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제 방 책장에서 가장 높이 손을 뻣어야만</p> <p>닿는 곳에 연습장이 몇개 있어요. 여기서 몇개만 공개하자면</p> <p>연습장 하나는 제 자신을 마인드 컨트롤 할 수 있는 스스로의 다짐과 소소한 조언들이 담겨져있어요.</p> <p>연습장 하나는 당신과 내가 주고 받았던 말들을 적어놨어요. </p> <p>언젠가 우리의 사랑얘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p> <p>당신은 싫어할지 모르겠지만, 아주 혹시 당신이 내 글을 보게 된다면 어떨까요?</p> <p>그것은 어쩐지 두렵네요.</p> <p><br></p> <p><br></p> <p>"나중에 내가 좀 피곤할때 그럴때 내꺼님 무릎베고 낮잠 좀 자도 될까요?</p> <p>날 좋은날 공원 벤치에서."</p> <p><br></p> <p>"기꺼이 빌려줄게요"</p> <p><br></p> <p>"눈뜨면 은님이 있고"</p> <p><br></p> <p>"당신은 진짜 나랑 비슷해요. 그런것들 제가 좋아하는 거 친구랑 도서관에 가는 거에요</p> <p>저는 시집을 쌓아놓고 읽고요 친구는 제 반대편에서 자요 그리고 좋은시를 만나면 포스트잇을 붙혀놓고</p> <p>친구의 단잠이 깨면 보여주는 거죠."</p> <p><br></p> <p>"아, 그래요? 진짜 이쁘네요. 뭔가 파스텔톤의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져요."</p> <p><br></p> <p>우리가 했던 대화중 일부죠. </p> <p>나요 이 때 당신과 피크닉을 가는 상상을 했어요.</p> <p>짙은 붉은색의 체크무늬 피크닉 돗자리를 펴고 그위에 앉아</p> <p>당신에게 무릎을 빌려주고 당신은 단잠에 빠지고 햇빛이 쨍한거에요.</p> <p>그래서 당신이 눈을 찌푸리고 잘까봐 책날개를 펴서 당신얼굴에 그림자를 만들어 주는거죠.</p> <p>당신이 깰때까지. 조금 팔이 아플까요? 에이 그럼 어때요.</p> <p>아기를 다루듯이 그렇게 당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를 떠올렸어요</p> <p>내가 어떤마음인지 알아요? 음...모르겠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p> <p>어떻게 형용해야 할지 모르겠어요.</p> <p><br></p> <p><br></p> <p>전주 한옥마을에서 우리 처음만나</p> <p>늦은 점심을 먹고 오목대였나? 전망대를 올라가기로 했었죠</p> <p>당신을 만나는날 처음 신으려고 샀었던 </p> <p>약 한달정도 신발장에 갖혀서 한번도 신겨지지 않았던 새 신발을 신었어요.</p> <p>걸을때마다 발목을 가둔 샌들끈이 쓸려서 발뒷꿈치가 아파왔어요.</p> <p>아픈내색을 하지않고 걸을려다 보니 발에 힘주어 척 하고 발을 뻣었더니</p> <p>당신이 나보고 "뭘해도 귀여워" 라고 했어요 나는 고개를 숙여버렸어요 쑥스러워서</p> <p>당신이 "아 정수리까지도 사랑스러운 사람을 봤나" 라면서 내 머리에 뽀뽀를 해줬는데</p> <p>이상하죠? 그냥 머리카락이었는데, 당신의 따스한 숨결이 살짝쿵 느껴졌어요</p> <p>그리고 놀란눈으로 보는 나의 손을 부드럽게 잡네요.</p> <p>당신이 내 손을 잡은 그 순간 말이에요. 뭐라해야해 이 느낌을</p> <p>온몸이 쭈뼛 쭈뼛 스는것 같았어요. 뭔가 고양이가 놀래서 털이 쭈뼛이 슨것처럼요.</p> <p><br></p> <p><br></p> <p>"아 신은 정말 공평하네요. 이렇게 완벽한 여자친구를 주는 대신 멀리 사는거죠."</p> <p>아 어떡해요 나는 또 고개를 푹 숙여버렸어요. 당신은 어째서 그런말을 아무렇지도 않게해요?</p> <p>쑥스럽다고요.