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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sisa_775303
    작성자 : 너의휴지도둑
    추천 : 7
    조회수 : 502
    IP : 14.43.***.58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6/10/31 02:52:01
    http://todayhumor.com/?sisa_775303 모바일
    저 또한 국민들이 지금 보다 더 나빠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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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적인 민주주의라면, 치자인 정치인들이 피치자인 국민을 한 켠으로 두려워해야 맞습니다. 그 정치가가 청렴하든 부패했든 상관 없이 말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도대체 그들은 국민의 무엇을 두려워하는 것일까요?

      국민의 정의? 도덕? 아닙니다. 그냥 이쪽 머릿수가 엄청 많다는 사실 하나 뿐입니다. 그게 민중이 가진 유일한 사실 상의 힘입니다. 철학적으로 봤을 때, 정의 또한 가치 기준의 수 많은 척도 중에 하나일 뿐이며, 정의든 불의든 이러한 가치는 단지 힘의 방향이라는 키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지, 정의나 불의 자체가 어떤 힘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힘과 가치는 별개입니다. 단지 힘을 행사하는 주체가 얼마만큼의 힘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가치의 힘도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 집회를 보노라면, 저희 국민들..  너무 보기 안타까울 정도로 착합니다. 적은 온갖 꼼수, 불법까지 저지르면서 수단방법을 안 가리고 제 이익을 취하는 반면, 국민들은 촛불하나씩 들고 나와서 "하지마라, 그거 나쁜 거다. 자진해서 물러나라." 라고 온건하게 말로써 외치는 게 전부입니다. 

    그런데 이런 부패한 정치인들요? 정의, 양심, 도덕 그딴거 하나도 안 무서워합니다. 그냥 자신과는 다른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 말하는 것이라며 뒤에서 코웃음 칠뿐이지요.

    그런데 그 족속들도 고통이나 죽음과는 무관할 수 없는 생명체인지라 (어떤 성격이든) '힘'은 두려워합니다. 그 힘은 자기가 부정을 저지르면서 취했던 모든걸 박살내고 고통을 안겨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평화적인 시위로 간판이 붙여져버린 촛불집회를 보면, 부패한자들의 입장에서는 실질적 힘이 없는 껍데기의 정의를 말로만 외치는 걸 보고 있는 기분입니다. 또 비판의 당사자들은 그런거 전혀 안 무서워해요. 그냥 오직 '말'뿐인지라 현실적으로 자기들한테 바뀌는 건 없거든요.
      단지 이 이상 막장으로 가면 정말로 민중들이 미쳐서 '힘'이 생길까봐, 그래서 자기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적당히 하는 척 하면서 상황을 조기에 무마시키는거죠. 그 작자들요? 국민이 힘을 발휘하는 한계선을 슬쩍 눈치보며 계산하고, 그 경계선을 오가면서 할 수 있는 온갖 부정 다 저지르고 뒤켠에서는 저들끼리의 세계를 만듭니다. 저희 국민들이 온순하게 나오면 나올 수록 저들이 뛰어노는 판만 더 크게 만들 뿐입니다. 앞으로 계속 대대손손 그럴거고, 대한민국의 짧은 역사의 슬픈 진실이 이를 대변해줍니다.   

      저는 평화적인 촛불집회 지지자분들이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계속 한다면 언젠가 바뀌지 않을까?" 라고 말씀하실 때마다 마음의 다른 한 켠에선 이런 생각을 홀로 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 경악스런 순간이 바로 그러한 과거의 온건한 대항의 결과라면? 내 자손, 그 자손의 자손까지 그때도 여전히 "언젠가는 될 거야..." 라고 얘기하고 있게 된다면?..."

      "또 이번 사태에 대한 촛불집회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에 대해 과연 어느 누가 보증해줄 것인가? 그때가 되면 이미 다른 이슈가 터질 것이고, 이번에는 또 다른 이유로 인해 국민들은 조건반사적으로 또 당연한 듯 촛불을 들고 단체로 거리에 나오는 것으로 그 순환이 계속 되는 게 아닐까?"


      저는 프랑스 혁명 때 처럼 마음에 안 드는 통치자의 머리를 단두대에 집어넣자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렇다고 또 마치 누군가를 추모하는 것처럼 보기에만 좋을 뿐으로 촛불을 들고 나와, 목청만 외치는 것을 또 좋아하는 것도 아닙니다. 

     진실은 언제나 양극단 사이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보시다시피, 국민들의 촛불집회만으로도 이 나라 정부는 문제를 해결하는(척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합니다. 정의 때문이 아니라, 국민이 정말 화가 나, 항쟁급으로 번져서 자기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다는 사실이 두렵기 때문에요.

      저도 부패의 완전한 뿌리를 뽑을 순 없다는 사실에 동의합니다. 저희 나라뿐 아니라, 선진국의 최상위에 있는 나라들도 그건 마찬가지 일 겁니다. 모든 인간 욕망의 근본을 없애긴 절대로 불가능하니까요.

      하지만 뿌리까지는 아니더라도, 그것보다는 조금 덜 근본적인 부분은 해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온순한 대응으로는 그것조차 불가능하다고 생각되기에, 저는 솔직하게 저희 국민들이 지금보다 더 강하게 나왔으면 어떨까하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의도치 않게 너무 강경한 쪽으로 치우쳐버린다면 분명히 누군가가 다치거나, 심하면 죽는 상황까지도 나올 겁니다. 이건 저도 결코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다치지 않고 평화적인 저항으로만 원하는 바를 얻어내기엔 현실성도 없고, 어떻게보면 이기적이고, 심히 억지스럽다는 기분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만약 되더라도, 그것은 부패한자가 최소한의 양심을 가지고 있을 때의 얘기겠지요.

    하지만 부패한 사람이 한 두명도 아니고, 끔찍한 덩어리가 되어서 수십년간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나라를 쥐락펴락하는 것이 현 실정입니다. 온건한 방법으로라면 아마 저들 입장에선 문제발생시에 마지 못 해 꼬리를 자르듯 덩어리에는 피해가 안 가게끔, 몇 명 정도는 떼어내고서 크게 생색낼 겁니다. "이 정도 해줬으니 그만됐지?" 라고 말이죠. 아마 이 악순환이 계속될 것입니다. 지금처럼 촛불집회만 계속 하게 된다면 말입니다.


    어떤 저항을 해야 저들을 민중의 공포에 떨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떤 저항을 해야 다치는 사람을 최소한으로 만들면서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저는 이 상호충돌하는 두 질문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여 답을 얻는 것이 제게 주어진 과제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확신하는 것은, 장기적이고, 또 보다 근본적인 원하는 걸 얻기엔 촛불집회 하나의 수단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강하게 나오느냐, 부드럽게 나오느냐의 흑백논리가 아닌, 그 이외의 창의적인 해결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두 가지 중에 한 방향을 택해야 한다면, 저는 지금보다 더 저항적인 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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