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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23995
    작성자 : 한글여섯자다
    추천 : 1
    조회수 : 226
    IP : 175.223.***.38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6/02/12 22:31:25
    http://todayhumor.com/?readers_23995 모바일
    오늘 있던 일을 간단히 옮겨봤습니다.
    옵션
    • 창작글
     때 늦은 겨울비가 추적거리며 내린다. 메마른 겨울 공기를 촉촉히 적셔주는 기분이 썩 나쁘지 않지만, 간만에 꺼내 쓰는 우산의 번거로움은 여전히 비 오는 날이 귀찮게끔 느껴지게 한다. 잦은 외출을 하지 않는 탓일까? 간만의 외출이 늦은 겨울비, 혹은 이른 봄비라고 생각되니 밖으로 옮기는 발걸음이 살짝은 더 가벼워졌다고 느낀다.  

     간단한 용건을 마치고 시계를 보니 오후 10시. 충분히 늦은 시간이지만 간만의 외출은 손쉽게 집에 가지 못하게 발길을 옭아맨다. 평소 음주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오늘같은 날은 아무런 이유 없이 일찍 들어가기 싫어진다. 이 역시 변덕스레 내리는 비가 주는 나의 변덕인가 싶으면서 주섬주섬 연락처를 뒤져본다. 

     손이 부산히 움직이는 와중에 발 역시 제 역할을 하기 위해 꾸준히 움직인다. 건물을 나서기 위해 엘레베이터를 타면서도 머릿속은 누구와 연락을 해야 그나마 좀 덜 어색할까 라는 생각에 오늘밤을 같이 보낼 친구를 생각한다. 목적 층수에 채 못미치고 멈춘 뒤 다른 손님을 태우기 위해 문을 연 엘레베이터 앞에는 얼핏 곁눈질로도 순간 나의 눈길을 사로잡는 사람이 서있었다.

     후드티와 학교 이름과 과가 써진 긴 검정 패딩코트를 걸친 여성은 짧은 시간만에 내 오감을 사로잡았다. 큰 눈에 뚜렷한 이목구비, 아담한 체구와 적당한 길이의 머릿결... 결정적으로 얼핏 보더라도 확연하게 눈에 들어오는 흰 얼굴은 찰나의 순간동안 나의 망막에 그녀의 모습을 새기기 충분하게 만들었다.  

     약간의 충격속에 헤매는 사이 아쉽게도 그녀의 모습은 내 뒤로 사라졌다. 언제든 맘만 먹으면 뒤돌아서 다시 확인할 수 있지만 처음 보는 사람을 외모만 가지고 뒤돌아서 뚫어지게 보는건 굉장히 실례되는 일이라는 것을 되새겨낼 정도로 남은 마지막 이성이 간신히 나의 몸을 억제해냈다. 

     이윽고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고 건물을 벗어나 출입구 차양에 이르렀다. 뭘 해도 눈에 띄지 않는 탁 트인 공간이 되서야 안심하고 뒤를 돌아볼 수 있었지만 이미 그녀는 어디론가 가버리고 없었다.  아쉬운 마음에 건물 입구에 서성이며 여전히 추적거리며 내리는 비와 함께 다시 연락처를 뒤적이려 하던 그 때,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서있는 그녀가 눈에 들어왔다.  

     찰나의 순간동안 포착했던 그녀의 모습은 방금 전 기억 그대로였다. 후드를 뒤집어쓴채 비를 맞는 모습조차 예뻐서 내가 무엇을 하려 했는지조차 잊어버렸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건 내 앞에 서서 비를 맞는 그녀를 감상하는 일 뿐이었다.  그러한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순간 고개를 돌리던 그녀와 두 눈이 마주쳤다. 

     너무 빤히 바라봤나 라는 창피함에 눈을 돌리면서도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계속 맞고있는 그녀에게 한마디 말이라도 건내볼까 하는 욕심이 고개를 들었다.   1분도 채 안되는 시간동안 내 앞에서 서성이며 비를 맞는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해볼까 라는 수없는 고민을 하는 사이 그녀는 빙글 발길을 돌려 조금씩 멀어져갔다.  

     순식간에 모습을 감춘 그녀를 따라갈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용기를 내서 그녀가 사라진 방향쪽의 가장 가까운 건물로 들어갔다. 근처에 유일하게 오픈된 화장실이 있는 건물이라 들어가서 마주치더라도 덜 어색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들어갔던 건물의 끝엔 그녀가 희미하게 노랠 흥얼거리며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였지만, 따라들어올 때의 용기는 어딜 갔는지 없어져버리고 화장실로 피난을 갔다.

     애꿎은 손만 씻으며 방금 들어갔던 용기를 불러내려 했지만, 결국 나오질 않았고 난 빠르게 체념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내 뒤론 여전히 흥얼거리는 그녀의 비음을 뒤로 한 채 건물을 빠져나온 나는 술자리 약속을 잡는다.

     이동하는 내내 먼저 술자리 약속 잡을 정도의 용기.. 혹은 블랙커피에 각설탕을 두개 넣을지, 세개 넣을지 결정할 정도의 쓸데없는 용기 10g 정도만 있었다면 어차피 앞으로 마주치지 않을 사이인데 왜 그렇게 예쁘게 비를 맞으며 서성이고 있었는지 이유정돈 들어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볼일을 마치고 탄 엘레베이터에서 탄 처자분이 너무 이쁘셔서 여운이 남아 써봅니다. 방금 전 일인데.. 좀 특이한 경험이네요. 술자리 친구들 기다리며 쓴 글이라 내용이 빈약하네요.. 표현도 안겹치게 쓰려고 노력했지만 재검토 없는 글이라 한계가 ㅠ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6/02/12 22:34:18  101.235.***.79  개구르르르  587681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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