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디바가 16살에 1위 찍고 3년 동안 랭킹 유지하다가 지금 19살, 바로 전장에 뛰어들었지요</div> <div> </div> <div>처음엔 아마 제법 뿌듯했을겁니다</div> <div> </div> <div>세계에서 아무리 환호를 한들 한국(인)이 멘탈을 케어해줄거라는 생각은 안드네요</div> <div> </div> <div>예를 들면 가족이나 친지가 쯧쯧 계집애가 게임 좀 할 줄 안다고 방송에서 웃음이나 팔고다니고 같은 말을 듣거나</div> <div> </div> <div>조금만 컨디션이 떨어진 모양만 보여도 물어뜯는 기자들이라던가</div> <div> </div> <div>게이머의 입지가 아무리 올라간들 대학 안나오면 소용 있을 것 같냐는, 같은 학교 학생들의 들으라고 씹어대는 소리들</div> <div> </div> <div>자신의 실책이 있었던 날에 깐죽대며 다가와 실력 다떨어졌네 내가 너보단 잘하겠네 집적대는 놈들</div> <div> </div> <div>언제까지 게임이나 할거냐, 대학 준비 해야하지 않겠냐는 말들</div> <div> </div> <div>정황상 영화나 이런데도 출현한 것 같던데 어디가 되었던 사람 안된 새끼들이 성희롱하는 이야기도 들었을겁니다. </div> <div> </div> <div>심지어 바디슈트잖아요. 물론 하나한테 잘어울리고 귀엽지만, 지 몸매에 무슨 자신이냐느니 뭐 .. 들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div> <div> </div> <div>사실 안듣고 지냈을거라곤 상상하기 힘듭니다. 엄청 물어뜯어대잖아요.</div> <div> </div> <div>(뭐 남자애라면 좀 덜했을지도 모르지만 여자애가 무슨 게임이냐는 말을 심심찮게 듣기도 하거든요)</div> <div> </div> <div>하여간 그런 상황에서 꾸준히 노출되는 상황. </div> <div> </div> <div>그런 와중에 나를 필요로 해서 국가가 부른다?</div> <div> </div> <div>전 솔직히 어느정도는 반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div> <div> </div> <div>가기 싫긴 하겠지만 어쨌든 강제 차출이었을 확률이 90%일텐데, 자신에게 직위 한자리 주는 것도 모자라 새로 만들어지는 기갑부대에 소속시켜주겠다네요. </div> <div> </div> <div>사람도 상대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기본적인 목표는 옴닉 괴물 제거거든요. (아마도?)</div> <div> </div> <div>열아홉, 아직 성인이 되지도 못한 여자아이를 전장에 내모는 것이 말이되냐는 부모들을 설득한 것은 국가였을겁니다.</div> <div> </div> <div>짜한 언론플레이, 호승심과 주목받는 고양감. '나를 믿고있다'는 생각이 짜릿할 지경입니다.</div> <div> </div> <div>그런 마음으로 디바는 입대했을 것 같습니다.</div> <div> </div> <div>생활은 편하진 않습니다. 어찌되었던 프로게이머의 리그에는 여성보다는 남성이 많습니다.</div> <div> </div> <div>생활의 불편함 때문에 디바는 개인 방을 쓰게 될겁니다. 최소한 남/녀 숙소 정도는 갈라놓는 배려는 있었을거라 믿습니다.</div> <div> </div> <div>밥도 생각보다는 먹을만합니다. 급식 먹고 지내던 시절이랑 비슷하네요, 뭐. 집에 못간다는 점도요.</div> <div> </div> <div>훈련때는 우쭐할 수 있습니다.</div> <div> </div> <div>제법 많은 게이머들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확실하게 드러내놓을 수 있다는 기분은 꽤 괜찮을 겁니다.</div> <div> </div> <div>로봇도 탈출하기 용이하답니다. 물론 사람 타라고 만들어놓은 것이 애당초 아니라서 탑승은 힘들지만요.</div> <div> </div> <div>지급해주는 옷도 덕분에 바디슈트. '디바'에겐 몹시 익숙한 옷입니다.</div> <div> </div> <div>총도 광선총이랍니다. 빠른 속도로 익히기에는 반동없고 가벼운 총이 좋을거라구요. 꼭 장난감같이 생겼습니다.</div> <div> </div> <div>얼른 한 사람 몫을 하고싶다는 욕심과 급한 부대 창설 시기와 맞물려 그녀는 아주 빠른 속도로 모든 것을 익히게 됐습니다.</div> <div> </div> <div>기계를 타고 하는 사격도, 실제로 하는 사격도 게임하는 기분입니다.</div> <div> </div> <div>아니 애당초 사격 훈련을 받고, 기기 조종 훈련을 받는 이 모든 과정들이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는 튜토리얼처럼 느껴집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실전은 언제일까요.