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도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바람에 그냥 문득 올리고 싶어져서 올리는 글이에요
도움될 만한 내용도 없고 잡소리가 훨씬 길겠지만 심심하신 분들은 읽어보셔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저는 '모태마름'도 '모태뚱뚱'도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태어날 때 부터 4.0kg에 육박하는 우량아여서 엄마를 힘들게 했고
엄마 말에 따르면 '뱃고래가 워낙 커서' 젖이 잘 나오지 않는 엄마 때문에 늘 모유에 굶주렸던 아가였대요.
그래서 우유로 바꾸고 나서는 엄마가 먹여주는 것도 시원찮아 그 애기가 손 발로 우유병을 턱 잡고 한 병을 원샷! 해서 엄마와 주위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네요.
한마디로, 모태 마름이냐 모태 뚱뚱이냐가 아니라 모태 '위장이 큰' 아가였던 거죠.
그러다가 유치원에 다니고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는
워낙 에너자이저처럼 뛰어나고 그래서인지 삐쩍 말랐었어요.
늘 저체중이었고 피부도 까무잡잡한 탓에 안쓰러워보일 정도로 말랐던 시절도 있었네요.
그런데 엄마가 일을 시작하시면서 열 살 무렵부터 저에게 크나큰 변화가 닥쳐오게 됩니다.
인스턴트와 바깥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건 물론이고 먹고 그냥 쿨쿨 잠들기가 일쑤. 그러면서 체중이 점차점차 늘어서 통통에서 퉁퉁으로 그리고 뚱뚱으로! 바뀌게 되어요.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에는 신체검사 하고 난 뒤에 비만인 아이들을 따로 방송해서 부르는데 늘 불려갔던 기억이 있어요.
친구들한테 창피해서 이런저런 거짓말도 했고요.
다행히(?) 경도비만에서 중도비만까지 갔었고, 고도비만까지는 안갔었네요.
사춘기시절에도 무럭무럭 살이 쪄서 키 163에 몸무게가 최대치로는 77까지 찍었던 것 같아요.
몸무게같은 건 재지도 않았고(신체검사때 제외) 바지는 아빠바지를 입었어요.
허리사이즈가 33정도라 옷을 살 곳이 없었어요.
그 튼튼하다는 청바지들이 왜 이렇게 저만 만나면 약해지는지.
허벅지 안쪽이 늘 닳아서 버리곤 했죠.
그래도 그닥 위축되지 않았고 저만 보면 잔소리+한숨+막말 폭발인 엄마한테도 태연하게 "뭐? 왜? 난 이런 내가 좋아." 라고 대답했죠.
스무살까지 뭐 변한 건 없었어요. 몸무게는 74키로정도.
그러다가 어떤 계기를 통해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되었죠. 그 계기는 지나치게 개인적이라 적지는 않겠지만.. 여튼 자존심이 상했고
'더럽고 치사해서 내가 살 뺀다!'라고 마음 먹었던 것 같아요.
처음 시작할 때에는 정보 그런 거 없었고 무조건 많이 움직인다! 가 목표였어요.
6시 이후에 금식하고, 공복운동하고. 하루에 운동량은 3시간 정도.
아침에 일어나서 삼십분 빨리 걷고 동네에 있는 운동기구로 한시간 좀 안 되게 운동하고 집에 와서 아침먹고 점심먹고
저녁에는 드레싱 뺀 양상추 샐러드(처음엔 진짜 토할 것 같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랑 삶은 계란 등등.
저녁에는 빨리 걷기 5km 정도?
이렇게 시작했어도 살이 잘 빠지더라고요.
솔직히 말하면 상세하게 적고 싶은데 거의 5년 전 이야기라 기억이 잘 안나요.................
뭐 여튼 그래서 6자는 빨리 달았는데, 65에서 60까지 가는 게 힘들고 60에서 59가는 건 거의 미치겠더라고요.
처음 59찍은 날 체중계 앞에서 무릎꿇고 울었어요. 진짜 오열!!!!!
근데 저한테 상준답시고 뷔페가서 다시 2kg 찌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 그랬네요
그렇게 계속 차근차근 빼고 있고 지금은 '마름'으로 가려고 계속 다이어트 하고 있어요.
사실은 운동을 멈추는 법을 모르겠어서 더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해요.
저는 앞에 식단얘기가 거의 없는데, 솔직히 식단조절 거의 못했어요.
뱃고래가 워낙 커서 그런지 양도 정말 많고 고기는 안먹어도 빵이랑 과자는 절대 못끊는 사람이라 엄격한 식단조절은 거의 꿈도 못꾸겠더라고요.
그래서 하루에 4-5시간씩 움직이고 운동하고 그런 식으로 커버하고 있어요.
