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전 꽤나 나이브한 성격이에요. 그 정도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요.</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어떤 상황에서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span><span style="font-size:9pt;">흉악 범죄도 마찬가지구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스트레스로 동물을 학대하나 사익을 위해 공공을 말아먹는 거 이해는 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게 그 사람이 생각하는 '해결책'이고 '이뤄야할 목표'였나 보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근데 그게 다에요. 그 상황이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해서 그것에 <span style="font-size:9pt;">동조하거나 지지하고 싶진 않단 얘기에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마치 메갈리아 사태 때처럼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지금 느끼는 감정은 메갈리아 사태 때 느꼈던 그 감정이랑 똑같아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허탈감. 실망감을 베이스로 한 약간의 불안과 짜증. </span><span style="font-size:9pt;">과정은 좀 다르지만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br></div> <div>메갈리아 때의 이야기를 잠깐 할게요.</div> <div><br></div> <div>여자들이 억압 받고 있었을 수 있어요. 차별 받고 있었을 수 있죠. 불평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수도 있고.</div> <div><br></div> <div>그게 전세대로부터의 문제든, 인류 문명사의 기원을 거슬러갈 문제든, 한국 사회만의 문제든 저는 신경 안 써요.</div> <div><br></div> <div>만약 그들이 제대로 된 장소에 나와 정상적인 방법으로 토론을 하려 했다면요.</div> <div><br></div> <div>되려 전 환영했을 거에요.</div> <div><br></div> <div>이렇게라도 주목 받고 싶었나, 그들에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였나란 생각을 가지고 진지하게 들어줬을 거란 말이죠.</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이후에 메갈리아가 보여준 태도가 문제에요.</div> <div><br></div> <div>메갈리안이 일련의 주목을 받은 뒤 기성사회에 던진 것은 사회적 담론이 아니라 패륜이었죠.</div> <div><br></div> <div>소위 진보 언론들이 나서서 '이건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고, 이건 이런 뜻이 있을 거야'라고 포장해주기 급급했지만</div> <div><br></div> <div>이미 일반인들의 눈엔 '패륜적 유머를 기반으로 한 반사회적 커뮤니티'로 인식됐고 이건 아마 우리 세대에선 결코 바뀌지 않을 거에요.</div> <div><br></div> <div><br></div> <div>이번 시장님들의 발언들도 마찬가지에요.</div> <div><br></div> <div>여의도 정치, 정당 정치에 제대로 발을 담그지 못한 채로 시장직을 통해 지지도를 쌓고 인기를 얻은 시장님들에게</div> <div><br></div> <div>노무현 정부의 주요 인물이자, 잠시나마 제1야당을 이끌었던, 그리고 대선주자였던 '문재인'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복합적일 수 있어요.</div> <div><br></div> <div>문재인 전대표님처럼 다양한 장소에 얼굴 비출 수도 없고, 자신의 동료가 될 사람을 중앙당에 영입하기도 힘들고,</div> <div><br></div> <div>어떤 발언을 해도 '시장'의 발언일 뿐 '전 대표', '유력 대선주자'의 발언만큼 파괴력을 가질 수도 없죠.</div> <div><br></div> <div>네거티브만 제외한다면 말이죠.</div> <div><br></div> <div>네거티브는 검증해야할 대상을 내가 아닌 남으로 맞춰요. 내가 강한 발언을 하면 할수록 나는 강해지고 남은 위축되죠.</div> <div><br></div> <div>여러 사건에서 볼 수 있듯 한계는 뚜렷하지만 네거티브 이후의 동력만 있다면 충분한 수에요.</div> <div><br></div> <div>문제를 입증해내거나,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할 수만 있다면요.</div> <div><br></div> <div>그리고 두 분의 능력은 충분하다고 봐요. 그걸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거에요.</div> <div><br></div> <div><br></div> <div>처음엔 아주 조그마한 균열이었죠. 문재인 전대표님을 조금씩 깎아내리는듯한 발언이나 행동들.</div> <div><br></div> <div>그런 것들에 지지자들은 실수부터 아름다운 경선, 모두가 소중한 자산이란 이야기를 하며 깊이 들어가지 않았죠.