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 잠긴 5층 아파트에 사는 그는 생활고에 지쳐 계단을 오르다가 생각했다. 지금 내게 있어서 가장 편한 장소는 어디일까. <div><br></div> <div>그는 언제나 답답한 자신의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있었다. 바깥은 공포스러운 일들과 지루하고 괴로운 잡무로 자신을 얽어 </div> <div>한심함과 비참함의 해수면으로 자신을 밀어 올리고 있었다. 그곳을 빠져나오면 느껴야할 것은 질식에 대한 공포 뿐인데도</div> <div>자신은 비참함과 한심함속에서 아늑함을 느끼며 바깥 공기를 두려워하면서 사는 한마리 잉어였다.</div> <div><br></div> <div>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연못속에 사는 잉어는 항상 머리위 질식의 공포에 머리를 조아리고 눈 뜨고 잠에 드는 반면반식의 </div> <div>삶을 사는데. 자신이 그것과 다름을 느끼지 못하는 그는 질식의 공기에서 부는 바람에 한심함이 출렁거리는 것을 느끼면서</div> <div>하루를 조아린채 보내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div> <div><br></div> <div>편하고 싶었다. 광고에서 말하듯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었다.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div> <div><br></div> <div>그러나 삶은 잔인하기에. Life goes on, LET"S IT BE. 삶은 자신의 모양 그대로 흘러 가기만 할 뿐이었다.</div> <div>그 리듬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와류였다. 좀 더 잔인한 격류라면 모든 것이 평등해질텐데.</div> <div>다른 사람이 아닌 대자연과 격투하며 모든 것을 자연에게 내놓는 황량하고 생존만을 위한 삶이 될텐데.</div> <div><br></div> <div>모두가 계획 없이 내일을 두려워하면서 사는 물고기의 삶을 살텐데 하면서 그는 계단을 올랐다.</div> <div><br></div> <div>어쩔 수 없었다. 모두가 그렇게 산다. 자신도 체념하고 포기하면서 격렬하게 치밀어 오르는 분루를 삼키고 그렇게 살았다.</div> <div>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허나 자신의 뜨거운 감정은 이따금 불쑥불쑥 솟아 올라서 내 눈에 눈물을 내리고.</div> <div><br></div> <div>너무나도 답답한 가슴을 끌어 안고 오늘 하루를 보내면 더욱 답답할 내일에 신음하면서 일주일을 보낼것이다.</div> <div>도저히 한달을 올곧게 보낼 자신은 없다. 어느순간은 미쳐서 하루에 반항하면서 살겠지만 남 앞에선 그러지 못한다.</div> <div><br></div> <div>한심하게도 그가 화를 내는 곳은 언제나 자기자신에게 였다. 남에게는 맘 놓고 화를 내지 못한다. </div> <div>그것은 그 사람과의 관계를 걱정하는 것이 아닌 화내고 난 다음의 자신의 비참한 문장 들 때문이리라.</div> <div><br></div> <div>밤에 자기 전에 이렇게 말하면 좋았을까. 저렇게 말하면 좋았을 까 항상 남의 안색과 자신의 완벽성을 </div> <div>살피면서 산다. 매일 같이 살피는 거울에 내 얼굴에 다른 사람의 눈에 띌만한 약점은 없는지 살피면서 산다.</div> <div><br></div> <div>진짜 싫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오갈데 없는 자신감이 정착할 곳을 찾지 못하고 부유하면서 자신의 얼굴이 녹아 내리도록</div> <div>마음이 방조하는 것을 두고 보는 것이 더욱 괴롭다. 나는 망가질 것이다. 긴장을 놓는 순간 나는 망가질 것이다.</div> <div><br></div> <div>한 문장에 한층씩. 5층 과 6층의 계단 사이에 섰을때 차오르는 숨에 목이 막혔을 때. 자신의 아파트 계단에서 쥐소리가 났다.</div> <div>쥐소리. 종이 찢기는 소리가 났다. 어이가 없었다. 오래된 아파트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이젠 쥐까지 나오는 아파트라니.</div> <div>계약한지 석달만에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div> <div><br></div> <div>그는 계단을 올랐다. 6층으로 올라와서 보니 그곳에는 하얀 쥐 두마리가.</div> <div><br></div> <div>아니, 열무 두개가 있었다.</div> <div><br></div> <div>쥐소리를 내는 열무 두 개가 있었다.</div> <div> 그는 웃었다. 가열차게 웃었다.</div>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