다
    목표를 이루면 꽃가마 태워 주겠고... 그러나, 항상 오너들은 만족을 못하고
    저 역시 내회시가 아닌데, 내회시처럼 생각하다가 마음에 상처만 받고

    그러는 사이 와이프는 생활고를 이야기하며 불만은 많아지고,
    아이들은 커가고....생활고에 못견딘 와이프도 일하러 나가고.... 점점 가족의 해체를 느끼고 있었는데

    지난해 이맘때부터
    왜 이렇게 사는것인지?
    나는 무엇인가 하는 15살 감수성에 힘겨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와이프하고는 '돈'이외의 대화가 없어지고
    아이들은 엄마의 뜻에 따라 잘 자라주고(아빠의 존재가 없어졌죠)

    이제는 본가 및 처가에 가기도 싫고 가족이라는 굴레에 끌려 다니기도 싫고
    나를 고용한 사람의 욕심에 적당히 대응하며 허수아비 처럼 살고 있습니다

    퇴근하면 가족 누구하고도 이야기하기 귀찮고
    와이프는 적당한 화해를 원하는데.... 적당한 화해에 적당히 받아 주기도 짜증나고
    일면 아이들이 안돼 보이기는 하나
    어차피 나는 가족과는 별개의 사람이다라는 생각에 말 한마디 나누기가 귀찮아지네요
    이런 생활이 1년이 넘어가다 보니
    모두 적응해가는 분위기고
    저는 벌이가 조금만 더 여유 생기면
    집에서 나가 혼자 살고 싶은 생각인데.....

    지난 13년을 정리하는데 30분밖에 안걸리는 얄팍한 인생이네요

    지금 제 상황이 정신병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인지, 갱년기 증상인지?
    아니면 모두가 겪고 있는 상횡이나 너무 제가 예민하게 굴다보니 못 견디는 것인지?
    앞으로 어찌 살아야 할지 모르겠네요

    나이 47에 자아상실 이라니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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