</p> <p>우리앞에 차가 오네요. 손을 풀었어요. 손을 풀고 가다가</p> <p>내가 당신에게 팔짱을 낀것도 아니고 안낀것도 아닌, 당신 팔을 내 양팔 사이에 가뒀어요.</p> <p>내가 먼저 뭔가 당신에게 먼저 해본 첫 스킨십이었을 거에요.</p> <p>그 팔을 가둔 그 느낌이 당신은 너무 좋았다고 했어요.</p> <p>그 설레임 지금 떠올려도 취할만큼 어지러운걸요.</p> <p><br></p> <p>오목대앞 전주한옥마을 지도가 펼쳐져있네요.</p> <p>당신은 빤히 지도를 바라보고</p> <p>지도에 관심없는 나는 지도를 보는 당신을 빤히 봐요.</p> <p>쑥스러워서 쳐다보기 힘드니 당신이 다른데 집중할때 실컷 보는 나인거죠</p> <p>그러다 나도 지도를 쳐다봐요.</p> <p>당신이 갑자기 내 볼에 뽀뽀를 했어요.</p> <p>마치 목석처럼 굳은 나 눈은 커졌겠지요?</p> <p><br></p> <p>당신을 바라보는 나. 당신은 말해요</p> <p>"'진지하게 사귀어주세요'라고 고백을 할때에는 볼에 키스하는 거래요 진소키스에요"</p> <p>(*진소키스 웹툰 "진눈깨비 소년"에서 나오는 볼키스)</p> <p><br></p> <p>내가 놀란눈을 하고 있고 당신 뒤에는 "어머머 봤어 봤어?????"하면서 놀라는 아주머니들이 우리앞으로 지나가려해요.</p> <p>당신은 그사람들이 보란듯이 반대쪽 볼에 키스하네요. 하아-</p> <p>놀란눈으로 아 웃어야할까? 쑥스러워서 어떡하지 아 새하얘져요.</p> <p>근데 나 지금 당신이 못견디게 사랑스러워요. 이 순간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p> <p><br></p> <p>우리는 전망대를 향해 계단을 올라가요.</p> <p>뛰어올라가다가 한번씩 뒤에서 나를 봐주는 당신을 쳐다봅니다.</p> <p>꿈같아요. 내내 좋아하던 사람이 내 뒤에서 나를 봐주고 있어요.</p> <p>꿈일까요? 아 그러면 안되잖아요 하고 다시 뒤를 돌아봐요</p> <p>힘차게 뛰어올라가던 내 발소리가 줄어들면 나를 쳐다봐줘요.</p> <p>마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 아이처럼 그렇게 가다 돌아보다 가다 돌아보다 했어요.</p> <p><br></p> <p>전망대에 나무받침을 밟고 서서 한옥마을을 내려다봤어요.</p> <p>한참을 바라보고 있는데 당신이 말하네요</p> <p>"평생 이렇게 같이 보고싶어요." </p> <p>심장이 빨리 뛰어서 벅찬 그 기분을 뭐라고 해야해요?</p> <p>아 나는 당신을 어떻게 표현해야해요.내가 살아있는 가치를 인정받는 이 기분을</p> <p>뭐라고 해야하는지 표현할 수가 없어요.</p> <p>당신과 나는 눈을 맞추고 입을 맞추었습니다.</p> <p>내 머리를 한번쓰다듬고 "오목대 우리 첫키스" 라고 하는거에요. </p> <p>당신이 오목대 밑에서 한참을 지도를 본 이유. 우리가 어디서 첫키스를 할지 생각했던 거였어요?</p> <p>푸핫... 그런 당신이 귀여워요</p> <p><br></p> <p>오목대에 도착했을때 당신은 땀이 많이나서 얼굴에</p> <p>땀이 맺혔어요. 그런데, '달빛야행'이라는 팜플렛을 보자마자</p> <p>제 얼굴에 부채질을 해줘요.</p> <p>당신이 더 덥고 힘들었을텐데 왜 내가 먼저인가요?</p> <p>겨우 작은 부채질 뿐이었지만, 그때 당신에게 푹 빠진것 같아요.</p> <p><br></p> <p>만약 당신이 이 글을 본다면</p> <p>어떤 표정을 할까요?</p> <p>우리의 이야기를 누군가 알게 되는건 싫을까요?</p> <p>나는 살면서 당신만큼 누군가를 좋아할 수가 있을까요?</p> <p>그런생각을 하면 슬퍼져요</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