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실험 21일째</div> <div>11/4/2009</div> <div>아침 7:30</div> <div><br></div> <div>어젯밤 밝고 따뜻한 방안에 있는 꿈을 꿨다. 창문은 열려있었고 하늘은 맑았다.</div> <div>모든게 조용했다. 나만 빼고.</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는 침대에 앉아서 통제가 안될정도로 울고 있었다.</span></div> <div>내 볼은 젖어있고, 눈물은 내 무릎에 떨어지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엄청난 죄책감이 느껴진다.</div> <div>따뜻하고 아름다운 이 방을 암담한 기운이 방해한다.</div> <div>내 안에서 뭔가 잘못되었다.</div> <div>그게 뭔지 알아내는 데에 가까이 갈때 나는 일어나서 다른 방으로 갔다. 여전히 꿈속에서 말이다.</div> <div>이게 오랜시간 계속됐다.</div> <div><br></div> <div>일어났는데도 내 얼굴이 아직 젖어있다. 눈물은 좀 그쳤지만 여전히 떨어지고 있었다. </div> <div>깨어있는 상태에서도 이렇다니, 왠지는 모르겠다.</div> <div><br></div> <div>태비사와 애스펜은 내 방 소파에서 둘이 껴안고 자고있다.</div> <div>진짜 방은 내 꿈에 나온 방과 전혀 같지 않다.</div> <div>여긴 춥고 어둡고, 벽에는 흉측하고 무서운 표정의 검은 가면들이 걸려있으니까. </div> <div><br></div> <div>애스펜은 왜 머리를 훼손한걸까?</div> <div>태비사는 머리카락이 아예 없다. </div> <div>모근이 뽑힌 자리에는 빨간 얼룩점만 남았을 뿐이다.</div> <div><br></div> <div>내가 고른 피실험자들이 아니다.</div> <div>확실히, 이건 내가 계획했던 것이 아니다.</div> <div>아무리 애써도 원래 이 실험이 뭘 증명하려던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div> <div>내가 세웠던 가설이 뭐였지? 그저 다 환상이었나?</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대체 나는 왜 지금 저택에 있는걸까, 오두막이 아니라..</span></div> <div>난 일어나서 이 노트북을 찾았고 내가 글을 쓰고 있었단걸 기억해냈다.</div> <div>그런데 내 실험보조들이 어디있는지도 모르겠다.</div> <div>내가 속으로 그들의 이름을 불렀을때, 내 스스로 마음 속 문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는 걸 느낄 수 있다.</div> <div>그들의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내 기억속에는 대충 어떻게 생겼는지는 기억난다.</div> <div>마치 살해 장소에 분필로 그려진 윤곽선같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다른 사람의 기억 속에 있는것 같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 무엇보다도.. 끔찍한 목소리가 뭔지 알고 싶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마치.. 화난 사람들이 가득찬 연회장이 내 방 밖에 있는 것만 같다.</span></div> <div>이 저택 가득히 말이다. </div> <div>나는 막연히 내가 대답해야되는 의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들은 날 원하는걸까?</div> <div>내게 남겨진 선택은 하나뿐인것같다. 나가서 대답해야겠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오후 2:15</span></div> <div>맥스웰이 우물을 파는걸 끝냈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 마침내 나를 찾아냈다.</span></div> <div>이 저택의 장엄한 외침을 들었어야 하는데! 마치 날 반기는듯 했다.</div> <div>애스펜과 태비사는 내 주변을 돌며 팔짱을 끼고 춤을 추고 있다.</div> <div>우리는 가렛과 에드워드가 지하실 천장에 매달려서 발버둥치는걸 보고 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 둘은 아직 살아있다.</span></div> <div>그 둘이 몸부림을 칠때마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태비사와 애스펜이 내 노래를 불러주는게 얼마나 재밌는지 모른다.</span></div> <div><br></div> <div>"돼지는 매달려서 말려야지</div> <div>흰자위가 눈을 채울테지</div> <div>목은 잘라서 젖혀놓아야지</div> <div>살펴봐야할 세상을 위해</div> <div>우린 이제 안다네</div> <div>이젠 이유를 알지</div> <div>우리의 진주는 돼지안에 숨겨져있단걸"</div> <div><br></div> <div>나는 애스펜의 밝은 미래가 보인다. 그녀도 곧 알게 되겠지.</div> <div>조숙한 아이.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크게 보상받을 것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오래전부터 애스펜은 여기 주인이 있다는걸 알았다.