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한 숨도 자지못하다가 이제 일어나서 어디라도 털어놓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div><br></div> <div>긴 얘기가 될 수도 있어서 최대한 짧게 정리해서 쓸께요.</div> <div><br></div> <div>남친, 아니 이젠 전남친이지만</div> <div>전남친을 처음 만났을때 그는 의전원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너무너무 의사가 되고 싶어하던 사람이었습니다.</div> <div>그를 만난지 반년째쯤 그러니까 재작년 8월, 시험이 있었는데 그때쯤 저흰 심하게 다툰 일이 있었고 남친에게 너무 실망한 저는 </div> <div>그만 만나자고 하고 그를 차단하였습니다.(시험 일주일전)</div> <div><br></div> <div>그 후에 어찌어찌 연락이 왔는데 요점은 저때문에 시험을 떨어졌다. 자기 인생 물어내라. 내 인생도 부셔버리겠다.</div> <div>자기 의사 만들어내라 하면서 오열하면서 어마어마한 분노를 쏟아냈습니다.</div> <div>전 너무 미안했어요. 너무 미안하다고. 내가 어떻게든 앞으로 인생 , 서포트 잘 하겠다고.</div> <div>그래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div> <div>그게 잘못된 시작이었습니다.</div> <div>남친은 그 후에 자기 원래 전공이었던 건축학과로 돌아갔습니다.</div> <div>지금 나이가 33인데 자기보다 열살도 한참 어린 학생들과 공부하는게 엄청나게 자존심상하는 거 같았어요.</div> <div>가장 싫어하는 설계수업이 있을때마다</div> <div>"내가 너 때문에 이거 한다" "난 이걸 하지 않아도 됬었는데..."</div> <div>"난 건축이 토나오게 싫다" "난 이게 너무너무 싫다 건축만 보면 토나올거 같아"</div> <div>이런 말들을 자주 했습니다. </div> <div>전 너무 힘들었습니다.</div> <div>가끔은 내가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쳤다는 죄책감에 숨도 못쉴정도였어요. 그렇지만 또 가끔은 도데체 내가 뭘 그렇게 죽을 죄를 졌나</div> <div>하는 생각도 들고.</div> <div>그 과정에서 무수히 싸웠습니다.</div> <div>중간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div> <div>마지막으로 몇주전.</div> <div>크게 싸우고 거의 헤어지다시피 마지막 전화통화하고 서로 연락하지않았습니다.</div> <div>연락끊고 몇일후 전 임신을 확인했습니다.</div> <div>남친이 절 차단한 상태라 친구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냈습니다. </div> <div>나 임신했는데...돈 달라고 연락한거 아니다. 그냥 알고 있으라고 문자한거다. 내가 알아서 잘 처리할께</div> <div>이렇게 보냈는데 연락 전혀 없더군요.</div> <div>뭐 안좋게헤어졌으니 그러려니 했어요.</div> <div>그리고 정말 힘들게 수소문해서 병원을 찾았습니다.</div> <div>(제가 지금 투병중이라 약을 먹지않으면 살수 없어서 아기를 낳을 수 없는 몸입니다)</div> <div>그런데 당일.</div> <div>너무 무섭고 너무 패틱에 빠져서 남친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제발 살려달라고. 도와달라고. 와서 나 손만 잡아달라고. 너무 무섭다고.</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날 하루종일 전남친은 아무 연락도 없었습니다.</div> <div>밤 늦게 집에 돌아온 저는 엄청난 통증과 죄책감과 여러가지 감정에 반쯤 미쳤습니다. 그리고 전남친의 엄마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냈습니다</div> <div>내가 죽기전에 너 인생 다 망치고 갈꺼라고. </div> <div>너 인생 박살내고 죽을테니 기다리라고.</div> <div><br></div> <div>다음날 아침 전화가 왔습니다.</div> <div>아주 미안한 목소리로 왔습니다. 자기 너무 바빠서 못봤다고. 임신했다는 문자는 잘 못 온 문자라고 생각했ㄷ고.</div> <div>믿지 않아요. 몇년을 알던 사람인데 그걸 믿나요. ㅎ</div> <div>하지만 또 목소리 들으니 마음이 약해져서 분노가 다 풀리더군요.</div> <div>그냥 너 인생 잘 살라고 . 그냥 여기서 그만 하자 했습니다.</div> <div>그런데 자기 엄마가 나 때문에 충격받았다고 그걸로 화를 내기 시작하더군요.</div> <div>전세가 역전되서 제가 몇일을 계속 사과했습니다.</div> <div>미안하다고. 몸 추르리는대로 사과드리고 떠나겠다고. 우리관계도 곧 정리하기로 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수술이 뭔가 잘 못 되어서 </div> <div>지난주 토욜날 다시 마취하고 수술을 받았습니다.</div> <div>올 필요없어. 혼자 다녀올께. 했는데 아무말도 없더군요. 행여나 그래도 같이 가주길 마음속으론 기대했었거든요.</div> <div>지금 설계수업 과제하느라 너무 바쁘다고하면서 뭐 프로그램이 날아가고 자기 너무 정신없고</div> <div>자기 엄마도 나때문에 아직 아프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div> <div>짜증만 냅니다.</div> <div>전 토욜날 다녀와서 엄청난 통증에 또 하루종일 누워서 펑펑 울고 있는데.</div> <div>많은 거 바란거 아니에요.</div> <div>관계 이어나가는거 바라지않아요. 그냥 지금 힘들어서 몸 추르릴 동안만 옆에서 말동무 해주길 바랫습니다.</div> <div>이런 얘기 아무에게도 할 곳이 없으니까요.</div> <div>그렇지만 과제한다고 짜증내는 그의 모습에</div> <div>그냥 여기서 멈추기로 했어요.</div> <div>그래서 어제 그냥 끝났습니다.</div> <div><br></div> <div>지금쯤 자기가 토나오게 싫다는 설계수업 과제하느라 내 고통따위는 생각도 안하고 짜증내면서 컴터 만지고 있겠지요.</div> <div>지난 2주간 지옥을 헤매고 있었습니다.</div> <div>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채 침대에서 울면서 자살할 생각만 하면서 하루하루 보냈어요.</div> <div>사람이 이렇게 미치는구나...싶을정도로 목놓아 울고 어떻게 자살해야하나 그 생각만 머리속에 가득했어요.</div> <div>병신같은 날 탓하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div> <div>하지만 오늘 일어났어요.</div> <div>공부하러 캐나다로 떠나려고 합니다.</div> <div>원래 캐나다로 떠나려고 준비하고 있었어요. 2년후에 가려고 했는데 일찍 땡겨졌네요.</div> <div>오늘 마지막으로 오유는 이제 오지않으려구요.</div> <div>내일 유학원가서 접수하고 이제 비자준비하고 프랑스어시험 공부에 목숨걸려고 합니다.</div> <div>b1은 작년에 따고 마지막 b2준비중이었거든요.</div> <div>비자 나오는날 다시 오유에 돌아올께요.</div> <div>이제까지 슬펐던 기억 다 잊고</div> <div>이제는 앞만 보고 달려갈께요.</div> <div><br></div> <div>너무 고구마 스러운 내용이라 죄송하네요.</div> <div>몇달후에 좀 더 인간같은 모습으로 </div> <div>신체도 건강하게</div> <div>정신도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날께요.</div> <div>모두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한 연애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