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여느 때와 다름없이 학교를 끝내고, 나른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왓다.</div> <div>9평 남짓한 원룸,,,여기가 내가 생활하는 곳이다.</div> <div>뭐 화장실은 공동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좀 불편하지만</div> <div>지방에서 올라와서 안면없이 이만한 방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는 걸 안다.</div> <div>나름 아기자기 하게 꾸미고, 도배도 이쁜 핑크색으로 해놓으니, 대충 여자방 같긴 한데...</div> <div>좀 늦은 저녁을 먹고 tv도 좀 보다가, 남은 과제를 하고 나니 어느덧 밤 11시가 훌쩍 넘어선다.</div> <div>내일은 오전일찍 부터 첫수업이 시작되니, 어서 눈을 좀 부쳐야 겠다...</div> <div><br></div> <div><br>"똑..똑...누나..누나..."</div> <div>잠결에 들린 소리인가? 너무나 생생했다.</div> <div>"누나, 저 영민이에여, 누나 주무세요?"</div> <div>영민이? 1살 후배인 영민이?</div> <div>눈을 비비고 현관문 앞에 선다.</div> <div>부르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나직한 신음소리와 발자욱 소리...</div> <div>시계를 보니 새벽2시 5분전이엇다.</div> <div><br></div> <div>"누구세요?"</div> <div>"누나, 저 영민인데요, 집에 혼자 계세요?"</div> <div>"응 영민아 이 새벽에 왠일이야?"</div> <div>3시가 다되어 가는 새벽에 무슨일일까, 그다지 친하지 않은 후배의 방문이란,,,</div> <div>"누나 잠깐 문좀 열어 주세요."</div> <div>"왜그러니 무슨일인데?"</div> <div>"누나 죄송한데, 학교앞에서 술을 한잔 했거든요, 근데 지금 넘 취해서 집에를 못가겟어요!"</div> <div>"그래도 그렇지 여자 혼자 사는집에 와서 어떡하려고 그래?"</div> <div>"누나 일단 저 화장실좀 쓸게요, 우욱,,~"</div> <div>덜컹...!</div> <div>영민이는 생각외로 술이 많이 취한 모습이었다.</div> <div>몸도 잘 가누지 못하는 녀석...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화장실로 직행하는데....</div> <div><br></div> <div><br>"누나, 정말 죄송해요. 그치만 집까지 도저히 이정신으로 못가겠네요."<br> 1-2시간만 눈 잠시 부치고 바로 집에 갈게요. 술좀 깨서요,정말 죄송해요"</div> <div>나는 약간 당황했다.</div> <div>그 전 MT등으로 함께 방을 써본적은 있지만, 남자와 여자 단둘 뿐이라니...</div> <div>게다가 내가 이놈을 왜 믿어야 하지?</div> <div>하긴, 뭐 이상한 놈은 아니지만...</div> <div>영민이는 같은 동아리다. 평소 학교에서 봉사활동 이라던지, 시골농활 MT등도 자주 참석하는 학생이었다.</div> <div>부모님이 기독교 집안이며, 집에서 막내라는 것 외엔 특별히 아는 것이 없다.</div> <div>그렇지만 뭐 나쁜짓 할 녀석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여자혼자 사는 집에 재울 순 없고,,,</div> <div>"그렇다면,,1-2시간이야, 더이상은......"</div> <div>"누나!! 정말 고마워요 저 너무 힘들어서,,,,,,,, 대충 침대밑에서 잘게요"</div> <div>이내 코를 골고 정신을 놓아버린다.</div> <div>다 잘 새벽에 잠이 깨니 왠지 잠이 오지 않는다.</div> <div>그치만 내일은 오전수업이 있고, 이놈도 깨워서 보내야 하고,,,,,</div> <div>누워서 창밖을 보니 이상하게 나무가 심하게 흔들거린다.</div> <div>비도 오지 않는 날씨인데,,,,,바람은 휑하니 불어재낀다.