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잘하는 플레이어는 아닙니다. 보통 빠대만 하는데 제라툴이나 노바 승률을 보면 30%대입니다...(털썩) 아즈모단이 그나마 정상인데 50%를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아바투르의 승률은 70퍼센트가 넘어갑니다. 대략 200판 정도 해서 진 판 회수가 50회가 안됩니다. 그래서 저는 아바투르를 캐쉬 카우라고 부르며 연이은 패배를 끊는 도구로 쓰고 있죠... 하지만 의아합니다. 제 아바투르 플레이는 그렇게 잘하는게 아닌거 같은데 말이죠. 생각 끝에 다다른 추론은 다른 아바투르 플레이어들이 못 한것이 아닐까, 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매칭과 관련이 있습니다.
빠른 대전의 매칭은 마구잡이가 아닙니다. 일정한 규칙이 있어요. 은신이 끼어있으면 은신 잡을 캐릭터를 주든가 아니면 은신을 껴주든가. 힐러가 끼면 상대편도 힐러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 컴퓨터 전공 경험으로 볼때 매칭 구성은 절.대 단순 규칙에 의한 주먹구구식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어떠한 방식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주요 원칙은 '공평함'입니다. 쌓여진 데이타를 바탕으로 어떤 구성일때 승률이 50:50이 나는가를 추론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에 책 추천해주는 매커니즘이나, 아직 보지 않은 영화에 대한 평점을 예측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제 유저의 실력과는 상관 없이 팀 구성과 맵을 근거로한 통계를 바탕으로 최대한 50:50을 예측하고 구성하는 것이죠.
최근 생긴 응징자 맵 초반에는 말도 안되는 구성이 난무했습니다. 난 노바인데, 이 맵에서는 별로 할게 없는데 흑흑, 뭐 이런 상황이었죠. 그 때는 컴퓨터가 판단할 학습 데이타가 모자라서 어쩔 수 없었고, 요새는 좀 나아졌습니다. 노바로 하면 그 맵 자체가 골라지는 경우가 드물더군요. 그러니 아주 오래된 맵들 같은 경우, 게임 시작할 때 팀구성을 탓할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컴퓨터가 50:50 이라고 판단하고 짜준 판이니까요. 물론 완벽하진 않겠죠.
그 외에도 몇가지 추론이 가능합니다. 힐러가 끼는 판에는 상대편에도 힐러가 있다는 것은 곧 힐러의 역할이 승패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죠. 힐러들 만큼의 강력한 경향성은 아니지만 은신 캐릭터도 마찬가지고요.
그렇다면 초반에 말씀드린 제 아바투르의 매우 높은 승률은? 제가 생각하기에 아바투르의 효율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차이는 경험치 훔쳐먹기입니다. 이걸 알면 매 게임 2만을 상회하는 경험치를 가져가죠. 알고 모르고의 차이가 크고, 컨디션에 영향을 받지도 않고, 지속적으로 효과를 받을 수 있는 꼼수입니다(이게 여의치 않는 거미맵은 아바투르로 하기 조금 버겁습니다). 어찌됐든 컴퓨터는 반반의 확률을 예상한 매칭을 하고, 양극화가 일어나게 되죠.
여기까지는 근거 없는 제 추론이었습니다. 매칭은 캐릭터 구성을 바탕으로 박빙을 최대한 맞춰줄 것이라는 점과, 그에 따른 특정 역할의 중요성을 추론할 수 있었고, 뭣 모르면 생기는 양극화가 제법 효과가 클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 제라툴 승률이 낮은 것도 같은 이유일지 모르겠네요...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