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표가 영입한 주진형이 페이스북에 글을 링크했네요.
단국대 사학과 심재훈 선생의 글입니다.
이 글은 총선 승리를 위해서 이해찬과 정청래가 조용히 물러나 달라고 주장합니다. 동의합니다. 하지만 조건이 있죠. 주고받아야 합니다.
문재인, 최재성, 김성곤 등 주류에 가까운 인사는 3명이나 불출마했지만, 비주류는 범법자 신학용을 제외하면 불출마가 없습니다. 비주류 여럿이 탈당했으니 불만은 없습니다.
선거 승리를 위해 정청래를 제물로 삼으려면 이종걸도 함께 불출마해야지요. 최고위원이나 원내대표나 급은 비슷합니다. 거기다 이종걸은 공천받아도 승리가 불확실하니 더 젊은 인재를 공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종걸은 박근혜 대통령을 '그년'이라고 했습니다. 충격을 받은 박근혜 대통령이 잊지 못하고 공식 석상에서 거론까지 했습니다. 중도층을 잡으려면 이종걸이 용퇴해야 합니다.
전병헌을 제물로 삼으려면 노웅래도 함께 불출마해야지요. 여기는 전병헌이 급이 더 높습니다. 전병헌이나 노웅래의 허물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은 비슷합니다. 대중이 모르는 이유로 전병헌을 날리려면 역시 대중이 잘 모르는 지저분한 이유가 있는 노웅래도 날려야 합니다. 둘은 중도로 성향까지 비슷합니다. 지도부 생각대로 이 두 명을 날리면 중도층은 더불어민주당에 표를 줄 겁니다.
이해찬을 제물로 삼으려면 박영선도 함께 불출마해야지요. 물론 급은 너무 틀립니다. 어디에다 박영선 따위를. 하지만 김한길과 박지원이 탈당했으니 박영선 정도가 적당합니다. 박영선의 구로을은 정청래의 마포을과 비슷합니다. 밭이 좋아 하자 없는 후보가 나서면 이길 수 있습니다. 구로을은 김기식이 나가면 딱 맞습니다. 뭐하러 마포을로 가서 욕을 먹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네요.
박영선이 불출마해도 전체 선거 구도에서 나쁠 것은 없습니다. 자기 고향 경남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이해찬이 불출마하면 세종시뿐만 아니라 충청도 전체 선거가 어려워집니다. 이해찬이 불출마해야 선거에서 이긴다고 주장하는 신념에 찬 사람들이 알아서 하겠죠.
문재인의 2012년 대선 캐치프레이즈입니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이 말이 전혀 지켜지지 않아 열 받은 겁니다. 이해찬, 정청래, 전병헌, 박영선, 이종걸, 노웅래를 모두 컷오프 하거나 모두에게 경선 기회를 주자는 겁니다.
모두를 컷오프 하거나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것의 선택이라면 이기는 야당을 위한 건설적인 논쟁일 겁니다. 물론 현실주의자인 저는 '이기는 야당'을 위해 모두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쪽입니다.
지금 지도부가 비례 몇 자리 자기 사람으로 채우는 것은 눈감아 줄 수 있었습니다. 중앙위의 비례순위투표를 무력화시킨 것을 모른 체할 수 있습니다. 비례는 항상 지도부의 전리품이었으니까요. 이 지도부는 선출되지 않은 지도부였음에도 눈감아 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민주당 역사에서 컷오프로 이렇게 지저분한 짓을 한 적은 없습니다.
살생부 논란에서 보았듯이 심지어 새누리당도 유승민 등 비박 제거를 위해 서청원, 이인제, 서상기, 김태환, 안홍준 등을 제물로 씁니다. 새누리당보다 못한 인간들 같으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