</div> <div><br></div> <div>여기엔 후보 개개인에 대한 신뢰도 있었겠지만 전 두려움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div> <div><br></div> <div>대한민국 역사에서 야당이 이 정도 지지를 받았던 적 없잖아요. 민주당이 이 정도로 멋진 정당이었던 적이 없으니까요.</div> <div><br></div> <div>하지만 조금 비틀어서 이야기해볼까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 정도로 국민의 정치적 관심도가 높아진 건 정당 정치 외부에 있던 시장님들에겐 천재일우의 기회에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정당 바깥에서 정계를 바라보는 수많은 시선이 생겼어요. 정당 정치에 무관한, 언론을 거치지 않고 직접 판단하는, 수많은 시민들이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여기서 잘 어필하면 정당 중심으로 자신의 세를 불린 문 전 대표님과 비등해질 수 있죠.</div> <div><br></div> <div>요번 지역구 기반 초선 의원들, 일 잘한다던 분들 대부분이 '친문'이잖아요.</div> <div><br></div> <div>당 체질 개선과 함께 들어온 '당원'이 된 시민들보다 언론에서 더 많이 이야기 되는 분들이죠.</div> <div><br></div> <div>그럼 여기서 시간 순서와 테마를 조금만 바꿔보죠.</div> <div><br></div> <div>'10만명의 당원으로 새로운 동력을 얻고 연이어 새로운 인사로 혁신에 성공한 야당'이 아니라</div> <div><br></div> <div>'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과 때맞춰 가입한 10만 당원들'로요.</div> <div><br></div> <div>보세요. 패권이란 얘기를 꺼낼 수 있게 되잖아요.</div> <div><br></div> <div>원래부터 정치에 관심 있던 사람, 야당의 체질 개선을 바라던 사람이 아니라</div> <div><br></div> <div>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뒤 정치적 관심도가 올라간, 그러나 그 이상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먹히는 문장이 되어버려요.</div> <div><br></div> <div>'기껏 최순실 끌어내리려고 촛불 들고 나갔더니 야당이 또 싸우네, 그런데 왜 싸우지?'하고 궁금증을 가지는 사람들에게요.</div> <div><br></div> <div>언론은 문 전대표님께 늘 적대적이었죠. 내막을 제대로 이야기해주지 않아요.</div> <div><br></div> <div>촛불을 들고 나선 사람들 중에서도 '문재인이 정치판 들어와서 뭘 한 게 있는데?'하고 묻는 사람 아직 많잖아요.</div> <div><br></div> <div>지루하고 복잡한 '히스토리'보다 '캐치 프라이즈'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러나 정치가 바뀌길 바라는 사람들에게 먹히는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죠.</span></div> <div><br></div> <div>거기에 완전 국민경선 얘기까지 더하면 완벽한 내러티브가 만들어지구요.</div> <div><br></div> <div>'특정인의 사당이 된 정당은 국민의 바람과 동떨어진 후보를 대선에 내보낼 수 있다'란 이야기까지.</div> <div><br></div> <div>위에서도 말했지만 전 그런 행동들을 이해해요. 두 번 다시 없을 기회가 왔고 잡으려고 노력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죠.</div> <div><br></div> <div>하지만 저는 두 분의 수에 동조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div> <div><br></div> <div>그런 방식으로 하는 경선을 보고 싶지 않아서요.</div> <div><br></div> <div>시장님들이 말씀하셨던 '아름다운 경선'을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div> <div><br></div> <div>솔직히 아름다운 경선은 <span style="font-size:9pt;">애인이라던가, 용이라던가, 봉황이라던가 하는 것처럼 먼 이야기였죠. 지금까지는요.</span></div> <div><br></div> <div><br></div> <div>문재인 전 대표께서 했던 얘기 중에 이런 게 있었죠.</div> <div><br></div> <div>"꼭 내가 아니어도 된다"</div> <div><br></div> <div>저는 이 발언이 자신의 높은 지지율에서 나온 오만함이 아니라 민주당 내의 다른 주자들의 열망과 실력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해요.</div> <div><br></div> <div>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모두가 출발점이 달랐고 지금 서 있는 곳도 달라요.</div> <div><br></div> <div>하지만 그건 차별도, 마이너스도 아닌 차이에요. </div> <div><br></div> <div>차이를 네거티브로 극복하려 한다면 언젠가 낙인이 찍히고 말 거에요.</div> <div><br></div> <div>두 분을 가장 열렬히 지지했던 사람들로부터요.</div> <div><br></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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