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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에나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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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abinogi_135163
    작성자 : 아리에나
    추천 : 6
    조회수 : 626
    IP : 39.112.***.38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5/11/15 02:26:02
    http://todayhumor.com/?mabinogi_135163 모바일
    #아첼리스 #사카타킨토키 #실수로_한번_올렸었네 #자기전에_다쓸수있나



    캡처.PNG

    캡처2.PNG









    -


    "얘, 혼자 공연하니 재미 좋으니?"


    이 여자가 미쳤나? 첫 감상은 그것이었다.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아이가 짐 풀어놓고 쉬는 자신에게 다가와 대뜸 하는 소리가 저런 말이다. 상대하기도 귀찮다. 고개를 휙 돌려 잠자코 리본을 다듬고 있으려니 파란머리의 여자는 숫제 자리를 잡고 자신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피에로 처음 봐요? 비켜요."


    퉁명스레 붉은 머리칼의 여자가 대답하자 여자는 해쭉 웃었다.


    "대답 해주네요?"

    "당신 말마따나 혼자서 공연하느라고 힘들어요. 재미보는것도 없고요. 관객이 아니면 방해하지 말고 비켜줘요."

    "혹시 호객꾼 안필요해요? 내가 며칠 봤는데 그쪽, 장사 수완은 엉망이던데."

    "당신이라고 무슨 방법이 있는건 아니잖아요?"

    "있으니까 이렇게 뻔뻔하게 들이댄다는 생각은 안들어요?"


    파란머리의 여자는 등에 메고있던 가방을 풀어내렸다. 머리 뒤로 불쑥 솟아오른 모양이 뭔가 했더니 만돌린인 모양이었다. 튼튼하게 징을 박아놓은 커다란 구두가 돌바닥에 부딪히자 말편자가 부딪히는듯한 소리가 난다. 뚜걱, 뚜걱, 뚜걱. 자신 앞을  가로막고 등을 보인 여자는 똑바로 앞을 바라봤다.


    "아첼리스라고 해요."
    "묻지 않았어요."

    "정말, 귀염성 없게 구네! 동네 어린애들한테는 잘해주잖아요?"

    "그쪽은 어린애가 아니에요."

    "그쪽이 아니라, 아첼리스!"


    그렇게 입을 놀리면서도 손을 바쁘게 움직인다. 어깨띠를 둘러 만돌린이 단단하게 고정되도록 붙잡고, 헤드 부분을 끼릭끼릭 돌려가며 조율한다. 앞이 부산스러우니 힐끗힐끗 눈길이 가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마침 공연용 도구도 다 마감이 끝난 마당이었다. 아첼리스가 들고있는 만돌린은 제법 화려하게 장식되어있는 것이었다. 멋들어지게 붙어있는 마족의 날개 모양 양각은 만돌린의 반쪽을 대부분 뒤덮고 있었다. 저런 악기를 갖고 연주가 제대로 되긴 하려나?


    "하여간, 손해는 안보게 해줄게요."


    말투에서 조차 웃음이 묻어난 그녀가 만돌린에 힘차게 피크를 내려쳤다.

    곧 시원스러운 노랫소리가 멀리 지나가던 사람들까지 돌아볼 정도로 울려퍼진다. 그 음색은 '화려하다'는 말 이외에는 설명하기 어렵다. 그 목소리에는 발길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었다. 겁이 없는 어린아이들부터 주춤주춤 다가온다. 계란바구니를 안고가던 아가씨도, 지친 표정으로 걸음을 옮기던 여행자도 그 앞에 멈춰선다. 열댓명 이상이 모이자 그녀는 노래를 뚝 멈췄다. 웅성대는 사람들에게 연주자는 환한 미소르 지었다.


    "좋아요, 여기까지.다음은 공연하면서 들려드릴게요. 잠깐 기다릴 수 있죠?"


    능청스레 미소를 지은 그녀의 눈짓에, 피에로는 허겁지겁 공연 준비를 마쳐야했다.


    공연 자체는 짧았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공연할 수 있는 피에로는 하나뿐이었고, 그러면 보여줄 수 있는 재주도 정해져있었다. 그나마도 피에로는 특출나게 눈에 띄는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니 호객이 잘 되지 않는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연주자가 하나 붙은 것만으로도, 아니 시선을 번갈아 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이 하나 있는 것만으로도 공연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다. 덤으로 수입은 혼자서 벌던 것 두배 이상. 덕분에 그날 저녁은 제법 풍족하게 먹을 수 있었다.


    "낮엔 미안했어요."

    "아녜요 뭐, 처음 보는 사람이 대뜸 말을 걸면 수상할 수도 있죠. 수상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름이 아첼리스랬나요?"

    "네. 그쪽은?"

    그 말을 들은 붉은 머리의 피에로는 의미없이 음식이 담긴 접시를 헤집었다. 잠시간의 침묵 후 그녀는 웃음을 지었다.