</span></div> <div>그리고 이제 내가 진짜로 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실험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22일째</span></div> <div>11/5/2009</div> <div>오후 3:30</div> <div>우리는 일라이자 이 새끼를 찾지 못했다. </div> <div>쓸데없이 똑똑해서는 지가 죽을때가 됐다는걸 알았을지도 모른다.</div> <div>아마 지하실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를 듣고 알았을지도 모르고.</div> <div>순진해빠진 25살짜리도 고문을 받는 남자의 비명소리와 </div> <div>죽음에 임박해 있는 남자의 무의식적인 비명소리는 구분할 수 있을것이라 확신한다.</div> <div><br></div> <div>여전히 태비사는 조금 실망스럽다. 흉강을 찌를때 칼날을 너무 높이 들지 말라고 했건만.</div> <div>털끝같이 작은 실수도 완벽한 장난감을 망쳐놓을 수 있다.</div> <div>그리고 에드워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이지.</div> <div>어찌됐든, 에드워드가 죽어버리더라도 여전히 가렛이 남았지만.</div> <div><br></div> <div>맥스웰은 이상하게도 낙담해있다.</div> <div>다른 여자애들과 달리 이 실험에 응답하지 않아 걱정스럽다.</div> <div>맥스웰은 이미 그의 목적을 수행했다.</div> <div>일라이자를 해가 지기전까지 찾지 못한다면 맥스웰을 목매달아 죽여야겠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실험 23일째</div> <div>11/6/2009</div> <div>새벽 2:00</div> <div>꿈에서 엄마를 봤다. 다시 따뜻했다.</div> <div>우린 여름에 실외에 있었고, 모든게 좋았다.</div> <div>아마 내가 5살쯤 된것 같았다.</div> <div>놀이터에서 엄마는 그네를 밀어주고 있었다.</div> <div>다른 아이들도 웃으면서 자기네들 부모들과 놀고 있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 난 잠에서 깼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는 끔찍한 고통 속에 일어났다. 내가 내 손톱으로 내 살을 파내고 있었다.</span></div> <div>내 팔을 하도 긁어대서 피부가 상해있었다.</div> <div><br></div> <div>난 꿈을 계속 꾸고 싶었다.</div> <div>그 꿈 속에서 살고 싶었다. 더이상 꿈에서 깨고 싶지 않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br></div> <div>밤 10:00</div> <div>일라이자는 정말로 교활한 돼지새끼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똑똑한 녀석이다.</div> <div>일라이자는 여기서 죽은 모든 이들의 이름을 나무에 새기고 있었다.</div> <div>의식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는걸까?</div> <div>아마 도서관에서 정보를 뒤진게 틀림없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거기 어딘가에 에드먼드 가의 딸내미가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날 방해하기 위해 뭔가 숨겼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여전히 그저 바보 같은 게임 그 이상도 아니지만 말이다.</span></div> <div><br></div> <div>난 이제 그들의 영혼을 느낄수 있다.</div> <div>내 마음속의 주인님을 탐색하려고 하고 있지만 난 그가 내 안에 항상 살고 있길 바란다.</div> <div>내게서 로즈우드 저택을 빼앗아 가려는 자들과 필사적으로 싸울 것이다.</div> <div><br></div> <div>일라이자 그 개새끼에겐 죽음조차 아깝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실험 24일째</div> <div>11/7/2009</div> <div>새벽 5:00</div> <div>인터뷰 날이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더이상 박살날 과학적 근거도 없지만 어느 방면으론 큰 도약을 이뤘다.</span></div> <div>이것이 여태까지 이뤄낸 우리의 업적의 최종 결과물이다.</div> <div>우리는 지금 모두 지하실에 유치원생들처럼 동그랗게 앉아있다.</div> <div>내 원래 실험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걸 알아채기엔 내 생각이 너무 짧았다.</div> <div>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발견이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주인님 때문에 기록하는것을 멈출 수가 없다.</span></div> <div><br></div> <div>피실험자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한마디씩 할 예정이다.