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여성혐오의 피해자로서 사망한 "여성"이라는 논의가</p> <p>흡사 과거 선별적 or 보편적 복지 논쟁처럼 조금 편협하다면 편협한 접근방식으로 접근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p> <p>현재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핍박받는것 사실이고 여성혐오 문제도 분명히 존재하는데</p> <p>이 피해를 근거로 해결의 단초를 잡겠다는것은 조금 안일한 대응 방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p> <p>결국 여성혐오의 피해자의 대책은 여성만이 한정될 수 밖에 없다는거죠</p> <p>남녀노소중 여성만을 부각시킬 문제냐 하면 </p> <p>남자도 퍽치기 소매치기 강도 살인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데</p> <p>이런 사회 범죄 예방에 남자나 아이 노인 장애인 소수자등 </p> <p>여성을 포함한 더 광의의 범위 "약자"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거죠</p> <p><br></p> <p>여성 보호해야 하는것 맞고 여성 혐오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것 맞는데</p> <p>선별적 복지론자들의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복지도 말만으로는 훌륭하죠</p> <p>선별복지의 문제는 그런 제반 여건이 없거니와 제반 여건 확충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이고</p> <p>이번 피해자에 대한 여혐으로의 접근 방식은 </p> <p>또 다른 약자들에 대한 고민없이 당면한 문제만 가지고 해결하려 하는 행동이 아닌가 하는거죠</p> <p><br></p> <p>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전망...이라는 광의의 논의로 들어가면</p> <p>누구나 보호 받을 수 잇는 제도를 고민하겠지만</p> <p>여혐의 피해자라는 접근방식으로 들어가면</p> <p>또 다른 약자에 대한 범죄 행위에 대해 </p> <p>또 다시 그 대상만을 중점에 둔 대책만 나오고</p> <p>전혀 합리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p>
김수영 -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30원을 받으러 세번씩 네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 14 야전 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어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을 지고
머리도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 서 있다 절정(絶頂)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 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씩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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