운동은 빨리 걷기, 줄넘기, 수영, 요가, 실내자전거 등등 나름대로 다양한 운동을 섭렵한 것 같아요.
실내자전거 탈 때에는 숀리가 홈쇼핑에서 광고하는 엑스바이크를 샀는데, 거기서 말해주는 운동법으로 하루에 90분-100분씩 타기도 했고요.
요즘은 유툽에서 인터벌 운동 동영상 보면서 따라하고 있어요.
사실 근력운동까지 시작한 건 작년 이맘때 부터네요.
그 전에는 유산소만 했던 것 같아요. 물론 실내자전거로 근력운동도 좀 했겠지만..
빌리부트 하다가 요즘 인터벌로 갈아탔는데 개인적으로는 인터벌 운동들이 더 힘든 것 같아요^_ㅠ
헬스장은 다니지 않아요.
맨몸운동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서요. 근육을 키우고 싶은 마음은 없고, 그냥 체지방이 빠지고 그 자리에 근력이 생겼으면 하는 마음에
덤벨 가지고 열심히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원래 다이어트라는 게 식이조절이 80%라고 하는데 저는 그 80%를 잃은(?) 대신에 엄청난 운동량으로 저를 괴롭히고 있네요.
가끔은 제가 너무 짜증나기도 해요. 그냥 식단 조절 빡세게 하고 운동 좀 줄이면 될 것을!!!!!! 싶다가도
그럼 다시 먹기 시작하면 그대로 찌는 거 아냐? 이러면서 저를 합리화하기도 하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요즘은 흰 밀가루빵은 안먹어요. 통밀빵을 먹거나 쌀가루로 베이킹한(글루텐 포함 안 된) 빵들 먹고 그래요.
그 대신 이 모든 것들을 저한테 천천히 습관화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다이어트하면서 제일 위험한게 목표 달성에 대한 욕망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45kg가 목표다!'라고 설정하고 나면 그 목표 달성 이후 다시 원점으로 가게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더라고요.
습관화가 되어있지 않으면 그런 위험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솔직히 저는 드라마틱하게 빨리 살을 빼지도 못했고, 요즘도 몸무게가 거의 줄지 않는 걸 보면서 한숨이 나오긴 하는데
이렇게 천천히 천천히 천천히 하다보면 저 스스로 제 몸을 속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요.
제 몸을 속인다는 말은 '다이어트 해서 도달한 몸'이 아니라, '원래 이랬던 몸'이라고 착각하게 하는 거에요.
그래서 다시 돌아갈 여지(?) 자체를 안주려고 해요.
처음엔 토할 것 같던 드레싱 안한 샐러드가 이제는 습관이 되어서, 드레싱에 쩔어있는 야채는 보기만 해도 불쾌하고
처음엔 저걸 어떻게 먹어? 하던 소금 안 찍은 삶은계란이 이제는 습관이 되어서, 소금 찍은 삶은 계란은 계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원래 좋아하던 닭가슴살은 이제 너무 맛있어서 피하는(?) 지경에 이르고
야식은 안먹은 지 5년차. 학교 오티다 엠티다 갔을 때 제외하고는 단.한.번.도. 먹은 적이 없어요. 그래서 밤에는 어떤 위꼴사진, 먹방을 봐도 꿈쩍도 안하게 되었고(물론 배고프다, 먹고싶다, 입으로는 투덜거리면서도 갖다 놔줘도 안먹네요ㅋㅋㅋㅋㅋㅋㅋ허허)
처음엔 누가 물에 담뱃재를 탔나 싶던 아메리카노가 이제 습관이 되어서, 맛있는 아메리카노는 마시기만 해도 행복하고 단 맛 나는 커피는 혀가 텁텁해졌네요.
그리고 이제 운동은 완전히 습관이 되어서(사실 습관이라기 보다는 강박인 것 같아요. 안하면 그 부담과 스트레스, 자괴감, 죄책감을 못견디겠더라고요.) 아침 저녁으로 4시간 정도씩 하고 있고요.
오늘 같은 날, 아니 사실 오유에 글 쓰는 날은 너무 지친다는 느낌에 힘들고 눈물도 나고
남들은 먹을 거 다 먹고도 잘만 사는 것 같은데, 남들은 나보다 운동 반만 해도 효과가 팍팍 보이던데 난 왜이러나 싶어 울적하지만
그래도 스스로를 위로해봅니다.
나는 다이어트중인 게 아니라 그냥 '사는' 중이라고요.
그래서 다시 돌아갈 요요현상같은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요.
뭐한다고 이렇게 길게 글 썼는지 모르겠네요.
그냥 오늘도 열심히 하려고요!
다게분들도 모두모두 오늘 하루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