    "딱히 이름이라고 부를만한게 없네요."

    "에? 밀레시안 아니에요?"

    "맞아요."

    "어떻게 근데 이름이 없어요?"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어요. 그냥 적당히 지어줘요."


    밀레시안은 대개 각자의 사정에 휘둘리는 법이다. 제가끔 고집을 피우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그래서 아첼리스는 더이상 꼬치꼬치 캐묻지 않기로 했다. 저 스스로도 대충 지어달라고 했으니 뭐, 상관없겠지.


    "그럼 레드라고 부를게요."

    "그래요."


    그리고 별 의미없는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오늘 공연은 어땠는지 같은 것들. 레드는 처음과는 달리 무척 쾌활했지만 그저 이야기를 듣고 끄덕끄덕 맞장구를 치는 것이 다였다. 술이 늘어나도 이야기를 줄줄 잇는것은 아첼리스 뿐이었다.


    "난 아본으로 가는게 꿈이에요, 레드."


    그 말을 듣자 안주를 집어들던 레드의 손끝이 덜컥 흔들렸다. 취한 탓에 눈치채지 못한 아첼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유배지라곤 하지만 지금은 사라진 영웅이 사람들을 들여보내준 적도 많았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어떻게 해요 나는 그 사람 본 적도 없는걸.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잖아요, 진짜 눈 깜짝할새에. 물론 밀레시안이니까 어딘가엔 있겠지만, 그 사람이랑 같이 다니던 동료들이 일을 대신하고는 있지마안! 그래도! 이렇게 사라지면 치사하잖아요!! 안그래요, 레드?! 그럴거면 날 아본이나 들여보내주고 가든가!"

    "아본은 왜 가려고 하는거에요? 아첼."


    아첼은 술기운 탓에 고개가 휘청거렸다. 반정도 뜬 눈으로 레드를 바라보던 그녀는, 이 계집애는 술이 얼마나 세길래 아직도 꼿꼿한가 생각했다. 손가락으로 자신의 악기를 톡톡 친 그녀는 잠시 숨을 골랐다.


    "난 음유시인이에요. 봤겠지만. 당신은 첫번째 밀레시안을 알고있어요?"

    "알아요. 불쌍한 사람이었죠."

    "맞아요. 엄청 불쌍하지. 하지만 나로선 부러워요. 너무너무 부럽고 부러워 죽겠어! 왠지 알아요?"

    "글쎄요."

    "거긴 전부 다 있을거니까. 신들이 갇힌 곳이니까. 그래서 가보고싶어요. 아무것도 바뀌지않고 남아있을테니까. 근데 갈 방법이 없어. 거기 가는 열쇠는 영웅이 가져갔는걸? 뭐하는걸까 영웅은- 어디로 간걸까아-."


    술기운이 많이 오른 모양이었다. 아첼은 아예 의자에 기대서 끼익끼익 몸을 앞뒤로 흔들어가며 투덜대기 시작했다. 그런 모양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레드는 자기 앞에 있는 잔을 쭉 들이켰다.


    "아첼은 왜 영웅이 없어졌다고 생각해요?"

    "으응-?"

    "도망쳤잖아요, 영웅."


    일순 아첼의 표정이 사납게 바뀌었다. 건들건들 내젓던 몸을 바로잡고 테이블에 팔을 짚었다. 취한것은 여전했지만 잡아먹을듯이 사나운 눈으로 아첼은 레드를 쏘아보고, 일갈했다.


    "너, 온지 얼마 안됐냐? 함부로 지껄이지마. 도망친게 아냐!"

    "아첼?"

    "빌어먹을. 너 길거리에서 공연할 때 알아봤어. 아무리 온지 얼마 안됐다지만 뭐? 영웅이 도망을 쳐? 웃기지마!"

    "아첼, 지금 취했어요."

    "영웅은, 그냥, 힘들었던거 뿐이야, 이 멍청아!"


    숫제 눈물까지 글썽이는 그녀의 입을 가볍게 틀어막은 레드는 어린아이 옮기듯이 훌쩍 들어올려 버둥대는 것도 무시하고 침실로 척척 끌고 올라갔다. 계산은 내일 할거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레드는 자신의 역성을 들어주는 밀레시안이 있다는데 약간 감격하고 있던 참이었으니까, 술주정 정도야 가뿐하게 들어줄 수 있었다. 그만 버둥거렸으면 좋겠지만. 이러다 토할까봐 무섭네 정말.





    -


    #안되잖아


    두분 엮어서 써봤습니다


    몇시간 걸쳐쓴거치고 영 내용이 부실하네요.....죄송합니다..ㅠㅠ

    아리에나의 꼬릿말입니다
    1434336707tnJpFqjr59IQKHLbrzHZdWkq3gXu.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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