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올라오는 글들이나, 게시판 글들 분위기를 보아하니 <div>아무래도 제 생각이 주류는 아닌 것 같기는 합니다만,</div> <div>그래도 누군가는 이런 생각도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div> <div>또 피드백도 받아보고 싶어 비공감 폭탄을 각오하고 글을 싸질러 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이 사건의 원인은 여성 혐오일까?</b></div> <div><br></div> <div>저는 이 사건의 '근본' 원인이 여성 혐오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div> <div>언론에 공개된 이야기들을 봤을 때, 이번 사건의 범죄를 저지른 치는</div> <div>사회적으로 공감받지 못하고 소외 당해온 자로 보입니다.</div> <div>그 사회적 소외에서 오는 분노 + 정신병력이 이 사건의 근본 원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이 자는 그 분노를 하필이면, </div> <div>오랜 시간 이 사회에서 차별받아온 여성이라는 주체에 풀어버립니다.</div> <div>"여성들에게 무시당해왔기 때문에 여성을 노렸다."고 말했지만,</div> <div>그가 가진 분노의 원인이 오로지 '여성'에만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div> <div><br></div> <div>종로에서 뺨 맞고, 화풀이는 한강에서 한다고 하지요.</div> <div>사회적인 소외로 인해 쌓인 분노를,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골라 풀어버린 것입니다.</div> <div>이 부분에 대해서는 하상욱씨의 트위터가 저는 참 공감이 갔습니다.</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76186897248452111e40688fc963617fdd1e19__mn613985__w600__h347__f49562__Ym201605.jpg" width="600" height="347" alt="l_2016051901002612300199422.jpg" style="border:none;" filesize="49562"></div><br></div> <div>저는 이 사건의 근본 원인은 여성 혐오가 아니라는 의견을 견지하면서도,</div> <div>결국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범행 대상자를 고름에 있어, 많고 많은 사회적 약자들 중에서도, 여성이 공격 대상이 된 것은</span></div> <div>'여성 혐오'가 개입하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지 않은가 생각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여성 혐오'를 적극적으로 공론화 하려는 시도에 대해서</b></div> <div><br></div> <div>이번 사건에 대해서, '여성 혐오'라는 키워드를 적극적으로 들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div> <div>반대편에서는 이 사건의 수사가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닌데, 어째서 여성 혐오로만 몰아가느냐며 거부감을 보이구요.</div> <div><br></div> <div>사실 이번 사건만으로 그 분노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div> <div>흔히 남녀 커플이 싸울 때 그렇지요.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작은 갈등이 곧바로 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웃어 넘기고, 참고 넘기고. 어쩔 수 없었으니까, 지금은 때가 아니니까, 화내도 소용없으니까 같은 이런저런 이유로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풀리지 않고 그저 쌓여오기만 했던 갈등과 분노는, 작은 도화선에도 쉽게 폭발하지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여성들은 길고 긴 시간동안 이 사회에서 만연하고 있는 성차별을 인내하며 살아왔지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들인 나는 친구집에서 하룻밤 자고와도 되지만, 끝내 누나는 보내지 않았던 우리 가족안에서 느끼는 차별감같은 작은 것에서부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항상 가족을 위한 희생의 아이콘으로 생각되는 전통적인 어머니상 같은 평생에 걸친 희생같은 것,</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 외에도 직장에서, 가정에서, 명절마다, 숱하게 겪어온 차별적 상황 등에서 한, 울분, 분노는 축적되어 왔을 겁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기울어진 운동장 이야기는 비단 언론에만 적용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span></div> <div>이 사회의 문화는 남성들에게 알게 모르게 유리하게 작용할 때가 많지 않았던가요?</div> <div>성폭행 사건에서, 피해 여성의 행실을 지적하는 이야기는 너무 흔한 좋은 예가 될 것 같네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이 정도로 '여성 혐오'가 적극적으로 제기되지 못해온 것에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여성들이 한 번도 제대로 집단화 되어본 적이 없다는 것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메갈이 생긴 이유가 뭐였던가요. 일베에서 벌어진 병신 같은 짓들에 대한 반발, 분노가 메갈 탄생의 에너지원이지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축적된 여성들의 분노가, 이 사회에서 처음으로 하나의 집단으로 구체화 된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분노를 에너지원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작은 부분이라도 부정당한다고 느끼면 공격적으로 나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 사건의 근본 원인은 여성혐오가 아닐 것이다라는 충분히 합리적인 의견에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메갈의 적지 않은 구성원들이 심히 공격적이고 비합리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기울어진 운동장 환경에서, 여성 혐오 문제를 대단히 소극적으로 다루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의견에 저는 동의합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저만 해도 여성혐오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불편하니까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여성 혐오 문제를 이야기 하려면, 먼저 나 역시 잠재적 가해자 혹은 방관자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span></div> <div>"나는 여성을 혐오하지도 않고, 차별도 안하는데, 왜 나까지 매도 당해야 하나!"</div> <div>"함부로 일반화 해서 매도하지 말라!"