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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sisa_878894
    작성자 : 슈뢰딩거철수
    추천 : 7
    조회수 : 518
    IP : 220.119.***.91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7/03/31 07:43:12
    http://todayhumor.com/?sisa_878894 모바일
    정치가 순진한 어르신들 이용해먹는 것에 너무 화가 납니다.
    <div><br></div> <div>오늘 아침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 <div><br></div> <div><br></div> <div>저는 전역하고 복학을 준비하며 야간알바를 다니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퇴근할 때마다 버스정류장에서 매일 마주치는 어르신이 계십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다가 매일 뵙는 분이시기도 하고, 주로 둘 밖에 없어서 어쩌다 제가 먼저 말을 걸다보니</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이후론 매번 인사도 하고 몇 마디 대화도 하게 되었지요. (저는 퇴근하는 길, 어르신은 출근하는 길)</div> <div><br></div> <div><br></div> <div>내리는 정거장은 서로 같지만, 어르신께서는 먼저 오는 직행버스는 안 타시고 주로 10분 뒤에오는 일반버스만을 타셔서 <span style="font-size:9pt;">주로 타는 버스는 서로 다릅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때론 제가 먼저 오는 직행버스를 못 보고 한눈팔거나 했을 때 <span style="font-size:9pt;">몸이 불편하신데도 대신 버스를 잡아주신 적도 있습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다 두어달 전부터는 아부지랑 출퇴근 시간이 서로 겹치지 않으니 아버지가 차를 빌려주셔서 타고 다니는데</div> <div><br></div> <div><br></div> <div>어르신과 가는 길도 같은지라 그렇게 가는길에 출근하는 어르신을 차에 태워다 드린지 한달 좀 넘었네요.</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어느날은 저한테 밥도 잘 못먹고 다니는 것 같다며 몇만원 쥐어주실 때도 있었습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귀도 잘 안들리시고 그냥 순진무구하신 분..</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바로 오늘이 어르신의 마지막 출근 날이었고, 오늘은 아버지 차를 못 빌려서 오랜만에 정류장에서 차 없이 뵈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어르신, 오늘 마지막 출근이시네요"</div> <div><br></div> <div>"응!"</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더니 갑자기 저한테 연락처를 좀 달라고 하시더군요.</div> <div><br></div> <div><br></div> <div>저는 딱히 오해한 적은 없지만 어르신이 혹시 제가 그럴까 싶으신지 이유를 말해줬습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너 주말에 쉬면 같이 진해에 벚꽃이나 보러 갈려 그랬지!" (참고로 저는 금요일만 쉽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br></div> <div>물론 그러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어르신 그 마음이 참 고마웠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다 문득 정류장 모니터 하단에 "박근혜 구속" 타이틀 기사를 보게 되었고</div> <div><br></div> <div><br></div> <div>(저는 창원 지역입니다)  어르신네 정치 성향이 궁금해져서 별 기대는 안 했지만 한 번 여쭈어봤습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어르신 대통령 누구 생각하고 계십니까?" 라고 제가 물으니</div> <div><br></div> <div><br></div> <div>갑자기 어르신이 평소보다 약간 격양된 어조로</div> <div><br></div> <div><br></div> <div><b>"문재인은 안 된다!"</b> 라고 하시더군요.</div> <div><br></div> <div><br></div> <div>순간 그걸 보고 '세뇌'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느낀 게,</div> <div><br></div> <div><br></div> <div>분명 '누구를 뽑으실 거냐'고 물어봤는데, 갑자기 황당하게도 문재인은 "안된다!"가 먼저 나오더군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데자뷰..) </div> <div><br></div> <div><br></div> <div>평소 시크한 성격이라 딱히 뭐 따지거나 하진 않고,</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 그래요?ㅎㅎ" 하고, 사실을 알고 있는 저는 그냥 여유를 유지했습니다. </span></div> <div><br></div> <div><br></div> <div>제가 굳이 물어보진 않았지만 어르신께서 '이유' 하나를 말씀하시더군요. </div> <div><br></div> <div><br></div> <div>어르신 : "문재인 뽑히면... 북한 먼저 간댄다!"</div> <div><br></div> <div>저 : "으음~"</div> <div><br></div> <div>어르신 : "안철수... 안철수가 뽑혀야 된다더라!"</div> <div><br></div> <div>저 : "으음~"</div> <div><br></div> <div><br></div> <div>처음엔 순간적으로 '머릿 속에 자동으로 떠오르는 이 반박논리들을 어르신께 얘기해드려야 할까?' 하고 생각도 해봤습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런 제한된 정보의 환경에서, 그렇게 수십년을 살아오신 분'이라는 생각을 해보니,</div> <div><br></div> <div><br></div> <div>장자, 혹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말마따나,</div> <div><br></div> <div>'콩<span style="font-size:9pt;">을 심었는데 팥이 왜 안 나냐고 분노한다면 그건 콩의 잘못이 아니라 그 사람의 잘못' 이라는 말이 문득 떠올랐습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만약 상대가 어르신이 아니라 저와 같은 젊은 세대의 상대였다면 이성적인 토론이라도 시도해봤을 겁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하지만 제 앞에 있던 그 사람은,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10살 어린 소년시절에 6.25라는 비참한 전쟁기를 겪은, </span><span style="font-size:9pt;">북한에 대한 본능적인 혐오감의 뿌리가 매우 굵고 깊은 분이셨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물론 전후에 진실된 정보를 접해서 편견 없이 더 나은 인식을 갖게 된 기회를 얻은 어르신들도 계시겠지만, </div> <div><br></div> <div>박사모만 보더라도 그 기회를 놓친 노인분들이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div> <div><span style="font-size:9pt;">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결국 신중하게 생각을 거듭하고 난 뒤에</div> <div><br></div> <div><br></div> <div>저는 어르신의 '의견'이 아닌, '어르신 자체'를 그냥 존중해드리기로, 짧았던 우정을 지키기로 정했습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어르신의 그 말을 끝으로 저는 더 이상 정치 얘기를 언급하지 않았고,</div> <div><br></div> <div>다시 '그 동안 일하시느라 고생하셨다'며 웃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헤어졌습니다.</div> <div>  </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저는 이러한 의도된 상황을 만드는데 크게 성공한, '자칭' 보수라는 옷을 입어온 그 기득권에 대한 노여움이 더욱 커졌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들이 왜 상식적인 일반국민들이 아니라 지식에 취약한 노인분들을 목표로 표를 따려고 그렇게나 안간힘을 쓰는 지.</div> <div><br></div> <div>막연하게 알고 있긴 했지만 이번에 확실히 실감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정권교체 꼭 이루어지길 바래봅니다. </div> <div><br></div> <div>대한민국에서 수십년 썩어온 온갖 악습들 꼭 청산되길.</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비 오는 날, 어르신과 마지막 인사한 날, 그리고 박근혜가 구속된 날에 씀 - </div></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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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7/03/31 08:06:04  221.153.***.158  상냥한엄마곰  737209
    [3] 2017/03/31 08:16:04  122.35.***.226  명랑뚝심  656240
    [4] 2017/03/31 08:25:23  121.162.***.107  당근도사  696865
    [5] 2017/03/31 08:26:24  115.138.***.186  이기다내끼다  391585
    [6] 2017/03/31 08:54:58  172.68.***.253  奇香  740745
    [7] 2017/03/31 09:32:59  117.111.***.38  GREAT!  115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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