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font size="3"><strong>(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strong> "청와대와 여당은 우리가 학교 앞에 관광호텔을 짓는 것을 반대하는 것을 두고 경제살리기를 발목 잡는다고 합니다. 우리는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관광진흥법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학교 앞에 짓는 것을 반대하는 것입니다. (청와대 말대로) 관광호텔이 지어지면 가장 혜택을 많이 보는 것이 서울시일 텐데요. 시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br><br><strong>(박원순 서울시장)</strong> "과거에는 호텔이 많이 부족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과도해지지 않을까 (너무 많이 짓는 게 아닌가) 모니터링 하는 상황입니다. 구태여 학교 옆이 아니어도 지을 수 있기 때문에 관광진흥법에 학교 환경을 나쁘게 하면서까지 꼭 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fon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640" height="480" style="border:;" alt="3.pn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7/1436874503nKfw1QQU8gklmnf5.png"></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font size="3">14일 아침. 여의도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실에서는 민주정책연구원 초청을 받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형 창조경제와 복지성장론'이라는 주제로 경제 관련 강의를 한 뒤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광경이 벌어졌습니다. 40분 가까운 박 시장의 강연과 이어진 몇몇 의원들의 질문을 집중해서 듣던 문 대표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질문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br><br>문 대표는 먼저 박 시장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그는 "서울시 정책에 대해서 중앙정부로부터 정책적 예산 지원이 부족하고 심지어 (정책이) 엇박자 나는 게 많다고 하셨는데 안타까운 일"이라며 "당에 알려주시면 우리가 국회 각 상임위원회 통해 지적을 하면서 좋은 방향으로 유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서 문 대표는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질문을 시작했습니다.<br><br><strong>문 대표의 첫 번째 질문</strong>="수도권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불합리한 규제의 완화는 필요하겠지요. 반면에 지방의 관점에서 보면 수도권의 흡입력이나 확장력은 대단하니깐 수도권은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상반된 요구가 있습니다. 저도 정치하는 사람이라서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이런 질문을 받는데 수도권에서 답변할 때랑 지방에서 답변할 때랑 갈등을 느낍니다. 적절한 조화가 있어야 하는데, 그 조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두 번째 질문은 학교 주변에 관광호텔을 짓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대한 박 시장의 입장이었습니다.<br><br>박 시장은 오렌지색 작은 노트에 문 대표의 질문을 꼼꼼히 적더니 잠시 후 숨을 고르고 대답을 시작했습니다.<br><br><strong>박 시장의 첫 번째 답</strong>= "수도권 규제 완화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입니다. 투 트랙(two track)으로 가야 합니다. 서울이란 도시가 상하이, 베이징, 싱가포르, 뉴욕 같은 도시들과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글로벌 도시로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 지방 균형 발전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지방에서는 그 지역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사업을 찾아 서울과 서로 역할을 판단하고 분산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걸 규제해서도, 그렇다고 규제를 다 풀어서도 안 된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서울시에 제조업은 들어올 수 없습니다. 대신 서울이 갖고 있는 역사성, 정체성을 살리고 대학이 많으니 대학의 인력을 활용한 연구개발(R&D)로 가야 합니다. (서울과 지방이) 각자의 위치, 특성, 아이덴티티에 따라서 할 수 있도록 집중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br><br>사실 요즈음 문재인-박원순 두 사람의 관계는 묘합니다. 경쟁자인 것 같으면서도 경쟁자 아닌 듯 합니다. 둘은 '아직까지' 2017년 대통령 선거의 가장 유력한 야권 후보입니다. 둘은 잠재적 라이벌이기도 하지만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에서 새정치연합과 서울시가 공동전선을 형성하는 등 경쟁적 협력관계를 이어왔습니다.</fon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640" height="480" style="border:;" alt="4.pn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7/1436874504B5lQhN38zinWn3ZqBXJYID.png"></div> <div><br><font size="3">그러던 중에 박 시장이 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메르스 환자 관련 정보를 선제적으로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사태 대응이 국민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문 대표가 줄곧 여론조사에서 차지해온 야권 대권주자 지지율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박 시장은 이날 차기 대권 주자로서 부각되는 것을 상당히 조심스러워 했습니다. 그는 "서울시가 모든 산업을 다 육성하려고 할 게 아니라 지방과 공존해야 한다"라는 박혜자 의원(광주시당 위원장)의 제안에 "그건 국회와 중앙정부가 해줄 일이며 제가 생각이 있어도 할 수가 없다. 그렇게 하면 당장 언론에서 저를 보고 문재인 대표님의 위상을 위협한다고 나온다"고 답했습니다. 박 시장은 이어 "제가 지방에 가는 것도 조심스럽다"면서 "저도 광주에 자주 가고 싶은 데 그러지 못하는 거 아시죠. 형을 형이라고 못 부르고요"라고 했고, 문 대표를 포함해 참석자들은 모두 한참을 웃었습니다.<br><br><font style="background-color:rgb(255,255,0);"><strong>지지율을 놓고 엎치락 뒤치락하는 관계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매우 우호적입니다. 문 대표는 박 시장과 안철수 전 공동대표에 당내 차기 대선주자들의 협의체인 '희망스크럼'을 제안하는 등 박 시장에 러브콜을 보내왔습니다. 문 대표가 당 대표 경선 전후로 줄곧 외쳐온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개념도 박 시장이 이날 강연에서 소개한 서울시의 복지성장론과 일맥상통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의 주요 경제정책을 설명하면서 "복지를 제대로 안 한 나라가 창조적 경제로 나아간 경우가 없을 정도로 복지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strong></font></font></div> <div> </div> <div><font size="3"><font style="background-color:rgb(255,255,0);"><strong><br></strong></font><br>문 대표와 박 시장 모두와 일을 했다는 한 당내 인사는 "문 대표가 큰 형님 스타일이라면 박 시장은 큰 누님 스타일"이라고 빗대었습니다. 다소 무뚝뚝해 보이면서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 문 대표는 좀 더 선이 굵은 모습을 자주 보이는 반면, 박 시장은 '친절한 원순씨'라는 별명답게 살갑고 꼼꼼한 성향을 지녔다는 것인데요. 이날 박 시장은 강연을 들으러 온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이름을 정확히 다 기억하고 있었습니다.<br><br>이 인사는 "큰 형님, 큰 누님 두 분은 물론 안철수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등 많은 스타들이 서로 경쟁을 펼치며 당의 활기를 불어넣었으면 한다"면서 "국민들에게 다투고 미워하는 야당이 아닌 뭉치려 애쓰고 잘하는 경쟁자를 향해 박수치고 응원할 수 있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br></font></div><font size="3"></fo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