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는 다양한 집단에 대한 혐오를 품고있습니다. 진보, 전라도, 여성, 저소득층, 장애인 등.
그리고 이들은 인터넷의 익명성 뒤에 숨어 이러한 혐오를 마음껏 표출하며 낄낄댑니다.
이유는 뭐 다양할 수 있지만 주로 감정적, 자존감적인 부분이 아마 큰 지분을 차지하겠죠.
남을 혐오하고 깎아내리고 인간쓰레기로 매도하면 자기보다 못한 인간이 하나라도 늘어나는 셈이니까요.
어쨌든 중요한 점은 이런 노골적인 혐오를 일삼는 집단 중 규모가 있는 것은 일베 정도고,
그렇기에 그들은 그 혐오표출에 대한 꾸준한 비판과 멸시를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나 일베합니다'라고 밝히고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없죠.
그런대 지금 메르스갤과 일부 여초커뮤니티가 이 혐오의 물결에 동참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논리를 내세워 자신들을 정당화합니다. '일베가 먼저 했으니 상관없쟎아?'
이게 얼마나 말이 안되는 논리인지는 일단 차치하고(유영철이 여자들 죽였으니 난 남자들 죽일래!와 같은 논리)
이 논리의 위험한 점은 혐오의 확산을 긍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베가 여성을 혐오하니 난 남성을 혐오하겠다.
그런데 일베가 여성만 혐오하는건 아니죠. 진보. 전라도. 저소득층. 장애인.
그들의 논리에 따르면 이러한 부분들에 있어서도 그 잘난 '미러링'을 시행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보수에 대한 혐오. 경상도 및 타 지역에 대한 혐오. 고소득층에 대한 혐오.
이러한 부분들이 모두 '미러링'이니 '혐오에 대한 혐오'라는 ㅄ같은 프로파간다 하에 자행될 수 있는 거죠.
혐오는 전염성이 있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에게 쾌락을 안겨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게 혐오는 마약과도 같죠. 내가 제일 병신인줄 알았는데 더한 병신이 생기는거니까.
지금 메르스갤의 논리에 따라 보수 혐오, 경상도 혐오, 고소득층 혐오 사이트들이 나타나고
이들로 인해 인터넷상에 혐오가 일파만파 퍼져나갈 경우, 가장 이득을 보는 것은 결국 일베입니다.
이전에는 혐오의 근원이자 유일한 대표로서 혼자 윤리적인 뭇매를 얻어맞아왔다면
이제는 수많은 혐오사이트 중 하나, one of them이 될 뿐이니까요. 정당성을 부여받는 셈이죠.
부디 기본으로 돌아갑시다. 혐오는 바람직한 감정이 아니고, 일반화된 혐오는 사회악이라고까지 볼 수 있습니다.
혐오가 주는 쾌락에 빠져 황홀경에 허우적대는것도 자유라면 자유겠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야합니다.
지금도 트위터 등지에는 똑같이 혐오뽕맞고 허우적대지 않는다는 이유로 오유=일베를 외치는 작자들이 많습니다만
혐오를 합리화하고 그 확산을 방관함으로서 가장 일베를 이롭게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