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저는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를 직접 모시지는 않지만 각종 일들을 처리합니다.</div> <div>병원도 모시고가고 각종 신청거리나 잡일들을 대신 진행합니다.</div> <div><br></div> <div>아마 작년쯤 노인기초연금을 신청한 것 같습니다.</div> <div><br></div> <div>할머니, 할아버지는 "대통령이 노인들 돈 준다는데 받아야지, 어여 신청해" 라고 하셨고,</div> <div>저는 서류들을 받아 주민센터에 방문, 신청을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젊어서 공무원이셨던 할아버지, 삼남매 키우며 열심히 밭일하고 시장에 내다파시며 돈 모아두셨던 할머니는</div> <div>작은 아파트가 한 채 있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지금 전혀 소득이 없으시고 내년이면 80이 되시는 노인분들이라 여러가지 심사를 거쳐 약 한달만에 기초연금 대상자가 맞다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div> <div><br></div> <div>한달에 16만원씩 두분이 32만원을 받으셨고</div> <div>그 돈은 거의 병원비로 소진하셨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데 그제인 10월 23일 업무를 하고 있는 도중에 전화가 한통 왔습니다.</div> <div>앞서 말씀드렸듯 제가 할머니 할아버지 일을 거의 처리하기때문에 전화번호는 모두 제 번호가 적혀있습니다.</div> <div><br></div> <div>사실 저는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일명 경시생입니다. 계속 일을하면서 공부를 하다가, 공부에 매진하고 싶어 6개월 쉬었으나 금전적인 문제로 다시 최근에 일을 시작했습니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10월 초에 일을 시작해서 아직 회사 눈치도 많이 보이는 계약직 사원입니다.</span></div> <div><br></div> <div>경찰은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하기때문에 정치에 관심이 가득하던, 고등학교 시절에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던 당에 당비도 내면서 당원활동도 하던, 그런 사람이던 저는 정치 관련된 기사나 글에 좋아요 하나도 누르는게 두려웠습니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보수파와 진보파인 신문을 비교해가며 읽고, 혼자서 분노하고 혼자서 정리하는 그런 소극적인 사람이 되었습니다.</span></div> <div><br></div> <div>그래도 후회는 없었습니다. 저는 정말 약자들을 위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경찰이라는 직업 원했으니까요.</div> <div><br></div> <div>그런데 그 전화 한통에 다 무너졌습니다.</div> <div>정확하겐 실망하고 실망하던 국가에 더이상 기대라는 걸 할 수 없다는게 맞는 말일 것 같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제가 거주하는 지역의 시청 담당자가 전화를 했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할아버지를 찾다가, 저한테 말씀하시면 된다고 하자 굉장히 미안한 목소리로 한자한자 차분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span></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저희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노인기초연금 대상자가 아니니 여태까지 받은 돈 약 2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모두 환수하라는 국가방침이 내려왔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과거에 공무원이었기 때문에 공무원 연금을 받았던 못받았던 퇴직금을 받았으니 대상자가 아니다.</span></div> <div><br></div> <div>라는 이야기였습니다.</div> <div><br></div> <div>물론 받아서 안되는 돈을 받은거라면 당연히 환수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돌려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div> <div>그런데 심사당시에도 얘기가 없었고, 약 1년이 흐른 지금 갑자기 발견이 되었으니 돈을 달라 라고 하는 말이 저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보건복지부의 정책이라며 일시납이던 분납이던 100% 모두 다시 돌려줘야한다는데,</span></div> <div>소득 한푼 없는 노인들이니 자식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한다는 말로 들렸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한달, 두달 정도 후에 대상자가 아니였다고 차라리 알았더라면 금전적 부담도 없었을테고</span></div> <div>처음부터 대상자가 아니였다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았을 겁니다.</div> <div><br></div> <div>우선 전화주신 분도 본인 스스로도 이 정책이 이해가 가지를 않으신다고 하시더군요. 