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많은 분들이 응원하고 있긴 한데, 저 필리버스터 자체는 솔직히 좀 슬픈겁니다.
[시간끌기]라는 목적으로 되는 것이거든요.
왜 시간끌기를 하냐를 봐야겠네요.
첫째로 필리버스터는 예전까지 진행된적 있던 국회의 [직권상정]에 대응한 권한입니다.
지금의 필리버스터 역시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으로 시작한거구요.
문제는 직권상정에 대한 상황은 한나라당이 밀어부쳤던 국회선진화법에서 그 권한이 감축되었지요.
과거에는 진짜 다수당이면 밀어부칠수 있었는데 현재는 직권상정을 하더라도 필리버스터를 거친후에 투표를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국회의장은 위기상황으로 판단하고 직권상정을 밀어부쳤죠.
그래서 필리버스터 와중에도 자꾸 저 직권상정에 대한 지적질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마 저게 적법한 권리발동이냐는 필리버스터와 별개로 계속 관심가져야 할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실질적으로는 새누리당의 다수당 표결을 이길순 없어요. 따라서 저 상황은 아마 형민우씨의 만화 프리스트에 나오는 대사처럼
[힙겹게 관뚜껑을 붙들고 있는 상황]
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결국 악마가 튀어나오듯 저 표결은 닥쳐오게 되어 있어요. 단지 그걸 최대한 막고 있는 상황이죠.
둘째로 중요한 부분, 속전속결이 정답이 아니다. 라는 것을 인식시켜야 합니다.
현재 정부와 여당쪽 모두가 [처리할 일이 많은데 이렇게 발목잡아서 되냐]라는 논조를 하는데 이게 글러먹었죠.
실속도 없는 법안 많이 만들라고 말한적 없습니다. 많이 하라고 한적 없습니다.
역사에 관심 있는 분은 알겠지만, 세종대왕이 막 즉위했을 무렵 토지제도는 기존 고려시대의 것에서 크게 바뀌지 않았었죠.
하지만 이가 문제 있다고 인식한 세종대왕은 1428년에 과거문제로도 이를 내는듯 관심을 가졌고. 통계포함한 지속적인 수정을 해오고
그런것이 정리된 [공법]을 시행한건 1441년, 약 법안 하나를 위해서 13년의 심사숙고를 거칩니다.
제대로 된 완성을 위해서 13년의 심사숙고를 거칩니다.
무려 왕권시절에요. 그 분이 혼자 밀어부쳐도 뭐라 하기 힘들텐데도 그렇게 오랜시간을 거칩니다.
그럼 더 많은 사람 더 많은 의견을 조율해야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런 토론과정을 [시간끌기]라고 하는것
아 물론 시간끌기는 맞습니다.
문제는 정상적인 토론이나 합의를 본게 없이 예전 날치기 마냥 직권상정해버리니까 그거 표결 안가려고 하는거 맞습니다.
정상적인 과정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그게 과연 사안에 맞는것인가, 권리의 적절한 사용인가 이에 대한 문제도 제기할수 있는데
이 필리버스터를 진짜 [시간끌기다]라고 욕하는게 맞는지 참 슬픈 일이네요.
덧. 저는 선거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법안 하나하나를 나서스 Q파밍하듯이 한땀한땀 시간들여 만들고, 그런 문화가 자리 잡는다면
한국에서 법을 존중하고, 그만큼 시민문화가 발전하고 국회가 발전하는 방향이라고 봅니다. 이번 필리버스터를 통해서 법에 대한 상정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말고 신중하게 되는 문화가 되고, 또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