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날에<br>오토바이는 바로 서기가 힘들다.<br><br>뒤 따라 오는 차가 없는지<br>사이드 미러 한 번 볼때 마다 아찔하다.<br><br>조물주께서 생명을 지켜주신다는 것이<br>순간마다 피부에 와닿는다.<br><br>배달을 마치고 기름 냄새나는<br>빈가방을 들고 승강기를 탄다.<br><br>1층이 다와갈 때 즘에 한 번 멈춘다.<br><br>이쁘고 작은 아이가 귀여운 우산을 들고 탄다.<br>아이 엄마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숫자판만을 향해 선다.<br><br>아이는 신기한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며 외쳤다.<br>"햄버거다!"<br><br><br>내릴 때가지 아이는 나를 신기한 듯이 바라보았다.<br>하지만 나는 햄버거가 아니다.<br><br>분당 100원의 목숨이라지만<br>나는 햄버거가 아니다.<br><br><br>건당 400원에 기쁨을 누리지만<br>나는 결코 햄버거가 아니다.<br><br>시동을 걸고 돌아가는 길에 자꾸 그 아이의 말이 떠오른다.<br>나는 햄버건가?<br><br>붉은 헬멧 속에 30이 넘은 햄버거가 서럽게 달린다.<br><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