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적이었던 아빠
늘 돈이 없었던 아빠
좋았던 기억은 생각안나고 항상 화가난 얼굴만 떠오르는 아빠
엄마가 마흔에 암으로 돌아가신것도
아빠 때문이라며 아빠가 엄마를 그렇게 잡아먹어서
돌아가신거라고 항상 원망하며
미워했던 아빠
항상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신랑아닌 신랑을 만나자마자
한번의 고민도없이 신랑에게로 도망쳤죠
미웠던 아빠의곁에서
지독했던 가난으로 부터
그렇게 도망치다시피 부산에서 인천으로 온지
어느덧 십년
그 십년동안 아빠는 세번 만났어요
외삼촌 돌아가시기전 부산에서 한번
할머니 돌아가신날 강원도에서 한번
아빠 환갑때 한번
그것 말곤 정말 전화한통 안했어요
간간히 오는전화도 피하거나
피하지못할땐 형식적인 안부인사나 하며
그렇게 지냈죠
시간이 흐르니 원망은 사그러 들었지만
그냥 귀찮아졌어요
초반에 돈좀 빌려달라는 말에
돈 없다며 냉정히 끊고 한동안 전화를 안받았더니
그 뒤론 그런말 안하더라구요
그래도 언니에게 아빠의 소식은 자주 들었었죠
차사고를 크게내서 수리비가 많이든단다
아빠 이빨이 다 빠져서 이빨해드려야겠다
모르쇠 했어요
난 모른다고 .
혼자 벌어 혼자 사시면서 왜 돈이 없냐고..
짜증을 내며 자꾸 돈 얘기할꺼면 전화 하지말랬죠
결국은 언니가 여기저기 빚내서 차도 새로 해드리고
이빨도 해드리고
아빠 빚잔치 하시라고 빚내서 돈도 해다드리고 하더라구요
자기도 힘들면서 왜 저렇게까지하나
한심하기도 하고 아빠의 무능력에 다시한번 화나고
그렇더라구요
2주전 언니한테 전화가 왔었죠
아빠 안색이 너무 안좋으니까
이번 설에는 무조건 내려오라고
부탁이 아니고 명령이라며 한껏 화가난 목소리로
통화를 했어요
짜증섞인 통화를 끝내고 좀 찜찜해서 아빠한테 전화했죠
목소리에 힘이 없긴하더라구요
배탈이나서 힘이 없데나..
소간을 드시고 부터 자꾸토한다고 하더라구요
그 말에 그냥 몸관리 잘해라고
병원가보라고..
설거지 중이라 형식적인 대화만 2분정도 하고
끊었죠
그게 마지막 통화였는데
이튿날 아빠의 사망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영정사진으로 근 3년만에 다시 뵈었죠
아무도 없는 그 방에서
홀로 쓸쓸히 돌아가셨습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직접 머리맡에 보험증서를 올려두고
스스로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려덮으시면서
얼마나 두려우셨을까요
나 백수된거 말했으니 암때나 전화해도 됐을텐데
새벽시간도 상관없는데 몸이 이상하다고 전화한통만 해주시지
홀로 쓸쓸히 돌아가셨습니다
사망시각도 몰라요..
장례가 시작되고 발인이 끝날때까지
전 눈물한방울 흘리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제를 지낼땐 정말 눈물이 터질뻔했지만
그것또한 꾸역꾸역 참았습니다
난 그런 눈물조차 흘릴 자격이 없었으니까요
가난하고 늙은 아빠가 귀찮다고 팽개친
나쁜년이었으니까요
세상에 이런 딸이 있을까
이렇게 나쁜딸이 있을까
남보다 못한 이런년이 세상에 또있을까
집에 돌아와 난 또 아무렇지 않은듯
늘 같은 일상을 맞이하며
하루하루 보내는데 왜 이렇게 가슴이 찢어지는지
병신같이 아빠보낼땐 흘리지않은 눈물을
이제서야 터트리는지
왜 이렇게 숨쉬는게 힘이드는지
언니가 늘 말하던 후회라는게 이것인지
그깟 돈이 뭐길래
난 가족을 버리고 아빠도 버린건지
나같은게 더 살아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아빠 미안해요 그 말을 수십번 외치고 혼자 울고후회해봤자
아빠는 이미 없는데
난 도대체 뭔지 뭐하는 인간인지
내일이 되면 또다시 의미없는 댓글을 달고 병신처럼 깔깔거리고 티비보며 처웃고
또 그렇게 살겠죠
나란년은 또그렇게 하루하루 보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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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7/01/22 20:35:38 124.49.***.41 로아커가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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