</div> <div>.......</div> <div><br>..어느샌가 잠이 들었나 보다..</div> <div><br></div> <div>"누나,,누나,,,"</div> <div>침대 밑의 그녀석은 내 손을 꽉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div> <div>"무슨일이야?"</div> <div>스르륵 손을 빼며 물었다. </div> <div>"누나, 혹시 집에 라면 같은거 있어요?"</div> <div>아무리 동생같고, 동아리 과 후배라지만 순간 화가 났다.</div> <div>"그거 때문에 깨운거니?" 너 그냥 집에 가라."</div> <div>"누나 속이 넘 쓰려서 그래요 국물 같은거 없어요?"<br> 저랑 편의점 가요 누나 네? 가주세요 제발 가요, 제가 같이 가드릴게요."</div> <div>"갈려면 너 혼자 가지 왜 나까지 가야하는거니, 그리고 너 너무한거 아냐?<br> 기껏 차비도 없고, 힘들어서 잠까지 재워 주는데, 뭘 달라니 말라니 술이 덜 깬거야?"<br>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너 그렇게 안봤는데 아주 막하는구나?"</div> <div><br></div> <div><br>"누나,,,,,,정말 죄송해요, 근데 편의점 길도 모르고 국물같은거 지금 먹어야겠어요.<br> 저를 이해해 주세요. 이번 한번만요...부탁드려요...</div> <div>이상하게 너무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div> <div>그래 힘들겠지,,,얼마나 술을 퍼먹었으면 저럴까 아직도 영민이의 눈은 시뻘겋게 충혈이 되있었다.</div> <div>술을 먹으면 사람이 이상해 진다.</div> <div>얌전하던 사람도 터프해지고, 때론 과격해지기도 하고...</div> <div>그렇게 성격 지랄 같던 애도 술을 먹고 울어버릴때가 많다.</div> <div>갑자기 예전에 사귀던 남자친구가 생각이 난다.</div> <div>술만 먹으면 나에게 손을 대곤 했지. 그냥 한두번이 아닌 버릇으로,,,술만 먹으면 그렇게 변하곤 했다.</div> <div>예전에 찢어졌던 귓볼이 소주1잔만 먹어도 달아오르는 걸 본 후, </div> <div>그 날 이후부터 난 술을 먹지 않았고, 술자리도 꺼리게 되었다.</div> <div>그치만 안다. </div> <div>술을 먹으면 때때로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이해가 된다는 것을.</div> <div>이해해야겠지 에휴.............ㅠ.ㅠ</div> <div><br></div> <div>어느샌가 밖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div> <div>영민이는 대충 술이 좀 깬듯 한데, 언능 라면이라든가 해장할 걸 먹인 후 집에 보내야 겠다.</div> <div><br>“영민아, 글구 애들한테 우리집에서 잔것 얘기하면 안돼? 괜히 소문만 욱!!!”</div> <div><br></div> <div>집을 나서는 순간, 이 녀석은 내 손목을 꽉 잡고 뛰기 시작했다.</div> <div>“영민아! 무슨짓이야, 이거 못놔?” 놔!! 놓으란 말야!!“</div> <div>아무리 발악을 해도 놓아주지 않았고, 순간 이 어린녀석에게서 공포감을 느꼇다.</div> <div>“누나 아무말 말고 저 따라오세요, 일단은 뛰어야 해요!”</div> <div>끌려 가다 싶이 도착한 곳은 예상외로 어두운 골목길에서 벗어난, 큰 대로변이었다.</div> <div>“누나, 경찰서 어디에요? 아님 공중전화 어디에요?”</div> <div>“이거 놔!! 좀 차근히 설명해봐!<br>  무슨일이야 영민아!, 누나 놀라서 죽는꼴 보고싶어서 그래!”</div> <div>“누나, 놀라지 말고 제 얘기 잘들으셔야 해요.”</div> <div><br></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br></div> <div>“누나 지금 누나집 침대밑에 사람이 있어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