</div> <div>자신이 원래 어떤 사람이었지는 잊어버린것 같지만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게 바로 진정한 성공이다. </span></div> <div>단기간내에 이렇게 큰 진전을 보여주다니.</div> <div>예전에는 정말이지 가여운 영혼들이었거늘.</div> <div>지금은 로즈우드 저택의 충실한 하인이 된 것을 보아라.</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여기 기록하건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내가 그들에게 "우리가 이룬 성공에 대해 주인님께 고하라" 했다.</span></div> <div><br></div> <div>가렛: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지옥에서 썩어라 개년아.</span></div> <div><br></div> <div>- 노트: 능변이지만 진부해. 난 이 새끼를 제일 좋아하지만.</div> <div><br></div> <div>애스펜: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음음.. 암..음음음..</span></div> <div><br></div> <div>- 노트: 오늘 아침 부엌에서 칼로 혀를 스스로 자르라고 명령했다. 애스펜은 주저없이 명령에 따랐다.</div> <div>진정한 군인이야. </div> <div><br></div> <div>태비사: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우물이 깨끗할때</span></div> <div>우린 모두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었지</div> <div>궁핍한 세상의 소음을</div> <div>날려버리는 목소리를</div> <div><br></div> <div>-노트: 이젠 노래를 부르면서 춤도 추고 있다. 재밌는 애야. 살려둘까봐.</div> <div><br></div> <div>일라이자: .....</div> <div><br></div> <div>-노트: 어떤 하인들은 집안을 위해 희생되어야만 해. 이게 죽은 사람이 남긴 대답이야.</div> <div>우리가 정원 삽으로 일라이자의 몸 안을 퍼낼때 그가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면 말이지.</div> <div>아마 우리가 그의 몸 속에 응징의 씨앗을 심었다고 할지도 몰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실험 25일째</div> <div>11/8/2009</div> <div>오후 6:30</div> <div>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div> <div>불굴의 용기를 가진 자만이 로즈우드 저택에 쓰일 수 있다.</div> <div>솔직히 피실험자들을 처음 관찰할때는 의심하였다.</div> <div>우리는 피실험자들 중 아무도 이 실험적 변화를 거쳐 진정한 하인으로 거듭날거라 생각하지 않았다.</div> <div>우리의 실수였으나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당신을 위해 이렇게 기록을 남길 수 있어 기쁘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난 종종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누굴까 궁금해진다.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우리가 여기 기록해온 용감한 피실험자들처럼 당신에게도 대망을 불러 일으키는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간사하기 짝이 없는 샌더밸 박사는 이미 인내심이 바닥났겠지.</span></div> <div>분명 이 파일을 누군가에게 떠넘겼을거야.</div> <div>처음부터 우리 실험에 신경이나 썼을까?</div> <div>신경쓰는거라고는 우리가 교수실 찾아갈때마다 얼마나 빨리 우리 팬티를 벗길 수 있을까 뿐일텐데</div> <div><br></div> <div>나는 주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패트리샤이기도 하다.</div> <div>그리고 우리는 모든 것을 기억한다. 모.든.것.을.</div> <div>난 지금 누구에게 말하고 있는걸까?</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알고싶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내면에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뭔질 알고싶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 싸구려 표면들 속 깊고 어두운 곳에 당신이 뭘 숨기고 있지?</span></div> <div><br></div> <div>우리가 맥스웰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알려줄까?</div> <div>맥스웰은 나에게 덫을 놓으려 했어. 뱀같은 새끼.</div> <div>결국 그런 짓을 할 줄 알았다.</div> <div>처음 관리인을 죽이고 주인님을 만족시켜드렸을땐 다들 맥스웰을 영웅처럼 생각했지.</div> <div>하지만 우린 그때부터 그 놈을 지켜봐야한단걸 알았어.</div> <div>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놈이었지</div> <div>애스펜과는 달라. 