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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5305
    작성자 : 단호박찐빵
    추천 : 10
    조회수 : 2390
    IP : 50.67.***.165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4/12/13 16:58:01
    http://todayhumor.com/?panic_75305 모바일
    심심해서 쓰기 시작했는데 30분동안 제목 고민하다가 제목없이 올리는 글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같은 반이었던 하늘이는 공부에 욕심이 엄청 많은 아이였다.</span></div> <div> <div>수학이 부족하다며 수학 과외만 2개를 하던 애였으니까.</div></div> <div><br></div> <div>그런 하늘이가 나에게 다가온건</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내가 학원을 안다니니까 제일 한가해보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하늘이는 나에게 같이 독서실을 다니자고 했고</span></div> <div>독서실에 가면 눈치를 안보고 만화책을 볼 수 있으니까 나는 옳다구나 하고 같이 다녔다.</div> <div><br></div> <div>그 독서실은 한 방에 4명까지 들어갈 수 있었고</div> <div>그런 작은 방 두세개가 이어져있었다.</div> <div>책상이 칸막이처럼 방을 작게 나눠놓고는 있었지만</div> <div>책상 위쪽으로는 뻥 뚫려있었기 때문에 같은 천장을 공유하는 구조였다.</div> <div><br></div> <div>독서실이 한 건물당 하나씩은 있는 동네인데다가</div> <div>외진 곳에 새로 지어진 독서실은 사람이 별로 없었더랬다.</div> <div>덕분에 나랑 하늘이는 그 작은 방 하나씩을 차지할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 <div>하늘이는 바로 내 옆방에 있었고, 하늘이 방도 내 방도 모두 비어있었으니까 </div> <div>소리내서 말하면 서로에게 다 들려서 편하게 놀며 공부할 수 있었다.</div></div> <div><br></div> <div>하늘이는 부모님의 기대와 본인의 욕심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div> <div>독서실 문닫는 시간인 새벽 2시까지 독서실에 남아있고는 했지만,</div> <div>이상하게도 노력만큼 성적이 따라주질 않았다.</div> <div><br></div> <div> <div>하늘이는 요령을 부리며 게을리 공부하는 내가</div> <div>본인보다 성적이 잘 나오는것을 부러워하고는 했다.</div></div> <div><br></div> <div>시험기간에도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하늘이는 한두시간에 한번씩</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내 방을 두드리고 찾아와서는 모르는걸 물어보고는 했는데,</span></div> <div>나는 혼자 공부하는 스타일이라 하늘이가 찾아오는게 방해되긴 했지만</div> <div>매몰차게 거절할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어느 날, 하늘이는 내게 오늘만큼은</div> <div>독서실이 문닫는 새벽2시까지 같이 공부를 하자며 졸라댔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전날밤에 독서실에서 잠깐 엎드려 잤는데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가위에 눌렸다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무서우니까 같이 있어달라면서.</span></div> <div><br></div> <div>밤 12시가 지나자</div> <div>안그래도 사람이 없는 독서실에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집에 가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피곤해진 나는 하늘이에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 잠깐 엎드려서 잘테니까 10분만 있다가 깨워줘." 라고 부탁을 한 뒤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책상에 엎드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분명 방금전까지만 해도 엄청 피곤하고 졸렸는데 잠이 오질 않았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는 주변의 사소한 소리들을 쓸데없이 집중해서 들으며 엎드린 채로</span></div>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책상 위에 놓인 거울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내 눈이 어둠에 익숙해진 덕분인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스탠드를 꺼놨어도 사물의 형태 구분이 가능했다.</span></div></div> <div><br></div></div> <div>독서실 특유의 적막함 덕에 시계 초침 소리도 크게 들렸다.</div> <div><br></div> <div>똑-</div> <div>딱-</div> <div>똑-</div> <div>딱-</div> <div><br></div> <div>밤에 거울에 비쳐지는 것 중 제일 무서운건 내얼굴이다.</div> <div>나는 내얼굴이 형태라도 비쳐지는게 싫어서 </div> <div>독서실 천장을 비추도록 각도를 조절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그때...</div> <div>하늘이가 있는 옆방에서 부시럭 소리가 났다.</div> <div><br></div> <div>10분이 그새 지났나보다.</div> <div>곧 나를 깨우러 오겠지?</div> <div><br></div> <div>잔다고 해놓고 왜 안잤냐면서</div> <div>하늘이에게 한 소리 들을까싶어 긴장하며</div> <div>혹시라도 하늘이가 내가 깨어있는걸 알아챌까봐 숨을 죽였다.</div> <div><br></div> <div>탁-</div> <div><br></div> <div>옆방이 갑자기 조용해졌다.</div> <div><br></div> <div>1-2분은 지난거 같은데</div> <div>옆 방에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내 시선이 스치듯 앞에 놓인 거울에 꽂혔고,</div> <div>맞은편 책상과 천장의 틈을 비추고 있던 거울에는</div> <div>날 쳐다보는 듯한 사람 얼굴 형태가 보였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div> <div>.</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하늘이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까 들렸던 탁- 소리는 하늘이가 책상을 밟고 올라서는 소리였나보다.</span></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하늘이는 책상을 밟고 올라서서 책상과 천장의 틈 사이로 </span></div> <div>엎드려있는 나를 한동안 지켜보더니</div> <div>부시럭 소리를 내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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