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늦은 김여사 타령이지만 잠잠해지고 나니 생각나서 끄적여 봐요. <div>내 안에, 내 머리속에 잠재 되어 있던 김여사를 몰아낸 썰 입니다.</div> <div><div><br></div> <div><br></div> <div><br><div>20대 초반에 면허를 딴 여성으로서, 그때쯤 한참 유튜브에</div> <div>핫핫 했던 김여사 동영상을 보면서 ' 나도 저러면 어쩌지 ' 라는 생각과</div> <div>차 처음 샀을 때 친구들이 ' 김여사는 되지 마라' 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제가 저를 비하할 마음도 없고 제 친구들도 걱정돼서 하는 말이니</span></div> <div>그냥 재미 삼아 하는 말이었지요.</div> <div><br></div> <div>그러다 운전한지 1년쯤 됐을 때 차 사고가 났습니다.</div> <div><br></div> <div>대교 타고 올라가는 길이었고</div> <div>저는 1차선, 상대방 차량은 저보다 조금 앞서 3차선에 주행 중이었어요.</div> <div>대교 진입하고 얼마 안돼서 쾅 ..</div> <div>상대방 차량이 차 오른쪽 라이트 부분을 박았고</div> <div>제 차는 중앙선을 넘어 멈췄습니다.</div> <div><br></div> <div>놀란 마음에 파킹 내려놓고 보니</div> <div>할아버지가 핸들을 끌어안고 고개를 푹 숙이고 계시네요.</div> <div><br></div> <div>괜찮으세요? 물었더니</div> <div>정신을 어따 팔아 먹고 다니는거야 xx아 , 삿대질을 하며 내리십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경찰이 왔는데 운 나쁘게도</span></div> <div>대교 중앙 몇미터 차이로 자기 관할이 아니라고</div> <div>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네요.</div> <div><br></div> <div>5~10분 되는 시간동안 차가 중앙선을 넘어서</div> <div>반대쪽에서 오는 차량들도 멈춰서 있고</div> <div>하나 둘 내리시더니</div> <div><br></div> <div>' 여자네 여자 ' , 학생이네 아가씨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다 나를 안쓰러운 눈으로 쳐다봅니다.</span></div> <div><br></div> <div>경찰서에 가서도</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저는 직진을 하고 있는데 상대방 차량이 좌회전 하듯이 팍 들어왔어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하니까 어이 없다며 웃으시네요 ㅠㅠ</span></div> <div><br></div> <div>블랙박스 메모리를 꼽았는데 인식이 안되니까,</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저기요 여자분, 이거 마지막으로 언제 켜봤어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물으시는데 다 내 잘못 같습니다..</span></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블랙박스는 결국 켜지지 않았고, 우물쭈물 자리에 앉아서 어찌해야 하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차 사고 났을 때 경황이 없어서 잊고 있었는데</div> <div>할아버지가 막 삿대질 하고 욕 하니까</div> <div>제 차 뒤에서 쫓아오시던 아저씨가 대신 나서서 따져주셨거든요.</div> <div>뒤에서 다 지켜봤는데 그쪽이 잘못한 거 맞다구</div> <div><br></div> <div>감사하게도 연락처도 교환해주셨는데, 블박이 먹통이라 하니</div> <div>일 제쳐두시고 경철서 까지 와주셨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알고보니 상대방 할어버지는</div> <div>대교 옆 사이길로 우회전하고 빠져 나갈 참이었다가</div> <div>담배 불 붙이느라 잠깐 하는 사이 가드레일을 박고 놀래서 핸들을 꺾었다네요.</div> <div>가드레일에 한번 꽝 , 제 차에 꽝 두번 충돌이 있었던지라</div> <div>제 잘못이라고 생각 했었나봐요.</div> <div><br></div> <div>2차 사고로 접수돼서 상대방 100% 과실로 끝났어요.</div> <div>여기까지는 뭐 있을 수 있는 사고였고 다친 사람이 없어 다행이지만</div> <div>사고 후 제 머리속이 굉장히 복잡했습니다.</div> <div>사고 난 자리에서도 경찰서에서도 위축 됐던 제 모습이 창피해서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왜 내 잘못이 아니라고 큰 소리 내지 못했을까.</div> <div>안전운전 방어운전 생활화 한다고, 모범 운전자라고 나름 자부심을 느끼고 살았는데</div> <div>왜 그 상황에서는 내 잘못인가? 하고 위축 됐을까.</div> <div><br></div> <div>거진 한주동안은 내내 생각 했어요.</div> <div>저의 생각들을 더디게 짚어 짚어 올라가보니</div> <div>제 마음속에, 제 머리속에 " 여자는 남자보다 운전을 못 해 " 라는 생각이</div> <div>아주 미미하게 나마 뿌리를 내리고 있었더라구요.</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래서 김여사 동영상을 보고도 남일이라, 개인의 잘못이라 생각하지 못했고</div> <div>운전 면허를 따고 싶다는 엄마의 말에</div> <div>김여사 동영상이 떠올라 ' 엄마는 안돼 ' 칼 같이 잘라 내기도 했었더라구요.</div> <div><br></div> <div>지금은 그래봤자 몇년 차 안되는 초보 티 갓 벗은 여성운전자 이지만.</div> <div>신호 잘 지키고, 운전하기 전 날엔 맥주 한모금 안하고.</div> <div>양보 잘 하는 모범 운전자 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후에 외제차랑 사고 났을 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내 차가 얼만지 알아? 이정도 선에서 끝내</span></div> <div>하는 아저씨에게 ' 나는 잘못 없으니 경찰불러 ! ' 소리도 쳐봤습니다ㅎㅎ</div> <div>알고보니 음주운전ㅎㅎ</div> <div><br></div> <div>이제 저희 엄마는 이제 운전 1년차 되셨구요.</div> <div>집앞에서 주차 좀 해달라고 ㅋㅋ 귀찮게 하긴 해도</div> <div>차 타기 전에 양옆뒤아래 고양이 한마리라도 있을까 살펴보는</div> <div>귀여운 엄마도 김여사가 아닙니다.</div> <div>혹시나, 사고가 나더라도</div> <div>저는 엄마를, 나를 김여사라고 부르지 않을거에요.</div> <div><br></div> <div><br></div> <div>도로 위에 남자 여자 없습니다.</div> <div>개와 사람만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div> <div><br></div> <div>'김여사'는 분명히 존재하지만</div> <div>혹여나, 길 위에 차고난 차량 차주가 아주머니라면</div> <div>'김여사' 라고 확정지은 시선으로 쳐다보진 않았는지</div> <div>남여를 떠나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div> <div><br></div> <div>다들 안전 운전하세용~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