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안녕하세요. 20대 중반 여자사람입니다.</div> <div> </div> <div>매번 연게 글만 보다가 새벽에 잠도 잘 안오고, 예전에 있었던 일이 자꾸만 떠올라서 그냥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글 써봐요.</div> <div> </div> <div>남자친구랑은 사귄지 450일 정도 됐구요, 지금 사귄 남자친구가 처음 사귄 남자친구에요. 남자친구한테도 제가 첫 여자친구구요.</div> <div> </div> <div>사귄지 60일 남짓 됐을 때 남자친구가 여자 두명이 포함된 스터디 사람들끼리 1박 2일 여행을 갔어요. 남자 2명, 여자 2명 이렇게 넷이서요.</div> <div> </div> <div>저기 남자 2명에는 제 남자친구가 포함되어 있는데 편의상 제 남자친구 말고 다른 남자를 A, 여자를 B, C라고 할게요.</div> <div> </div> <div>근데 이렇게만 보면 여자친구 있는 남자가 여자들이랑 같이 여행을 갔다는 것 자체가 진짜 이해가 안 가실텐데 중요한 건 남자친구랑 A, B, C 전부다 </div> <div> </div> <div>제가 아는 사람들이고 친한 사람들이라는 거에요. 전부다 학과 동기들이거든요. 저희 과에는 과 특성상 스터디가 활발한 편인데 학기 초반에 </div> <div> </div> <div>저희 과 동기들 사이에서 스터디 모임이 두 그룹 생겼어요. </div> <div> </div> <div>학기 초에 저랑 남자친구는 서로 잘 모르기도 했고 (이때만 해도 그냥 스쳐지나가는 사람1정도일 줄 알았음...)</div> <div> </div> <div>저는 다른 스터디 모임에 속해 있었어요. 그런데 어쩌다보니 마주치는 일도 많고, 같이 얘기하고 그러다보니 사귀게 되었어요.</div> <div> </div> <div>과 동기도 몇 명 안되다 보니 다들 정말 서로서로 엄청 친한데, 아무래도 학기 초반에는 같이 스터디하는 사람들끼리 좀더 친했던 게 있었겠죠.</div> <div> </div> <div>근데 저랑 사귀고 나서 60일 정도 되었을 무렵에 스터디 사람들끼리 1박 2일 여행을 간다는 거에요. </div> <div> </div> <div>근데 그냥 여행도 아니고 여자 C의 집이 있는 지역으로 놀러가는 거고, 심지어 여자 C의 집(부모님이 계신 집)에서 하루 자고 온다는 거였죠. </div> <div> </div> <div>물론 여자들만 있는 건 아니지만 여자가 포함되어 있는 구성으로 </div> <div> </div> <div>그것도 그 여자의 부모님이 계신 집에서 자고 온다는 게 너무 이해가 안 됐어요. 그것도 여자친구가 있는 사람이 말이죠.</div> <div> </div> <div>처음에는 너무 이해가 안 돼서 (지금도 이해가 안 되지만) 제가 연애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가, </div> <div> </div> <div>아니면 너무 보수적이어서 그런가 라는 생각도 해봤는데 정말 좀 아니다 싶더라구요. </div> <div> </div> <div>또 이해가 안 되는 건 그 여행을 굳이 가려는 남자친구도 이해가 안 됐지만, </div> <div> </div> <div>여자친구가 있는 남자와 여행을 가는 그 스터디 사람들도 이해가 안 되더라구요. </div> <div> </div> <div>심지어 저랑 사귀는 걸 뻔히 아는 동기들인데... 하다 못해 저한테 같이 가지 않겠느냐고 물어보지도 않더라구요.</div> <div> </div> <div>'여자랑 같이 가는 여행'이라는 것부터가 이미 말이 안 되는데 더욱 이해가 안 갔던 건 남자친구의 태도였습니다.</div> <div> </div> <div>남자친구가 저를 어떻게든 설득시키보려는 모습이라도 보였으면 좋았을텐데, 저랑 사귀기 전부터 했었던 '선약'이고, 이제 와서 이걸 취소하는 건</div> <div> </div> <div>자기들을 초대해준 C의 부모님에 대한 '예의'에 어긋난다는 말을 하더라구요.</div> <div> </div> <div>그래서 제가 입장을 바꿔서 내가 만약에 남자들이랑 여행을 간다면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괜찮다고 하더라구요...