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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cyphers_858
    작성자 : 가을귓
    추천 : 0
    조회수 : 659
    IP : 222.102.***.153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1/10/28 23:10:18
    http://todayhumor.com/?cyphers_858 모바일
    이거 아직 모르는 분들 많으시더군요. 그래서 팁
     메이 헌팅턴, 그러니까 스텔라는 원래 웨슬리 슬로언하고 부부사이였어요. 둘 다 미국에서 살고 있었지요. 세계 1차 대전이 터지고 초기에는 중립 무역으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던 미국이 과거 독립전쟁 때 프랑스의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한 여론과 독일의 잠수함이 미국 상선을 침몰시키자 대규모 참전을 결행했어요. 당시에 웨슬리는 장군까지는 아니고 장교정도였는데 그의 전투 철칙은 언제나 최전방에서 전황을 이끄는 전략가였어요. 덕분에 웨슬리가 이끈 부대는 전과를 많이 올릴 수 있었고 그의 공훈도 늘어났지요. 
     그러나 웨슬리는 알고 있었을 까요? 그의 옷깃에 훈장이 달릴 때마다 그녀의 가슴에는 못이 박히고 있었다는 것을. 그 이에게는 미처 말하지 못했던 뱃속의 아이를 쓰담으면서 애써 진정하려고도 해보고 그에게 편지를 쓸 때마다 눈물을 훔치고는 했지만 항상 돌아오는 답장은,

    '...... 사랑하는 여보. 당신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나와 옆에 서 있는 전우들 모두 미국의 아들인 것을! 그들에게도 눈가를 붉히는 연인과 애닳는 어머니가 있을 텐데 어찌 나 혼자 비겁하게 도망칠 것이오.......' 

     이런 식이었어요. 그녀는 결국 심각한 우을증에 시달리게 되었고 뱃속의 아이 때문에 함부로 약을 복용하지도 못한채로 나날이 병들어갔어요. 

     마침내 전쟁이 끝나고 웨슬리는 장군이라는 직책을 달고 금의환양을 했어요. 얼굴에 자잘한 상처가 생겼지만 바로 옆에서 두 다리와 한 팔이 없어도 고국에 돌아온 것에 감사하며 눈물을 흘리는 상이 군인이 있는데 이쯤이야 뭐 별거 겠어요.  하지만 그녀는 웨슬리의 뺨에 난 상처를 보듬으면서 울꺼에요. 그녀는 그렇게 상냥하니까요. 사실 그녀는 결혼하기 전에는 천문학자로서 유망한 학자였는데, 당시 별볼일 없던 무명 하급장교인 웨슬리와 결혼을 하면서 모두포기했던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던 그는 이제야 비로소 아내 앞에서 가슴을 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집에 돌아오니 반기는 것은 사람의 온기가 없는 싸늘한 냉기와미처 부치지 못한 편지뭉치가 놓여져 있었어요. 
    '..........여보 나 아이가 생긴 것 같아........ 그런데 이걸 보면 당신 맘이 밍숭맹숭하면 어떡해. 아마 이 편지는 못보낼꺼야.'
    '.......아이에게 오리온이라는 이름을 붙여 줄려고 해. 내 성이 헌팅턴이잖아........... 그런데 딸이면 어떡하지?. 아, 이런 사소한 고민에 빠질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영원이라면.'
    '.........여보 보고싶어........ 아이가 무서워하는 것 같아. 괴로워....'
    '오리온이 갔어.... 나 당신과 만나기전에 발령이 났던 그 곳으로 갈꺼야. 거기선 오리온을 더 가까이서 볼 수 있겠지............. 그 아이는 어떻게 생겼을까.'

     전장에서 수많은 죽음을 보았던 그는 이정도에는 울지 않은 것일까요? 그는 묵묵히 편지를 접어 가슴에 넣고는 스러져가는 집을 청소했어요. 자신이 떠나기 전에 보았던 그대로 정리한 그는 망설이지 않고 가슴에 달리는 훈장을 모두 떼서 버렸지요. 그 날로 미군 역사상 가장 빠른 진급과 빛나던 모략, 그리고 병사들에게 무한한 지지를 받았던 장군은 퇴역했지요. 그는 곧바로 그리니치 천문대로 날라갔어요.


     무작정 영국으로 온 스텔라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어요. 프랑스와는 달리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않은 영국이지만 경제는 휘청휘청 위태했고 실업자들이 쏟아져 나왔어요. 전직 천문학자이긴 했지만 천문대에서는 제정신이 아닌 그녀를 받아줄 여력이 없었고 그녀가 청춘을 바치며 배웠던 학문은 당장 끼니를 해결해 주지 못했어요. 보다못한 천문대에서 일하고 있던 그녀의 옛친구가 도와줘서 길거리 방문 판매원이라는 일자를 겨우겨우 얻었지요. 그녀는 매일매일 물건을 들고 팔러 다녔지만 헤픈 웃음만을 팔고 모욕과 멸시를 사왔지요. 밤이되어 다락방에 아픈 몸을 뉘울 때면 항상 아기를 찾아 하늘을 바라보았지만 런던의 하늘은 별이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요 다들 알다시피 그녀는 나중에 안타리우스에 의해서 강화인간이 되었지요. 그 때에 제정신이 아니었긴 했지만 그녀는 만약 제정신이었다고 해도 밤하늘의 별자리를 보기 위해 기꺼이 강화 수술을 받았을 것이에요. 

     나중에 웨슬리 슬로언이 그녀와 마주쳤을 때에 둘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요. 웨슬리는 죄인인 자신이 그녀가 강화인간이 되어 과거의 기억을 잃고 스텔라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사는데 방해할 권리따위는 없다고 생각을 했고, 그녀는 자신이 그와 아이를 잊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모두를 위하는 일이라 여겼으니까요.  그래요 이게 웨슬리와 메이 헌팅턴, 아니 메이 헌팅턴이었던 스텔라 둘의 이야기에요.
    가을귓의 꼬릿말입니다
     사실 스텔라가 영국에 건너 갔을 때  정말 고생 했던 점은
    피쉬, 칩스, 피쉬 앤 칩스를 돌려가며 먹어야 했던 것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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