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조선일일기는 임진왜란 때 의생으로 종군했던 일본 승려 케이넨(慶念)의 종군 일기다.</div> <div>약 아홉달 동안의 전쟁 체험을 날마다 적은 것으로, 참혹했던 전쟁 상황과 임진왜란의 숨겨진 일면이 기록되어 있다. <br></div> <div><br><br><b>7월 29일</b><br>죽도를 출발. 성주가 앞장서서 적을 염탐하며 전라도 방면으로 전진하였다.<br>지나가는 바닷길의 처음부터 끝까지, 적선이 머물고 있는 모든 섬에서는 적선이 파괴되어 불타고 있었고,<br>성들마다 시체들이 산을 이루고 있었으므로 마음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br><br>죽도를 나와 보니 시체들로 뒤덮인 섬들이 해변에 산을 이루고 있음이여.<br>도대체 어디까지 계속될는지 그 끝도 보이지 않는구나.<br><br>오늘밤은 그 어느 때보다도 괴로워서 어떻게 주체할 수가 없구나. 이런 상태로 최후를 맞는 것이 확실하다.<br><br>62년 세월을 돌아보아도<br>오늘밤처럼 고통스러웠던 날은 일찍이 한 번도 없었다.<br></div> <div><br></div> <div><br><b>8월 6일</b><br>들도 산도 섬도 죄다 불태우고 사람을 쳐죽인다.<br>그리고 산 사람은 쇠줄과 대나무 통으로 목을 묶어서 끌어간다.<br>어버이는 자식 걱정에 탄식하고, 자식은 부모를 찾아 헤매는 비참한 모습을 난생 처음 보았다.<br><br><b>8월 8일</b><br>조선 아이들은 잡아 묶고 그 부모는 쳐 죽여 갈라 놓으니, 다시는 볼 수 없게 된다.<br>남은 부모 자식은 마치 지옥의 귀신이 공격해 오는 때처럼 두려움과 서러움 속에서 몸을 떨고 있다.<br><br><b>8월 28일</b><br>한밤중에 이곳 진막에서 철수하여 충청도로 출전한단다. </div> <div>그런데 여기 전주를 떠나가면서 가는 도중에 벽촌에서 남녀를 불문하고 죽이고 있는 참상은 차마 두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였다.<br></div> <div><br></div> <div><br><b>11월 15일</b><br>아, 애달프구나. 백성은 어떻게 되든 안중에도 없는 상황이다. 그런 까닭에 밤낮없이 사람을 지나치게 부리면서,<br>조금이라도 눈에 거슬리면 곧장 심히 질책하면서 사슬로 묶고 두들겨 패거나 죄업을 기록하고 따지는 등, 보기에도 곤혹스러울 정도다.<br>이런 일을 생각하면, 지옥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br>지금 눈에 비치고 있는 일들을 후세 사람들은 꿈에서조차 모르고 지나게 되리라 생각하면 견딜 수 없는 심정이다.<br><br><b>11월 19일</b><br>일본에서 온갖 상인들이 왔는데, 그가운데에는 사람을 사고 파는 자도 있어서 본진의 뒤를 따라다니며<br>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서는 줄로 목을 묶어 모아서 앞으로 몰고 간다. 잘 걸어가지 못하면<br>뒤에서 지팡이로 몰아붙여 두들겨 패는 모습은 지옥의 사자가 죄인을 잡아들이는 것과 같다고 생각될 정도이다.<br><br><b>11월 20일</b><br>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무서운 자들은 배가 정박한 부두에서 내부 깊이 들어간 진영까지 모든 사람에게 무거운 짐을 봉래산처럼 가득 싣게 하여 끌고 온다.<br>마침내 본영에 도착하면 쓸모없는 소는 필요 없다면서 곧바로 죽이고는 가죽을 벗기고 먹어치워 버린다.<br>이는 오로지 짐승들의 세계에서만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할 뿐 아무런 대책도없다...</div> <div class="autosourcing-stub"> </div> <div class="autosourcing-stub"> </div> <div class="autosourcing-stub"> </div> <div class="autosourcing-stub"> <div class="comment_8955063782 xe_content">저렇게 멸망 직전까지 갔다가 살아나서 <br><br>300년 후에는 찍소리 못하고 나라 갖다바친 조선을 보면 정말 한심한 나라같습니다...</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