ㅎ</div> <div> </div> <div>사귀면서 한번도 의견이 안 맞다던가 싸운다던가 그런일 없었는데 이것때문에 처음으로 다퉜었어요.</div> <div> </div> <div>결국 남자친구는 여행갔어요. 얼마나 그 사람들이랑 추억을 만들고 싶으면 저럴까라는 생각도 있었고, 가장 큰 건 우리 두 사람이 아니라</div> <div> </div> <div>다른 사람들로 인해서 우리 관계가 깨지는 게 너무 싫었어요. 그리고 사실 여자들이라고 해도 정말 아무 사이 아닌, 진짜 가족 같은 사이들이라는 걸</div> <div> </div> <div>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어요. (저랑은 막 서로 시누이, 올케 부르면서 장난도 많이 쳤었거든요. 그리고 나중에 알고 난 사실은, </div> <div> </div> <div>아까 말했던 남자 A과 여자 B는 저희보다도 먼저 사귀고 있었더라구요. 그리고 여자 C도 그때 당시 원래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고 지금은 그 사람과</div> <div> </div> <div>사귀고 있어요.) </div> <div> </div> <div>근데 이게 아무 사이가 아니고, 아무사이가 아닌걸 안다고 해서 문제가 아닌게 아니잖아요. </div> <div> </div> <div>여자들이랑 여행가는 것도 그렇지만 그걸 두고 나를 설득시키려는 모습이 없었던 게 가장 충격이었던 것 같네요.</div> <div> </div> <div>나중에 동기들이 말하길 자기라면 절대 안 보냈을 것 같다고, 자기라면 헤어졌을 거라고, 진짜 착하다고 얘기하는데...</div> <div> </div> <div>착한게 아니라 그냥 제가 바보같이 굴었던 것 같아요. 남자친구가 여자들이랑 같이 여행가는 거 보내주는 여자, 얼마나 우스워보였을까 싶고...</div> <div> </div> <div>근데 이게 계속 생각나요. 정말 하루종일 너무너무 좋고, 같이 있으면 행복하고 그러다가도 문득 문득 떠올라요.</div> <div> </div> <div>저렇게 여행갔다와서 싸우고, 얼마 지나서 또 생각나서 그때 무슨 생각이었냐, 지금 그때로 돌아간다면 같은 선택을 할 거냐 물어보고,</div> <div> </div> <div>모처럼 데이트하면서 이 이야기랑 비슷한 글을 보고나서 같이 남자를 욕하다가, "근데 오빠도 그때 갔잖아?" 라고 해서 또 분위기 가라앉고...</div> <div> </div> <div>이런식으로 오늘 이 순간에도 또 생각나요. 근데 남자친구랑은 저 때 그 일만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 싶을만큼 너무 좋아요.</div> <div> </div> <div>남자친구랑은 반장난식으로 결혼 얘기도 나누고 얼마전에는 커플링도 했어요.</div> <div> </div> <div>어제는 커플티도 사고 같이 신나했는데 이렇게 새벽에 또 그 여행갔던 일이 머릿속을 비집고 훅 들어오네요.</div> <div> </div> <div>이렇게 생각날 때마다 저때 마음고생한거랑 나를 이해 못하고, 내 마음을 몰라준 남자친구가 생각나서 마음이 저리고 눈물이 나요.</div> <div> </div> <div>저 때 일있고 좀 지나고 나서 제가 하도 그 때 일을 얘기해서인지, </div> <div> </div> <div>남자친구도 생각이 좀 변해서인지 미안하다, 그때로 돌아가면 안 갈거다 얘기하는데 그때마다 제가 "근데 갔잖아." 하게 돼요.</div> <div> </div> <div>그리고 혹시나 남자친구랑 결혼까지 하게 되더라도 그때 여행간 일은 계속 생각나고, 계속 또 얘기하게 될 것 같아요.</div> <div> </div> <div>심지어 또 그런 일이 있을지도 모르는 거구요...</div> <div> </div> <div>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쩌면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 건데 제가 여태껏 붙들고 있었던 걸까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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