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5월 9일</div> <div><br></div> <div>이제 겨우 마흔살이 된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갖고 지켜본 이래 가장 이상한 대선을 치루려고 하고 있다.</div> <div><br></div> <div>특히 한번도 정당에 가입한적 없는 나로서는 정치에 관심을 가진 이래 어떤 정당을 지지한다는 것은</div> <div><br></div> <div>그 정당의 기조에 동조하거나 정책에 동참하기 때문에 아니라, 그냥 차악을 선택하기 위한 것일뿐이었다.</div> <div><br></div> <div>좀더 노골적으로 말해보면 나는 인간 노무현은 좋아했지만,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진심으로 지지한적은 한번도 없었다.</div> <div><br></div> <div>민노당과 통진당도 마찬가지였고, 최근에 정의당에는 관심이 좀 갔지만, 결국 정의당도 내가 원하는 정당은 아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것은 한국정치의 필연적인 결과물이었다.</span></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좀 시니컬하게 말하자면 한국 민주주의는 그냥 김대중이 멱살잡고 하드캐리 한거다. </span></div> <div><br></div> <div>민주주의에 자기 인생을 걸었던 정치인 김대중. 단 한명이 만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pan style="font-size:9pt;">기형적이다.</span></div> <div><br></div> <div>한 사람이 만든 가치가 한나라의 정치를 모두 바꿀 수 있을까?</div> <div><br></div> <div><br></div> <div>많지도 적지도 않은 나이를 먹으면서 내가 보아왔던 정치란 타협과 공존을 핑계로 한 협잡과 거래의 현장이었고,</div> <div><br></div> <div>진보이건 보수이건 상관없이, 모두가 현실정치의 모멘텀에 뭉개져버릴수밖에 없는 그런 것이었다.</div> <div><br></div> <div>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당했을때 그 생각은 확고불변의 법칙으로 변하여 내 가슴 어딘가에 콱 박혀버렸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리고 10년동안 나는 민주당을 미워해본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왜냐하면 아무런 기대도 없었기 때문이었다.</span></div> <div><br></div> <div>민주당의 어떤 정치인도 내 마음을 울리지 못했다. </div> <div><br></div> <div>나같은 사람들이 그 때쯤 등장한 안철수에 환호했던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div> <div><br></div> <div>심지어 지난 대선에서도 나는 문재인이 꼭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div> <div><br></div> <div>그저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안되는 이유만을 발견했을 뿐이었다. 그래서 표를 던졌다. 문재인을 원했던 것이 아니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나는 민주당에 관심이 없었다. 그 어떤 애증도 없었다 </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내가 민주당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것은 문재인이 당대표를 맡은 이후였다.</span></div> <div><br></div> <div>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span style="font-size:9pt;">정치면의 기사를 찾아읽게 되었다.</span></div> <div><br></div> <div>누군가에 대한 분노가 커져가면서도 아무런 대안을 찾아내지 못했던 지난 날들과 퍽 대비되는 시간이 있었다.</div> <div><br></div> <div>대안이 있었다. 가슴이 뛰었다.</div> <div><br></div> <div>내가 원하던 정치를 안철수가 아니라 문재인이 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내가 혐오하던 정치를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의 당이 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민주당이 정당개혁을 했냈다. </div> <div><br></div> <div>총선에서 승리했다. 새누리당을 이겼다.</div> <div><br></div> <div>박근혜를 탄핵시켰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몇번이나 되물었다. 이게 가능한가? 어떻게 이게 가능했지?</div> <div><br></div> <div>이렇게 쉽게 되는 걸 왜 지금까지 아무도 못했지?</div> <div><br></div> <div>쉽게 된 것이 아니었다. 힘들고 어려워도 한것이다.</div> <div><br></div> <div>비난하고 훼방을 놔도 한것이다. 명분이 있으니까.</div> <div><br></div> <div>내가 원했으니까. 국민이 하라고 했으니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가 정치를 안 이래 처음으로 정치인들이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div> <div><br></div> <div>내 목소리가 묻히지 않고 있었다. 내 표가 역할을 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민주주의다. 아... 민주주의구나.</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생전처음 격어보는 이 민주주의에 어지러움을 느낀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민주당'의 후보가 지지율 1위다.</span></div> <div><br></div> <div>'민주당'의 후보를 보수정당과 진보정당이 견제하고,</div> <div><br></div> <div>'민주당'의 후보 때문에 보수정당이 단일화 논의를 하고 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난 스무살이 된 이후로 가장 이상한 선거를 치르게 될 것 같다.</div> <div><br></div> <div>누군가를 원하지 않아서 찍는 선거가 아니라, 누군가를 원해서 찍는 선거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정말 이상하고, </div> <div><br></div> <div>지극히 정상적인, </div> <div><br></div> <div>그런 투표를 말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