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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nimal_66386
    작성자 : 바나나
    추천 : 5
    조회수 : 518
    IP : 210.223.***.38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3/10/21 01:53:55
    http://todayhumor.com/?animal_66386 모바일
    새끼 고양이
    <div>1. </div> <div>토요일 오후 </div> <div>집을 나서는데 아버지께서 대문에 서서 무언가를 쓰다듬고 계셨다.</div> <div>다름아닌 새까만 새끼 고양이.</div> <div>동네 떠돌이 개한테 물려 죽을 뻔 한 걸 구해냈다고 한다.</div> <div> </div> <div>물던 개를 쫒아내자</div> <div>풀숲에 들어가서 덜덜 떨고 있는 걸 주웠다고...</div> <div> </div> <div>아버지 왈 "근데 쌔까매서 못생겼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2.</div> <div>귀가해서 계단을 올라가는데 </div> <div>계단에서 처절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린다.</div> <div> </div> <div>'아까 그 놈 인가?'</div> <div> </div> <div>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찾아보니 </div> <div>어느 귀퉁이 멀리서 울어대고 있다.</div> <div> </div> <div>'어미가 찾아가겠지..'</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3.</div> <div>늦잠을 질펀하게 자고 점심으로 라면을 먹다가</div> <div>고양이는 뭐라도 먹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 </div> <div>내려가는 소리가 나자마자 울어댄다.</div> <div> </div> <div>한시간쯤 쪼그려 앉아 멸치로 유혹하니</div> <div>손바닥에 얼굴을 비벼댈 만큼 친해졌다.</div> <div> </div> <div>아웅 아웅 아웅 아웅 ... </div> <div> </div> <div>'고양이는 멸치 먹을때 이런 소리를 내는구나'</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4.</div> <div>퇴근길에 고양이 장난감을 샀다.</div> <div> </div> <div>고탄성 철사에 쥐모양 술이 달린 고양이 장난감.</div> <div>예상대로 엄청 잘 논다.</div> <div>동영상을 찍고 한참을 더 놀다보니 흥미를 잃었는지 시큰둥하다.</div> <div> </div> <div>'망할놈.. 8천원이나 주고 샀는데'</div> <div> </div> <div>어머니께 동영상을 보여주니 그 모습이 신기한지 깔깔 웃으신다.</div> <div> </div> <div>역시 사람이나 동물이나 새끼는 미소를 띠게 만든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5.</div> <div>저녁 식사시간</div> <div>부모님도 고양이와 많이 친해지셨다.</div> <div>1층 공장에다 깔아놓은 수건에서 한참을 자다가 일어나기도 하고</div> <div>어머니 앞에서 몸을 뒹굴뒹굴 굴리기도 하고</div> <div>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신발에 몸을 비빈다고 하신다.</div> <div> </div> <div>고양이 장난감을 어디 매어놓으니 </div> <div>자기 혼자 앞발로 툭툭 치기도 하고, 물어 뜯기도 하고 </div> <div>생 난리를 피운다고 웃으며 말씀하신다.</div> <div> </div> <div>"근데 쟤 어미는 안올껀가봐."</div> <div> </div> <div>어머니도 헤어지기는 싫으신 모양이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6.</div> <div>어머니께서 고양이 사료를 사오셨다.</div> <div>아주 그냥 우드득 우드득 소리를 내면서 잘 먹는다고 하신다.</div> <div> </div> <div>"근데 고양이가 새끼때부터 이빨이 있니?"</div> <div> </div> <div>알 수 없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7.</div> <div>처음 올 때 계단도 못 오르던 고양이가 50센치 점프를 한다.</div> <div> </div> <div>'좋아. 너를 우리동네 개 잡는 고양이 왕으로 키우겠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8.</div> <div>출근하는데 유난히 고양이가 울면서 들러 붙는다.</div> <div>마당에 차 바퀴밑에 들어가길래 소리를 질러서 쫒아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9.</div> <div>토요일</div> <div>아버지는 체육대회, 어머니는 지인 결혼식, 나는 데이트 때문에 모두가 집을 비웠다.</div> <div> </div> <div>그리고 저녁. </div> <div>체육대회에서 술한잔 드시고 온 아버지의 전화</div> <div> </div> <div>"고양이가 죽었어"</div> <div>"마당 한가운데 누워있더라"</div> <div>"왜 죽었을까? 개가 또 물었나?"</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나는 그날 밤 우리집 계단을 오르는 꿈을 꿨다.</div> <div>고양이는 계단에서 기다리다가 나에게 울어댔고</div> <div>나는 손을 뻗어 고양이를 쓰다듬어 주었다.</div> <div>고양이는 얼굴을 비벼댔고</div> <div>밥을 줘야겠다는 생각에 </div> <div>어머니가 사온 먹이를 가지러 가는 순간 잠에서 깨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일요일 </div> <div>1층에서 아버지 일을 도와주었다.</div> <div> </div> <div>"그놈도 있다 없으니까 허전하다."</div> <div>"이렇게 일하고 있으면 옆에서 자꾸 귀찮게 했는데..."</div> <div>"..."</div> <div>정 많은 아버지는 더이상 말씀이 없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10.</div> <div>산 사람에게 누군가의 죽음이란 그렇다. </div> <div> </div> <div>떠난 자를 살아서는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아쉬움과 허전함을 </div> <div>남겨진 사람에게 안겨준다.</div> <div> </div> <div>남겨진 사람은 멀쩡히 살다가도 떠난 것들과 함께 했던 일들이 생각나면</div> <div>아쉬움과 허전함이 마음 한쪽이 먹먹해 진다.</div> <div> </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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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21 02:20:19  211.234.***.142  버터킴  344739
    [2] 2013/10/21 03:33:46  211.36.***.184  No.995999168  456501
    [3] 2013/10/21 14:06:07  121.147.***.249  안주는농어로  334298
    [4] 2013/10/21 15:09:48  121.145.***.89  앙웅뭉  227122
    [5] 2013/10/22 08:33:40  110.76.***.80  용녀와고등어  209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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