맥스웰은 애스펜의 발 끝에도 못 미치는 새끼야.</div> <div><br></div> <div>벌로 우리는 맥스웰을 길들였어.</div> <div>접을 수 있는 접이식 의자를 접듯이.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팔다리를 부러뜨리고 작고 예쁜 상자처럼 접어버렸어.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는 우물 안에 넣어버렸지 </span></div> <div>그 놈은 아직 살아있었어 아마 지금도 살아있을지도 몰라.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렇게 깊은 곳은 아니거든</span></div> <div>아직도 거기서 비명소리나 질러대고 있는지 확인해봐야겠어.</div> <div>죽은 거미처럼 팔다리가 구겨져선 말야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실험 26일째</div> <div>11/9/2009</div> <div>새벽 2:30</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난 지금 꿈을 꾸는걸까? 따뜻함이 느껴진다.</span></div> <div>밖은 완전히 새카만데 꿈 속의 따뜻함이 내 안에서 느껴진다.</div> <div>나는 부모님의 얼굴을 봤다.</div> <div><br></div> <div>엄마, 아빠. 만약 이걸 보고 계신다면, 사랑해요. 정말 사랑해요. </div> <div>이걸 보고나면 다신 절 사랑하지 못하실거란게 너무 괴로워요.</div> <div>제가 매순간 싸우고 있다는걸 알아주세요.</div> <div><br></div> <div>하나님 제발 이게 현실이 되게 해주세요.</div> <div>제발 이게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div> <div>끝내고 싶어요. </div> <div>이 장소가 어떤 곳인지 모두에게 알리고 싶어요.</div> <div><br></div> <div>애스펜과 태비사는 가버렸어요. 그렇게 보내서는 안됐는데..</div> <div>전 확실하게 알기 위해 노력하고 계속해서 싸워왔어요. </div> <div>이제야 마침내 그들이 얼마나 가여운 존재들인지 알게 됐죠.</div> <div>제가 그들의 삶을 끝내야해요.</div> <div><br></div> <div>적어도 태비사는 그러길 원했어요.</div> <div>제가 칼을 치켜들자 고마워하는것처럼 보였죠.</div> <div>제가 찌르지 못했다면 자기가 스스로를 찔렀을 것처럼 가슴을 찔렀어요.</div> <div><br></div> <div>애스펜은 좀 힘들었어요. </div> <div>쥐새끼처럼 저에게 달아나려고 몸부림을 쳤죠.</div> <div>도망쳐 달리면서 그 차콜색 눈으로 뒤돌아 보더라구요.</div> <div><br></div> <div>저는 애스펜에게 주인님이 원하시는거라 말했어요.</div> <div>주인님이 모든걸 끝내고 싶어하신다고요.</div> <div><br></div> <div>이게 꿈이 아니었을까요?</div> <div>만약 사실이 아니었다면 이런건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았겠죠</div> <div>하지만 전 아직도 저 여자를 보고있어요</div> <div>저 여자를 따라 우물로 가는 길엔 차가운 바닥이 내 발에 느껴졌어요</div> <div>점점 메스꺼워서 구역질을 쏟아낼 것 같았지만</div> <div>저 여자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어요</div> <div>그 여자는 마지막 숨을 내쉴때까지 둥글고 매끈매끈한 돌을 입에 쑤셔넣고 있었거든요</div> <div>마지막까지 군인다웠어요</div> <div><br></div> <div>그리고 지금은 사이렌 소리가 들려요. 자장가에요.</div> <div>제가 방금 마신 이 표백제들과 함께 제가 잠들 수 있게 노래를 불러주고 있어요.</div> <div><br></div> <div>이 실험의 하찮았던 시작이 기억나요.</div> <div>전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려는 열정을 가지고 좋은 의도로 시작했죠.</div> <div>하지만 제가 발견한거라고는 아주 깊은 틈이에요</div> <div>사랑, 증오, 종교, 의심, 두려움 따위로 필사적으로 채우고 싶어하죠.</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전 영혼 안에 있는 우물 속을 봤어요. 끝이 없고 부패할 수 있는 것이죠.</span></div> <div><br></div> <div>제가 누구에게 이 말을 하고 있는걸까요?</div> <div>제가 뭘 알고 있을까요..</div> <div>저는 제 안에서 붕괴가 언제 시작됐는지조차 말해줄수없어요.</div> <div>여기 도착하기도 훨씬 전인걸요.</div> <div>그게 저를 이 곳으로 이끌었어요.</div> <div>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전 더이상 이 세상에 있을 곳이 없어요.</span></div> <div>처음부터 있을 곳이 없었을지도 모르죠.</div> <div><br></div> <div>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제 안의 따뜻함을 느끼며 죽을 수 있어요.</div> <div>제가 진짜 누군지, 제가 뭔지 알고 죽을 수 있게 됐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