</div> <div> </div> <div> </div> <div>상부의 허가를 받아 인터넷 방송국의 후원으로 전투 장면을 송출하게 됬습니다. </div> <div> </div> <div>기계 조종은 역시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div> <div> </div> <div>즐겁습니다. </div> <div> </div> <div>분홍색의 메카를 타고, 익살스럽게 얼굴에 토끼 수염을 그리고는 그야말로 자신은 전장을 종횡무진 뛰어다닙니다.</div> <div> </div> <div>자신의 방송을 보며 환호하는 관객들이 프로게이머였던 때보다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div> <div> </div> <div>왜먀녀, 디바는 지금 '직접' 전장을 뛰고 있거든요. </div> <div> </div> <div>그런 자신의 '실제 활약상'을 보고 환호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건 생각 이상으로 짜릿한 일일 겁니다.</div> <div> </div> <div>광고 찍자는 사람이 올 정도면 볼짱 다본거 아닐까요. 사실 복무 중 복장으로 음료 광고도 하나 찍었습니다.</div> <div> </div> <div>여자아이가 군인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세간의 시선을 잡아끄는 것은 충분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뭐 그렇게 한동안 즐거운 나날이 지나고, 기계 하나가 폭발합니다.</div> <div> </div> <div>옴닉 괴물이 해킹을 했답니다. 하긴, 사람이 타게 된 것도 무인 기계를 기동할 수 없어서였습니다. </div> <div> </div> <div>이런 일이 있을만도 하지요.</div> <div> </div> <div>하지만 자폭 시퀀스가 강제로 작동된 뒤 사출되지 못해 폭발 피해를 온몸으로 맞은 이는 면회 불가일 정도로 처참하게 다쳤다고 했습니다.</div> <div> </div> <div>디바는, 이제 약간 무섭습니다.</div> <div> </div> <div>시간은 흘러갑니다. </div> <div> </div> <div>옴닉 괴물이 없을 때는 프로게이머들과 가상 훈련을 하고, 그런 나날이 반복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 대인전을 한 날, 디바는 '죽음'과 맞닥뜨립니다.</div> <div> </div> <div>"아..으.."</div> <div> </div> <div>[이런 꼬마 계집애조차 전장에 내몰다니.]</div> <div> </div> <div>새카만 코트를 펄럭이고 한눈에 보기에도 무거워보이는 총을 양손에 든, 새하얀 가면을 쓴 쉰 목소리의 남자.</div> <div> </div> <div>억지로 기계에서 잡아끌어내져 나와 턱 바로 아래에 총으로 위협당하는 상황.</div> <div> </div> <div>차갑고 딱딱한 총은, 이건 아마도 장난감같은 자기 총에 비하면, 작은 자신의 머리통 하나는 쉽게 박살낼겁니다.</div> <div> </div> <div>두려움에 제대로 된 말조차 하기 어려울 지경입니다.</div> <div> </div> <div>[...넌 네가 잘난줄 아나보지? 다음에 만나면, 자비는 없다.]</div> <div> </div> <div>글쎄요, 무슨 정신으로 눌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힘차게 누른 '자폭' 버튼은 디바 자신의 생각보다 너무 빨리 작동해버렸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뭐 결론을 말하자면 저런 일을 겪다가 PTSD에 멘탈이 박살나서 잔뜩 시달리는 디바가 나오는 글을 쓰고싶은데</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출근해야되는게 문제지요</div> <div> </div> <div>그래서 맘대로 생각해서 저렇게 한번 써봤습니다.</div> <div> </div> <div>그렇잖아요. 군대 갔다오는 남자사람들도 막상 전쟁통 몰려나가면 사람을 향해서 총을 쉽게 쏠 수 있을거라곤 생각이 안듭니다.</div> <div> </div> <div>근데 디바는 잘만 쏘고 다니잖아요.</div> <div> </div> <div>시달릴만하죠.</div> <div> </div> <div>디바가 폭발에 휘말리는 바람에 환통에 시달리고,  그런 디바를 앙겔라가 케어해주고, '죽음'의 이야기를 그녀에게 말하고, 막 정부와 싸우는 그런 이야기를 짧게나마 쓰고싶었습니다.</div> <div> </div> <div>............이런걸 생각하고 있는걸보니 전 글러먹은 종자인 것 같습니다.</div> <div> </div> <div>이힝.</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