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지난주 금요일 회사에서 회식을 하고 막차 버스를 타고 집근처에 새벽 2시 가까이 쯤 도착했습니다.</p> <p>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았지만 속이 허하고 입안이 깔끄럽고 단내가 느껴져 해장국 한그릇 먹고 집앞에 도착한게 새벽 3시쯤 되었습니다.</p> <p>새벽에 가로등길 인적도 드물고 무인 카메라 돌아가는 소리가 크게 들리는듯한 고요한 침묵속에 담배한대 입에물고 라이터를 키는순간 깜짝 놀랐습니다.</p> <p>인적도 못느꼈는데 바로 제옆에 길가다 한두번 뵈었던 동네할머니 한분이 서계시더군요. 낡은 보따리 같은걸 손에 쥐고 살짝 등이 구부러지신듯이 내민 고개로 또렷이 느껴지는 눈빛..</p> <p>놀란마음 추스릴세도 없이 황급히 발걸음을 옮겨 다섯걸음 떨어져 불을 붙이고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p> <p>집앞까지는 약 20미터 정도 남았는데..</p> <p>거참 희안하게도 내 온몸에 닭살처럼 소름이 확 올라오는 겁니다. 그저 평범한 할머니 신데 이상하리만치 소름이 돋았어요.</p> <p>가면서 뒤를 힐끔 한번 쳐다봤는데 할머니께서 내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쳐다보고 계시더라구요.</p> <p>그냥 대놓고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뭔가 도움이 필요하신건가? 라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이새벽에 덩치 건장한 사람이 가서 말을 걸면 오히려 </p> <p>무서워하실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어 그저 집까지 천천히 발을 떼고 있었습니다.</p> <p>그런데 아까보다 더한 소름이 뒤통수부터 온몸을 저릿하게 할정도로 느껴졌습니다.</p> <p>평소 새벽에 자주 들어가면서 이사람 저사람 다 마주쳐도 이런경우는 없었는데 머리는 괜찮다고 하는데 몸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정도였어요.</p> <p>그저 궁금함에 다시 뒤를 돌아보았는데 그할머니 그자리에 계속 서서 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p> <p>지금 날 쳐다보고 있구나 할정도로 먼거리에서도 느껴질만큼..</p> <p>가슴이 쿵쾅거리면서 저도 모르게 쭈뼛해짐을 느끼고 급히 담배를 끄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p> <p>아내와 아이들 곤히 자고 있는 새벽에 혼자 깨어있는것이 무섭게 느껴질정도로 닭살이 잔뜩 올라와 있더군요.</p> <p>그저 할머니께서 새벽에 어딜 다녀오셨다가 혹은 어딜 가시려는거겠지 하면서 생각하려고 해도 자꾸만 신경 쓰이더군요.</p> <p>다음날 아내와 아이들 데리고 한강에서 바람쐬고 저녁거리 사들고 집에가면서 문득 어제 새벽일을 와이프한테 이야기했습니다.</p> <p>그런데 와이프가 저한테 깜짝 놀랄 말을 하더군요. 그 할머니 를 봤던 장소 앞 빌라3층에 노부부 둘이 사는데 지난달 저녁때 할머니께서 119 구급차에 </p> <p>실려가셨고 이틀전에 돌아가셨다는 말을 놀이터에서 동네 아줌마들한테 들었다구요.할머니 실려가시는거 오빠도 같이 봤지않았냐구요.</p> <p>제가 그때 와이프랑 애들이랑 바람쐬러 잠시 집앞에 나왔다가 누군가119 실려가던걸 멀리서 본적이 있었거든요.</p> <p>할머니 인상착의를 와이프한테 이야기 했더니 그 집살던 할머니도 등이 약간 구부정하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갑자기 와이프도 무섭다고 그런말 하지말라더군요.</p> <p>제가 술마시고 헛걸 본건지...다른분을 착각한건지...그이후로 늦은 시간이면 그쪽말고 돌아서 반대방향으로 옵니다.</p> <p><br></p> <p><br></p> <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