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여성운동의 주류를 이뤘던 반성폭력 운동이 대중적 공감을 잃고서 맥이 꺾여버린 이유가 바로 오늘 재현되고 있습니다.
성폭력 사건의 공론화가 피해자의 의사를 최우선으로 해서 신중하게 이뤄져야 하는 것 맞습니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이미 공론화가 이루어져버린 상황이라면? 게다가, 그 공론화 과정에서 엉뚱한 사람들이 가해자로 낙인찍혔다면??
낙인찍힌 사람은 그냥 꿀먹은 벙어리처럼 누명을 쓰고 가만히 있어야 합니까? 오로지 피해자의 권리만을 위해?
피해자의 권리는 물론 어떤 상황에든 지켜져야 합니다. 그러나 무고한 제3자에게는 무고한 제3자로서의 권리가 또 있는 겁니다. 무고한 제3자에게는 억울하게 가해자로 낙인찍히지 않을 권리가 있고 자기의 무죄를 항변할 권리도 있습니다.
지금은 소수로 밀려나 그들만의 리그로 갇혀버린 소위 급진주의 페미니스트들은 그걸 인정 안했죠. 피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무슨 말을 하든지, 성폭력 사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당한 공론화', '2차가해'로 매도됐습니다.
반면 피해자의 권익을 대변한다는 명분을 등에 업은 자기네는 어떤 식으로 공개적 공론화를 하든지 항상 옳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구요.
심지어 그에 대해서 "이건 좀 아니지 않아..?"라는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들도 몽땅 다 2차가해자로 몰아가서 거의 강간범이랑 똑같이 취급하면서 사과를 요구했죠. (참고 키워드 : 서울대 담배녀 사건)
성폭력 피해자의 상처가 온전히 회복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가해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특정해서, 온당한 처벌을 받게 하고, 필요한 격리 조치를 해서 피해자가 원치 않게 가해자를 대면하지 않게끔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함부로 아무한테나 가해자 딱지를 붙이는 행태를 단호히 거부하고 규탄하는 게 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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