</div> <div>그렇게 느낄 수도 있지만, 우린 결국 이 사회에서 자라온 사람들입니다.</div> <div>직접적 책임까진 아니더라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그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div> <div>어쩌면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고 있어서,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직접적 가해자가 되었을 가능성도 적지 않지 않을까요.</div> <div><br></div> <div>적어도, 이 사회에서 '여성 차별'문제가 실재하고 있음을 전제하고, 다음으로 넘어가고자 합니다.</div> <div><br></div> <div><div><br></div> <div><b>지금은 추모가 중요하고, 이 사건을 이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에 대해서</b></div> <div><br></div> <div>고인에 대한 추모는 당연한 것입니다. </div> <div>끔찍히도 황당한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분, 그리고 그 주변분들이 </div> <div>겪었고, 겪고 있고, 겪을 고통이야 따로 말해 뭐하겠습니까.</div> <div>마땅히 우리는 그 고통을 공감하고, 함께 슬퍼해야 마땅합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것에서 그쳐야 한다는 의견에는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div></div> <div><br></div> <div>이번 사건을 통해 제기될 수 있는 이야기는 많은 것이 있을 수 있겠지요.</div> <div>누군가는 이번 사건의 범죄자가 이런 일을 벌이기 전에, 사회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고</div> <div>누군가는 공감 능력등의 인성 교육보다는, 그저 시험 잘보는 기계로만 키우는 교육 시스템이 문제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겠고요.</div> <div>하지만, 그 어떤 이슈보다도 쉽게 대중에게 어필 될 수 있는 이슈는, '성차별', '여성 혐오' 문제라고 생각합니다.</div> <div>실제로 그 어떤 키워드보다도 위 키워드가 폭발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현실에서도 반증되듯이</div> <div>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이, 긍적적이든 부정적이든 이 키워드에 흥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지요.</div> <div>(저도 이런 긴 글 잘 안 씁니다. 오죽 이 키워드가 뇌리에 박혔으면 이런 졸필을 싸고 있겠습니까.)</div> <div><br></div> <div>하나의 사건으로 촉발되는 에너지는, 사회적인 인식을 바꾸거나, 때로는 제도를 바꾸는 계기가 되지요.</div> <div>저는 이 사건을 계기로, 뭔가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만이</div> <div>피해자 분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div> <div>추모 만으로 이 사건이 조용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에 반대하는 이유입니다.</div> <div><br></div> <div>'여성 혐오'를 언젠가 이 사회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라고 한다면,</div> <div>이번 사건 만큼 이 이슈를 사회 전체적으로 토론하고, 논의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div> <div>워낙 이 사회에 만연해있는 문제라, 평소에는 제기해 봐야 폭발력을 가지지 못하는 탓이지요.</div> <div><br></div> <div>메갈 등이 이번 사건에 이리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에는 </div> <div>이번에도 이 이슈를 제대로 공론화 하지 못하면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공포감, 위기감이 바탕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누군가의 비극적 죽음이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 비정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사회적으로 무언가를 이슈화 시키고, 실제적으로 인식의 변화의 계기로 삼는다는게</span></div> <div>이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 아니면 어려운 것 역시 현실이니까요.</div> <div><br></div> <div><br></div> <div><b>그러니까, 이 참에 더 적극적으로 '여성 혐오'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는게 제 생각입니다.</b></div> <div><br></div> <div>대화하지 않으면, 입장 차이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div> <div>서로 헛점만 찾아서 상대방을 깎아 내리는 것이 아니라,</div> <div>서로의 메시지의 내용에 대해서 더 많이 이야기 하자는 겁니다.</div> <div>다른 부분이 아니라,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부분들을 더 찾아내자는 겁니다.</div> <div>왜 없겠습니까.</div> <div><br></div> <div>그럼으로 인해, 내가 인식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알게 되는 계기가 될 지도 모릅니다.</div> <div>누군가는 공감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를 얻고, 서로 더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div> <div><br></div> <div>그를 통해, 결국 이 공동체에 유의미한 진전을 이루어낼 수 있다면,</div> <div>이 사건은 단순히 한 미치광이의 살인 사건이 아니라, </div> <div>이 나라의 성평등 의식이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역사적 사건이 되지 않겠습니까.</div> <div><br></div> <div><br></div> <div>뭐.. 그런 이야깁니다.</div> <div>글 못쓰는 놈이 꼭 길게만 쓰는데, 이 글이 꼭 그러네요.</div> <div>너무 졸려서 도저히 퇴고는 못하고 기절하러 갑니다.</div> <div><br></div> <div>부디 소모적인 콜로세움이 열리지 않기를 바라지만,</div> <div>그래도 많은 분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으므로, 비난, 비판, 의견, 가르침 다 각오하겠습니다.</div> <div>적어도 저는 스스로, 잘못을 지적받고도 솔직히 인정 못하는 치는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요.</div> <div><br></div> <div>아, 저는 일단 자러 갑니다.</div> <div>좋은 밤 되시구요.</div> <div><br></div> <div>잘 자요.</div>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