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本 조사관 12명뿐   첫 격리 64명 조사도 벅차   전파력 파악은 엄두도 못내   WHO 홈피 등서 정보얻어   복지부 예산 96% ‘복지’에   보건예산 美 CDC의 5%뿐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방역에 계속 허점을 드러낸 것은 무관심과 외면으로 일관했던 보건의료정책 구조에서 주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 예산의 96%가 ‘복지’에 쏠려 ‘보건’ 분야는 제대로 된 정책을 집행하기조차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감염병을 책임지는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는 물론 주요 해외감염병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현지에 역학조사관을 파견하는 선진국과 달리 인터넷으로 정보를 수집해 왔으며, 국내에 감염병이 유입돼도 10여 명에 불과한 역학조사관이 감염 원인과 경로를 파악하는 등 촘촘한 방역망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방역 실무자들도 인력과 예산 탓만 하며 철저한 방역에 대해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8일 감염학계 등에 따르면 국내 보건의료시스템으로는 최초 메르스 감염사례가 발생했을 때부터 제대로 된 대처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우선 현재의 질병관리본부에서 감염병 관리를 책임지는 감염병관리센터의 전체 직원은 70명이다. 전체 직원도 318명(정직원 기준)에 불과하다.   특히 감염경로를 조사하는 역학조사관이 포함된 역학조사과는 행정직을 포함해도 12명뿐이다. 메르스 첫 환자를 인지한 뒤 격리 대상자였던 64명을 제대로 조사하기조차 어려운 인원이다. 추가인원은 대부분 계약직으로 고용한다. 직원이 1만5000여 명에 달하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현저히 대비된다.   국내 보건의료 예산은 복지에 가려 외면받고 있다. 복지부 전체 예산 53조4000억 원 중에 보건의료 예산은 4.3%인 2조2800억 원에 그친다. 감염병 관리를 책임지는 질병관리본부의 예산은 올해 기준, 5664억 원에 불과하다. 이는 100억 달러(약 11조550억 원)에 달하는 미국 CDC의 5% 수준에 그친다.   인력도 복지부 전체 인원 764명 중에 보건의료분야는 3분의 1이 안 되는 250명이다. 질병관리본부·보건연구원·국립병원 등 산하기관까지 합하면 인원수가 크게 늘지만 대부분 계약직이다. 이는 부실로 이어졌다.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에 대한 주요 정보를 그동안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질병통제센터(ECDC), 미국 CDC 홈페이지 등에서 얻어왔다. 선진국처럼 최초 감염병 발생지역에 조사관을 파견해 감염 경로나 전파력 등을 파악하는 것은 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최근 질병관리본부에 야생진드기에 대해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예산과 인력이 없어서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며 “현재의 구조 속에서 훌륭한 방역시스템 자체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말했다.  인력과 예산 탓만 하면서 감염병 예방 체계에 손을 놓았던 질병관리본부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어 보인다. 질병관리본부의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제대로 된 감염병 대응 매뉴얼도 갖추지 못했으며, 직원 절반 정도는 부실한 매뉴얼조차도 숙지하지 못했다.   또 질병관리본부 직원의 절반 이상이 우리나라가 감염병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평가했지만, 메르스가 국내에 발생할 것이라고 인지한 직원은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권 기자 [email protected]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인력 예산....... 

아....할말이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