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저 역시 외연 확장을 해야 한다는 김종인의 진단에는 동의하지만 그 방법론에는 절대 동의를 할 수가 없었는데..</div> <div>천관율 기자가 잘 분석했네요.</div> <div><br></div> <div><br></div><span style="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line-height:22px;background-color:#f8f7f7;">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사진)는 야권 주류가 추구하는 의사결정 방식과 리더의 모델을 정면 반박한다. ‘지지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인’ 대신 선거 결과로 평가받는 선지자’를 높이 평가하며 스스로도 그 길을 걷고자 한다.</span> <div><span style="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line-height:22px;background-color:#f8f7f7;"><br></span></div> <div>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line-height:22px;">김종인 노선이 기존 야당 주류 노선과 근본적으로 결별하는 대목은 경제나 대북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여기, 리더에 부여하는 초월적인 지위다. 이 단호한 엘리트주의자의 세계에서 리더는 지지자의 뜻을 따르는 게 아니라 침묵하는 다수의 목소리를 예측한다. 리더가 쓰는 도구는 직감과 관찰과 사색과 지혜와 결단이다. 모조리 리더의 내면에서 일어난다. 그게 정확한 예측인지 외고집인지, 탁월한 결단인지 지지자를 외면하는 독단인지, 미리 알 방법은 없다. 리더의 고독한 판단에 민주적으로 개입할 경로도 막혀 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line-height:22px;"><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line-height:22px;">선거 결과가 리더의 지혜와 결단의 ‘품질’을 사후에 확인해준다고 믿는 이 모델에서 리더란 무엇보다도 ‘선지자’다. 김종인 대표는 자신이 그런 선지자형 리더라고 믿는 것을 굳이 숨기지도 않았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line-height:22px;"><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line-height:22px;">이 세계관은 야권 주류와 결정적으로 충돌한다. “정치 과정에 시민 참여를 확장한다”라는 방향성은 야권 주류가 공유하는 가치다. 문재인 전 대표는 온라인 입당제로 10만 당원 가입을 이끌어내며 시민 참여 노선을 또 한 걸음 밀어붙였다. 하지만 선지자 모델로 보면, 시민 참여의 확장이란 리더의 지혜와 결단에 별 도움이 되지 않으며, 대체로 방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리더가 지혜를 동원해 들어야 할 침묵하는 다수의 목소리와 결이 다르다. 이를 따라가면, 선거는 진다. 그래서 김종인 대표는 ‘지지자의 목소리에 구속받는 정치인’을 그릇이 작은 정치인으로 평가절하한다. 야당 지지층과의 갈등은 필연이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line-height:22px;"><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line-height:22px;">더민주의 고정 지지층은 새누리당 고정 지지층보다 작다. 게다가 더민주는 고정 지지층의 입맛이 까다로워 표 확장 시도가 간단치 않은 정당으로 정평이 나 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line-height:22px;"><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line-height:22px;">김종인식 선지자 모델은 그 문제에 대한 해법 중에서도 하나의 극단이다. 다수 국민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리더가 지혜와 결단력으로 잡아낸다.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기존 지지층은 그냥 무시한다. 총선 막바지, 기존 지지층이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순례에 환호할 때, 핵심 전선을 교란한다며 김종인 대표가 시큰둥했던 장면은 누가 옳았든 간에 아주 상징적이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line-height:22px;"><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line-height:22px;">선지자형 리더십은 특출한 리더에게 거의 초법적인 권한 위임을 요구하는 모델이다. “그래야 이긴다”라는 것이 김종인 체제 8개월이 내놓는 핵심 주장이다. 이것이 민주주의 원리에 맞는가라는 원론적인 질문은 제쳐두고라도, 이 모델은 리더가 오판할 때 제어할 방법이 없다는 중요한 약점이 있다. 2012년부터 양쪽 진영을 넘나들며 치른 전국선거 세 번에서 모두 이긴 김종인 대표는 자신이 충분히 검증받았다고 여긴다. 반면에 절차적 민주주의, 정치 과정의 투명성, 더 많은 시민 참여를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더민주 지지층은 선지자 리더십을 받아들이기가 더 어렵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line-height:22px;"><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line-height:22px;">더민주는 김종인 모델이 해결했다고 주장하는 과제에 대해 ‘선지자 모델을 뺀 해법’을 준비해야 그를 넘어설 수 있다. 아니면 대선이 다가오면 결국 선지자 모델을 대안으로 수용할 수도 있다. 김종인 체제를 겪은 더민주는 그가 한 번도 다녀가지 않았던 것처럼 굴 수는 없다. 이 독특한 리더가 남긴 숙제가 만만치 않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line-height:22px;"><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line-height:22px;"><br></p></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