이 분 붙잡고 제가 묻고 따질것도 없다고 생각, 보건복지부 정책 담당자의 전화번호를 받았습니다.</div> <div><br></div> <div>정책이 이해가 잘 안간다고 얘기하자 "담당 구청인가 시청에서 설명 못들으셨어요?"</div> <div>라고 얘기합니다.</div> <div>그 얘기는 들었는데 이게 왜 1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발견이 된거인지 모르겠다고 하자 처음부터 담당 공무원이 자료를 제대로 넘겨주지 않았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도대체 어떻게 심사를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공무원'이었던 기록이 누락이 되었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전 이해가 더 되지를 않았습니다만, 담당 공무원은 연금 지급후 2차, 3차, 4차가 넘는 검토과정에서 발견이 되었으니 법적으로 돈을 줘야한다. 라고 얘기합니다.</div> <div><br></div> <div>돈을 주지 않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처음에 일주에서 한달가까이 걸린 심사에서 발견이 되지 않고 이제와서 발견해서 돈을 갑자기 내놓으라고 하면 도대체 누가 이해를 하겠냐고, 왜 이런 일이 생긴건지 다시 물었지만</div> <div><br></div> <div>"이자 내놓으라고 안하는거 다행으로 아세요."</div> <div><br></div> <div>라고 얘기합니다. 여기부터 아마 손과 몸이 부들부들 떨린 것 같습니다. 이자요?</div> <div>제가 국가에 돈을 빌린 것도 아니고,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하려고 조작을 한 적도 없으며, 국가에서 제시하라는 서류를 제시하고 심사를 기다린 일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치 돈을 빌려줬다가 회수해가는 것 처럼 이야기를 하네요.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마치 제가 돈을 횡령한 듯한 기분까지 들었습니다.</span></div> <div><br></div> <div>애초에 그 돈 받지 않았어도 크게 무리 없이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먹을거 조금 덜 먹고 입을거 조금 덜 입고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div> <div>그러나, 그 돈을 다시 분할로 국가에 준다고 하더라도 0원이 되는게 아니라 마이너스가 되는게 현실인거죠.</div> <div><br></div> <div>저 이자 발언에 제가 너무 화가 나서 소리가 커질뻔 했지만, 회사안이라 조용하고 작게 다시 말씀드렸습니다.</div> <div>"돈을 내야한다면 당연히 낼겁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억지로 불법으로 이런 사단을 만든 것도 아니고, 담당 정책 시행하시는 보건복지부에서 실수로 이런 일을 만드셨고 그 책임이 자식들에게까지 전가가 되는데 이래이래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죄송하다. 라는 말이 먼저가 아닌가요?"</div> <div>라고 물었지만</div> <div><br></div> <div>잘못된건 없다고 합니다. 실수였다고 합니다. 담당 직원은 징계를 내릴거라고 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실수고 잘못한게 없지만 징계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바로잡아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div> <div>지금 논란이 가득한 국정교과서건도 혼자 부들거리고 혼자 욕하며 소극적인 사람으로만 살았습니다.</div> <div><br></div> <div>국민들 등처먹고 이용해먹는게 공무원이라면,</div> <div>약자를 돌보아주는게 아닌 무시하고 뒷통수 치는게 공무원이라면</div> <div>저는 하지 않을 각오까지 가졌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전국에 4만명이 넘는 분들이 이런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div> <div>제때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지방세 체납 절차를 진행한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차상위계급이고 장애인이고 아무상관 없고 돈이나 내놓으라고 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누구를 위한 나라인지 모르겠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저는 정말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경찰이 되어 사회적 약자를, 피해자를 먼저 보듬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div> <div>그러기엔 나라가 너무 병신같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요약</div> <div>노인복지연금 심사 거쳐서 1년가까이 지급해놓고 내놓으라함</div> <div>왜 이런일이있는지 문의하였으나</div> <div>"이자 안내놓는거 다행인줄알아. 실수지만 잘못하진 않았어."</div> <div>라는 보건복지부</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