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11일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옛 한나라당 시절 수억원대의 총선 공천헌금이 일상적으로 오갔다는 내용을 언급해 또다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혹스러워하면서 “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혼자 살겠다고 당을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div align="justify"></div>홍 지사는 2011년 6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데, ‘돈 전달책’으로 지목된 윤아무개 경남기업 부사장은 이 돈의 성격을 ‘2012년 총선 대비 공천헌금’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이를 부인하면서 “(2004년) 17대 (총선) 공천심사위원 시절, 내일 공천이 시작되는데 영남 지역의 한 의원이 일요일 새벽에 우리 집에 등산복 차림으로 찾아와 직감적으로 ‘저건 돈이다’ 생각하고 문을 안 열어줬다”고 말을 꺼냈다. 홍 지사는 이어 “(그 의원은 다음날인) 월요일 (아침) 9시에 국회 사무실로 찾아와 ‘5억원을 줄테니 공천을 달라’고 해 내가 ‘16대 때는 20억원을 준 걸로 아는데 왜 17대 때는 5억원이냐’ 하니까 (그가) 즉각 ‘20억원을 준다’고 하더라”며 “내가 그날 오후에 공심위에 가서 이걸 보고하고 그날 (그가 심사에서 탈락하는 것으로) 공천을 바로 했다”고 했다. <div align="justify"></div>2004년 17대 총선 공천심사위원 시절에 5억원, 20억원의 공천 헌금 제의도 단칼에 거절했는데, 2011년 성 전 회장으로부터 총선 공천 대가로 1억원을 받았겠느냐는 취지의 해명이었다. 홍 지사는 “(윤 부사장이) 1억원 이야기 하는데, 1억원은 정치권에서 광역의원 공천하는 돈도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div align="justify"></div>17대 공천심사위원을 맡았던 한 인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16대 때는 정당 공천이 ‘돈 공천’이라는 풍문이 많이 돌았던 게 사실”이라며 “17대 때도 나 역시 (홍 지사가 말한) 영남 의원으로부터 유혹을 받았다가 거절한 적이 있고, 이 인사는 그 이후에 (당시) 최병렬 대표에게도 갔다가 쫓겨난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공천위원으로) 실세였던 재선의 김문수 위원장과 홍준표 위원에게는 상당한 유혹이 있었을 것”이라며 “다만 둘은 (금전을) 받지는 않았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div align="justify"></div>한 중진 의원은 “홍 지사가 아무리 다급해도 자기를 키워준 당을 이렇게 궁지로 몰아넣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 재선 의원은 “법정에 가서 할 이야기를 언론에 대고 변명하듯 하는 건 홍 지사답지 않다”며 “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의 처신으론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div align="justify"></div>새누리당은 이전에도 ‘공천헌금’으로 곤욕을 치른 전례가 많다. 비교적 최근인 18대 총선(2008년)에서도 당시 서청원 친박연대 공동대표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인 김옥희씨가 공천헌금 사건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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