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로록 불타올랐던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어느새 또 무뎌져 새로운 국면이 시작되는 듯 하다.
지난주 단골 술집에 가면 쥔장과 내가 덩그러니 앉아 술한잔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주는 사람이 많아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 생길지경이다.
늘어가던 마스크 착용자는 이제 눈에 띄게 줄어 잘 보기 힘들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과 형식적인 얼굴내비치기 스킬을 시전하던 금뱃지들을 욕하며
뜨겁게 불타올랐던 여론은 어느 새 사그라들어
그 엄청난 사건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의 변화는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고.
그 결과 새로운 국면을 통해 1년이 지난 지금에도
경제발전이라는 프레임을 국민의 안전보다 더 부각시키려 하는 그들의 모습을 본다.
누군가의 댓글.... 먹고 살기 힘들어질 줄은 알았지만, 살아남기 힘들 줄은 몰랐다....
경제라도 잘 살렸다면 그나마의 비난은 덜하겠으나,
이도 못하고, 저건 덮고, 이건 못 막고, 할 소리 못 할 소리는 가리지 못하고,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상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비단 전염병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 어느 곳에 있어도 국민안전을 위한 원칙이 바로서지 않으면 그러할진대
이 썩은 정치인 나부랭이들은 메르스라는 새로운 국면을 타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들의 또하나의 치부인 세월호를 사용하려하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의 바닥에는 흔히 이야기 하는 '냄비근성'이라는 토대가 있음을 느낀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양, 미친 듯이 한바탕 쏟아내고 나면
한풀이가 끝난 듯 그 결과가 어찌되어 가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은 사라진다.
여론이 들끓으면 근본부터 바로 잡겠다.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
사실을 명확히 밝혀 죄인들의 죄를 묻겠다 날뛰며 쇼잉을 시전하고,
물타기 두어번 뒤엔 지엄해야할 그들의 약속은 흐지부지가 되어버리는데,
거기에 대해 국민의 대다수는 관.심.이.없.다.
그저 새로운 여론을 생성하기에 바쁠 뿐.....
이 나라가 진정 국민을 위한 나라,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 될 수 있는 나라,
정치인들의 약속이 철썩 같이 지켜질 수 있는 나라가 될 때까지
세월호....
이 저주 받은 이름은 잊혀져서는 안된다.
잊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